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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단기 돈 빌리는 美 은행은 시한폭탄"

"초단기 돈 빌리는 美 은행은 시한폭탄"
뉴욕대 스턴 파이낸스 마스터 클래스 "단기금리 상승ㆍ긴축재정땐 큰 위기"
기사입력 2010.10.12 17:48:33 | 최종수정 2010.10.12 20:20:3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시한폭탄이다. 몇 개월 내에 이 문제가 발생한다면 나를 기억하게 될 것이다."

앤서니 선더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가 최근 미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은행의 초단기 차입 상황을 강력 경고하고 나섰다.

선더스 교수는 12일 세계지식포럼에서 열린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파이낸스 마스터 클래스` 강연자로 나서 미국 은행들 최근 행보를 걱정스럽게 바라봤다.

`시장 리스크, 신용 리스크, 그리고 유동성 리스크`를 발표한 선더스 교수는 "지금 미국 은행들은 초단기적으로 하루 또는 열흘짜리 돈을 빌려 장기적으로 돈을 빌려주고 있다"며 "상승 수익 곡선일 땐 문제가 없지만 리스크 기간에 갭이 크면 금리 리스크도 높다"고 잠재적 위험성을 걱정했다.

그는 "현재 미국 은행은 1980년대 모습과 닮았다. 단기금리가 올라가고 정부가 긴축 재정정책을 펼치면 많은 은행이 실패하고 구제금융을 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시티은행을 예로 들면서 "단기금리가 0.5% 상승하고 정부가 긴축 재정정책을 펼치면 7억7000만달러 정도 손실이 불가피하다"며 초단기로 돈을 빌려 롤오버(만기 연장)하는 미국 은행들은 금리위기에 철저하게 대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선더스 교수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통적으로 많이 사용해 온 리스크 관리 모델을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앤서니 선더스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교수

그는 "전통적으로 은행은 대출업무에 집중했지만 오늘날엔 트레이딩 북(채권 파상상품 등)이 뱅킹 북을 앞서고 있다"며 "세계 은행들은 트레이딩 북을 위한 자본을 보유하기 위해 시장 리스크를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3대 트레이딩 리스크 관리 모델인 JP모건 리스크메트릭스 모델, 히스토릭 또는 백시뮬레이션 모델, 몬테 카를로 시뮬레이션 모델은 이번 금융위기 때 많은 손실을 입었을 것"이라며 "정규 분포를 따르지 않는 손실이 더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험사 등에서는 극단치 이론(EVT)을 통해 극단적 현상을 분석하고 과거 사건에 대해 동등하게 주던 가중치를 오늘에 가까울수록 더 높이 줘 예측성을 높이며 거시경제 환경을 통해 취약성을 파악하는 `블랙박스` 등 기법이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선더스 교수는 신용 리스크 모델로 각광받던 KMV 역시 기업 부채 고정, 주식시장 효율성 전제 등 문제로 금융위기에 효과적으로 대응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통합리스크 관리`를 발표한 잉고 월터 뉴욕대 스턴경영대학원 부학장 역시 위기 통합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금융위기 이후 금융사와 비금융사들은 시장 리스크, 신용 리스크, 운용 리스크, 유동성 리스크, 소버린 리스크(정부 위험), 평판 리스크에 직면해 있다"며 "수익 극대화와 손실 관리가 균형을 이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리스크 관리에 대한 회사의 인식 부족을 문제로 지적했다. 그는 "기업 내 리스크 관리자는 안 좋은 일을 예방하면 보상을 받는 반면 판매원은 이벤트가 일어나야 보상을 받는다"며 "보상 관점에서 보면 리스크 관리와 수익 창출 사이에 차이가 크기 때문에 리스크 분야에 대한 투자가 저조하다"고 지적했다.

잉고 월터 부학장은 "회사 소유주라면 회사 리스크 관리가 영업과 비용 절감 측면에서 어떻게 이뤄지는지 중요하게 여겨야 한다"고 덧붙였다.

[지홍구 기자 / 박윤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