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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캐릭터 `뿌까` 만든 김부경 부즈 대표

글로벌 캐릭터 `뿌까` 만든 김부경 부즈 대표
"작은 눈의 동양소녀가 세계시장서 통하더군요"
기사입력 2010.10.12 16:27:5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김부경 부즈 대표가 11일 서울 역삼동 부즈 본사 사무실에서 뿌까의 성공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김 대표는 뿌까를 미키마우스를 뛰어넘는 캐릭터로 만들 자신 있다고 말했다. <김성중 기자>

"캐릭터는 공장이 필요 없는 지식산업입니다. `뿌까`가 벌어들이는 돈이 얼마인지 아세요? 뿌까 이미지가 들어간 상품 연매출 5000억원, 그리고 우리 회사가 받는 로열티 수입은 150억원입니다."

캐릭터는 무형의 창조산업이다. 아이디어만 있으면 된다. 김부경 부즈 대표(38)는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시장을 정복했다. 주인공은 올해 열 살을 맞은 소녀 `뿌까`다. 작고 쭉 찢어진 눈에 도발적인 빨간 옷을 걸친 뿌까. 이 귀여운 동양소녀가 전 세계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바비 인형이 미국 어린이의 대표적인 아이콘으로 자리잡았다면 한국엔 뿌까 소녀가 있는 셈이다.

"회사를 시작할 때부터 해외시장이 목표였어요. 10년 전만 해도 국내 캐릭터 시장은 대기업의 단순한 하도급 수준이었거든요. 그래서 서양사람들이 좋아하는 이미지는 뭘까 고민을 했어요. 그때 머리를 스친 아이디어가 귀여운 동양 소녀였어요." 김 대표의 예상은 적중했다. 유럽 남미 미국 등 뿌까는 가는 곳마다 사랑을 받았다.

심지어 월트디즈니 워너브러더스 등 글로벌 회사들도 뿌까에 러브콜을 보냈다. "해외기업들은 철저히 콘텐츠의 질만 따집니다. 자기네들 구미에 맞으면 바로 오케이죠."

뿌까의 해외정복 전략은 철저한 현지화다. 현지 제조와 마케팅은 전적으로 파트너사에 일임한다. 부즈는 콘텐츠 기획만 할 뿐이다. 뿌까가 들어간 상품은 의류 화장품 휴대폰 등 3000여 종이 넘지만 부즈가 제작하는 건 단 하나도 없다. 500여 파트너사들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로열티만 받을 뿐이다. 뿌까를 활용한 제품 연 매출은 연 5000억원 정도. 이 중 부즈의 로열티 수입은 150억원이다. 아이디어 하나로 파생된 엄청난 부가가치다.

"유럽 판타지나 할리우드 액션을 모방한 콘텐츠는 경쟁력이 없습니다. 미국사람들이 자기네 캐릭터를 선호하지 한국사람이 만든 서양캐릭터는 거들떠보지 않잖아요. 한국도 마찬가지고요. 한국만의 독특함이 묻어난 콘텐츠만이 세계 무대에서 경쟁력을 가집니다."

콘텐츠 산업인 캐릭터의 장점은 유연성이다. 캐릭터 상품뿐 아니라 애니메이션ㆍ영화ㆍ드라마ㆍ뮤지컬 등 다양한 문화상품으로 재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키마우스 도널드덕 등 월트디즈니의 캐릭터들은 이미 상품을 뛰어넘은 문화 아이콘이 됐다. 그리고 김부경 대표는 이 점에 주목했다.

"뿌까는 미키마우스를 뛰어넘는 캐릭터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합니다. 이미 미국 디즈니채널에서 애니메이션이 방송됐고, 시즌2도 준비 중입니다. 드라마와 뮤지컬 등 뿌까를 활용한 문화콘텐츠를 볼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한편 뿌까로 해외시장을 정복한 김부경 대표에게 새로운 목표가 생겼다. 국내 시장. 사실 뿌까는 미국 유럽 남미 등 해외에선 인지도가 높다. 하지만 한국에선 해외만큼 알려지지 않았다. 그는 "이제 국내 캐릭터 시장도 산업화가 됐다"며 "뿌까뿐 아니라 새로운 캐릭터로 내수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김 대표의 국내시장 영업전략은 `콜레보레이션`이다. `콜레보레이션`은 협업를 뜻한다. 부즈는 최근 삼익악기를 비롯해 의류브랜드 EXR, 식품회사 대상 등과 라이선싱 계약을 맺었다.

한 디자이너의 머리에서 나온 `뿌까`. 뿌까의 장래 희망은 테마파크의 주인공이다. "테마파크는 다양한 문화의 집합체입니다. 미키마우스 등 월드디즈니의 캐릭터들도 디즈니랜드의 주인공이잖아요. 뿌까가 나오는 테마파크를 볼 날도 머지않았습니다."

[정승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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