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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월요기획] 대만, 한류에 흠뻑 물들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아이돌 가수로 이어져

  

대만 타이베이 최대의 야시장인 스린 야시장. 늦은 밤까지 불야성을 이루는 이 젊음의 거리 곳곳에 한국 대중가요가 울려퍼진다. f(x)의 '츄(chu)', 샤이니의 '루시퍼' 등 한국과 시차가 거의 느껴지지 않는 노래들이 대만 젊은이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스린 야시장의 한 음반 매장에 들어갔다. 이 곳에서는 최근 국내에서 데뷔한 래퍼 산이의 신곡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그런데 그 노래는 타이틀곡도 아닌 앨범 수록곡 중 하나. 한국인에게도 생소한 노래가 대만의 음반 매장에 나오고 있었던 것이다.

음반 매장의 한국 음반 섹션에는 브라운아이드걸스, SS501, 샤이니, 세븐, 재범, 카라, 소녀시대 등 한국 아이돌 가수들의 음반이 빼곡히 들어차 있다. 드라마 '꽃보다 남자'로 한국뿐 아니라 대만에서도 엄청난 인기를 얻은 탤런트 이민호의 최근작 '개인의 취향' OST도 매장에서 눈에 띄었다.

대만은 그야말로 한류에 흠뻑 물이 들었다.

<대만 한류, 2000년대 초반 드라마로 시작>

대만에서 한국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인기를 끈 것은 하루이틀 일이 아니다. 이미 2000년부터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류의 붐이 일기 시작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인기를 끌기 이전 대만에서는 일본의 대중문화 콘텐츠가 사랑을 받았다. 대만과 한국을 오가며 대중문화콘텐츠 관련 사업을 하는 한 관계자는 "일본이 주도했던 2차 세계 대전 당시 대만인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 비해 피해가 덜했다. 이 때문에 역사적으로 대만인은 일본에 대한 피해의식이 적었다"며 "자연히 이런 심리는 대중문화로 이어졌다. 대만인들은 다른 동아시아 국가보다 일본 문화 콘텐츠에 대한 심리적 거부감이 덜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부터 상황이 바뀌었다. 이 때쯤 시트콤 '순풍 산부인과'와 드라마 '불꽃' 등 한국 드라마가 대만에 소개됐다. 그 전만에도 한국에 대해 전후의 낙후된 이미지만을 갖고 있던 대만인들은 한국의 드라마를 통해 한국 문화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대만의 한류에 결정적 역할을 한 드라마는 2003년 소개된 드라마 '대장금'. 이 드라마 이후 '풀하우스' '온에어' 등 수많은 한국 드라마가 대만에서 방송됐다.

정극이 인기를 끌면서 한국 배우들의 인기도 덩달아 높아졌다. 시트콤 등 가벼운 시리즈물은 빅스타를 만드는게 한계가 있었지만, 정극은 배우들을 알리는데 폭발적인 영향력을 발휘했다. 이영애와 비가 당시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류를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최근 폭발적인 인기를 끈 작품은 '꽃보다 남자'다. 이민호는 지난해 말 홀로 대만에 와 팬미팅을 했을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SS501의 경우 그룹 자체의 인기도 높은 상황에서 김현중이 '꽃보다 남자'에 출연하면서 인기에 날개를 달았다.



<드라마에서 시작된 한류, 아이돌 가수로 이어져>

최근 대만의 한류 열풍은 아이돌 그룹이 이끌고 있다. 앞서 신화가 불을 붙였던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인기는 동방신기. 슈퍼주니어 등으로 이어졌다.

지난해 SS501이 대만에서 연 콘서트에는 무려 1만 2000명의 팬이 모였다.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그룹 씨엔블루는 한국 가수 최초로 대만에서 발표한 두 장의 음반이 모두 1만장 이상 팔리는, 이른바 '더블 플래티넘'을 기록했다. '플래티넘'은 1만장이 이상 판매된 음반에 붙이는 수식어다.

SS501에서 홀로서기를 하고 있는 박정민의 대만 진출은 다른 아이돌 가수보다 좀 더 적극적이다. 박정민은 최근 대만에서 중화권 진출을 본격적으로 알리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중국 본토와 싱가포르, 홍콩, 말레이시아, 베트남 등 동아시아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대만을 선택한 것이다.

박정민의 소속사인 CNR미디어는 한국과 대만의 합작 회사. 대만판 '꽃보다 남자'인 '유성화원'의 제작사 '코믹리츠'가 대만의 파트너 회사다. 아예 소속사를 대만 회사로 정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는 것이다.

한국 가요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대중문화 콘텐츠는 한 곳에 머무르지 않고 끊임없이 새로운 콘텐츠를 생산했다. 드라마에 이어 가요까지 여러 장르에서 꾸준히 새로운 콘텐츠를 공급하고 있다"며 "뛰어난 퍼포먼스와 동아시아 문화권이라는 정서적 교감 등이 대만 팬들을 끌어모으는 동력"이라고 설명했다.

소니뮤직의 중화권 총괄 책임자인 ‘소니뮤직 엔터테인먼트 차이나/타이완’의 최진동 대표는 "오래전부터 한류는 아시아 지역에서 막을 수 없는 강력한 트랜드"라며 "동아시아 시장에서 한국 대중문화의 미래를 낙관했다.

(대한민국 중심언론 CBS 뉴스FM98.1 / 음악FM93.9 / TV CH 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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