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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K-pop 3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다

K-pop 3세대 한류 콘텐츠로 부상하다
걸 그룹 일본 열풍... ‘한류 2.0’ 아닌 ‘일본내 한류 2.0’
 
최현순
우선 언론과 일부 전문가(?)의 표현부터 정정요구를 좀 해야할 것이 있다. 2010년 현재 일본열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카라,소녀시대,포미닛등 한국 걸그룹 열풍을 놓고 언론이 ‘한류 2.0’이란 표현을 쓰기 시작했다.
 
이 표현은 한구현 한류연구소장(전 한양대교수)도 며칠전 한 기고문에서 공식적으로 썼는데, 한류 2.0은 아무리 생각해도 오류가 있는 표현이다. 혹시 일본에서 겨울연가와 배용준이 이끌었던 2천년대 중반 일본내 한류열풍을 1세대 한류로 생각하고 보는 시각에서, 최근 일본에서의 한국 아이돌,걸그룹 열풍을 2.0이라 이름 붙이기 시작한 것이라면 이는 한류 역사 자체에 대한 무지의 소치에서 나온 표현이란 지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한류는 1990년대 후반 개혁,개방으로 나가기 시작한 중국,베트남등과의 문화,방송교류 차원에서 한국 드라마가 수출되고 그 드라마들이 인기를 모으기 시작하면서 처음 시작된 것이다.
 
이후 2천년도 들어 중국에서 요즘 중국 젊은이들이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등에 열광하는 현상을 놓고 언론이 ‘한류(韓流)’란 명칭을 공식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따라서 90년대 후반부터 2천년대 초반까지 중국,베트남,대만 등지에 분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 열풍을 1세대 한류라 명명해야 할 것이다.

그리고 2세대 한류를 2천년대 중반 일본열도를 강타한 ‘겨울연가’ 열풍과 전 세계 60개국에 수출되며 단일 방송 콘텐츠의 프로그램으론 최다국 수출 기록을 세운 ‘대장금’과 같은 킬러 콘텐츠 드라마의 탄생시기로 봐야 할 것이다. 그리고 1세대와 2세대 한류까지는 이를 대체적으로 주도한 것이 한국 드라마였다.

하지만 2천년대 후반들어 국내에선 한류의 주요 콘텐츠였던 정통멜로나 로맨틱 코미디물이 퇴조하고 막장 드라마가 범람하면서 드라마 한류 수출도 대체적으로 주춤하는 모습을 보였다.
 
헌데 그 자리를 대신하기 시작한 것이 아이돌과 걸그룹등 이른바 K-pop으로 불리우는 한국 대중음악 그중에서도 젊은세대 취향에 맞는 댄스음악과 그룹형 가수 위주의 아이돌(idol : 우상) 열풍이다.
 
이 아이돌의 개념 규정 자체가 모호하긴 하지만 대체로 10대,20대 신세대 취향에 맞는 그룹형 댄스가수들, 그리고 그네들이 청소년,청년층의 우상화가 되어가는 것을 보고 아이돌 가수란 명칭을 붙이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실상 아이돌 문화의 원조였던 일본에 지금은 한국 아이돌,걸그룹이 역 진출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어찌되었거나 이와같은 작금의 아이돌,걸그룹 중심의 K-pop 열풍은 확실히 3세대 한류를 주도하는 새로운 콘텐츠로 봐야 할 것이다. 즉, 다시 말해서 한류의 역사는 1세대 한류는 90년대 후반부터 2천년대 초반까지 중화권과 베트남을 중심으로 시작된 한국 드라마와 대중음악에 대한 열광으로 봐야 하는 것이다.
 
2세대 한류는 겨울연가,대장금등 킬러 콘텐츠 한류 드라마의 탄생과 특히 드라마 한류가 주도해간 동아시아권 전체 한류 특히 2천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일본에 한류진출이 본격화된 시기를 2세대 한류로 봐야할 것이다. 그리고 드라마 한류가 2천년대 후반들어 대체적으로 주춤해지고 2010년에 접어들어 새롭게 신세대 한류 콘텐츠로 급 부상한것이 K-pop이다.

K-pop의 가장 큰 특징은 역시 젊은 세대 취향에 맞는 신나고 빠른 템포의 음악과 춤, 그리고 집단무(集團舞)로 봐야할 것 같은 그룹형 가수들로 봐야할 것이다. 무엇보다 작금의 아이돌 가수들은 단순히 노래만 부르는 것이 아니라 연기,예능,MC,뮤지컬등 다양한 장르로의 확산을 꾀하고 있는 만능 엔터테이너를 지향한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무엇보다 3세대 한류의 가장 큰 특징은 이제 인터넷이 전 세계적인 필수품이 되면서 특히 유튜브 동영상을 통해 세계 전 방위로 확산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한국 아이돌이나 걸그룹을 따라하는 외국인 동영상이나 K-pop 팬클럽등은 유튜브 곳곳에서 확인되고 있다.
 
한마디로 K-pop은 이제 동아시아권 뿐만 아니라 미주,유럽,중동등 거의 전 세계적으로 즐기는 팬층을 확보했다고 봐야할 것이다. 이젠 그저 단순히 ‘소수의 매니아’들이 즐기는 문화로 표현해주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특히 만능엔터테이너형 아이돌 가수의 출현은 그네들이 주연을 한 드라마 수출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꽃보다 남자’, ‘미남이시네요’ 등이 대표적인 사례로 봐야할 것이다. 한마디로 이제 K-pop과 드라마가 함께 가는 패키지형 한류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사실 유튜브를 통해 퍼지는 K-pop 인기는 단순히 그것만을 놓고 비 아시아권의 한류 또는 K-pop의 인기 정도를 정확히 가늠하긴 힘든 측면이 있었다.
 
설사 유튜브에 한국 아이돌의 노래나 춤을 따라하는 서양인 동영상이 아무리 많이 떠돈다 해도, 또는 소녀시대나 원더걸스 동영상이 미주지역에서도 높은 조회수를 기록한다 하더라도 그 한가지 현상만을 갖고 무조건 동아시아 이외의 비 한류권 지역에 한국 가수가 진출하는 모험을 할 수는 없는 일이었다.

하지만 이와같은 우려마저도 깨끗이 불식시켜준 것이 지난 9월4일 SM 타운이 미국 LA 스테이플러 센터에서 가졌던 SM 월드투어 미주지역 공연이었다.
 
미국에서도 톱가수급만이 공연할수 있다는 스테이플러 센터에서 가진 이 공연엔 소녀시대,슈퍼쥬니아,샤이니,보아,강타,F(X)등 한국 최대의 연예기획사인 SM 엔터테인먼트 소속사 가수 40여명이 총 출동 장장 4시간동안 56곡을 부르며 미주지역 한류팬들 앞에서 첫 K-pop 합동공연을 가진것이다.
 
총 1만5천여 관객이 모인 9.4 LA 스테이플러 센터 SM 공연엔 이중 70퍼센트 이상이 비 한인 관객이었던 것으로 파악되어 지금껏 미주나 유럽의 한류팬은 ‘소수의 매니아층’이라 표현했던 것이 머쓱해질 지경이었다.

무엇보다 SM의 LA 공연을 성공작으로 평가할 수 있는것은 소속사 내 한류가수들이 한자리에 모여, K-pop 가수들을 가까이서 접하기 힘든 미주지역 한류팬들에게 뜻깊은 자리를 마련해 주었다는 면에 있다.
 
이와같은 공연에 건의를 하나 하자면 다음에 다시 미주 공연을 할 기회가 있다면 비 SM 소속 한류가수들도 함께 무대를 할 수 있는 방향으로 기획을 잡아본다면 어떨까 하는 제안을 해본다. 아니면 SM 이외에도 한류 가수들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다른 대형기획사 2-3곳이 합동으로 공연을 갖던가 군소규모 기획사가 패키지 형식으로 합류하는 방식도 고려해볼만한 일이다.

확실히 K-pop은 이제 3세대 한류 콘텐츠로 완전히 자리매김하였다. 무엇보다 비 한류권인 미주,유럽 등지에도 한류팬을 확산시킬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하지만 아직까지 동아시아 이외지역의 한류는 아직 그곳의 주류문화라 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인식해둘 필요가 있다.

어쨌든 작금의 K-pop 한류는 3세대 한류라 명칭해야 정확한 것이지 ‘한류 2.0’은 한류 역사 자체에 대한 이해가 없는 무지의 표현이다. 다만 ‘한류 2.0’을 동아시아권 내에서의 한국 드라마와 한국 대중음악 인기에만 국한되었던 것을 기존의 한류라 하고, K-pop을 중심으로 보다 다양한 장르의 한류가 동아시아권 이외의 지역에도 다방면으로 확산되고 있는것을 갖고 ‘2.0’이라 표현한다면 이것은 맞는 분석이라 할 수 있겠다.
 
다만 단순히 일본에서 일기 시작한 걸그룹 열풍을 놓고 ‘한류 2.0’이라 표현했다면 이는 ‘일본내 한류 2.0’으로 표현하는것이 정확할 것이다. 일본에서의 원조 한류가 2천년대 중반 KBS의 정통 멜로 미니시리즈 ‘겨울연가’가 방영되면서 그 주인공이었던 배용준,최지우,박용하등에게 일본 중년주부층이 흠뻑 빠졌던것이라 말할수 있다면, 이제 중년 주부층을 넘어서 아이돌,걸그룹을 중심으로 일본 젊은 세대들에게 확산되고 있는 지금의 일본 한류는 확실히 ‘일본내 한류 2.0’이라 평가할만하다.

기사입력: 2010/10/09 [06:37]  최종편집: ⓒ 신문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