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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대한민국 넘버원 먹을거리 장아찌 예찬

대한민국 넘버원 먹을거리 장아찌 예찬

우먼센스 | 입력 2010.10.15 09:17 |





장아찌는 무·오이·마늘 등을 간장·된장·고추장이나 식초 등에 담가 오래 두고 먹을 수 있게 만든 밑반찬이다. 본래 가난한 시절, 특별한 반찬 없이 한두 가지의 적은 양으로 끼니를 해결할 수 있어 서민들에게 사랑받은 음식으로 저염분 웰빙식이 각광을 받으며 최근 외면당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마나님의 장아찌 철학은 다르다. 제철에 한창 산과 밭에서 나는 것들을 캐다가 손질하고 말려 저장 반찬으로 만들어두면 일 년 내내 다채로운 밥상을 차려낼 수 있다. 불 앞에 서기 귀찮은 날 간편하게 한 끼 해결하기에도 그만이고, 비빔밥이나 국수, 다양한 요리에 양념으로 활용하거나, 서양의 피클처럼 곁들여 먹을 수 있어 실용적이다. 게다가 식감은 얼마나 풍부한가. 씹을수록 차지고 고소한 단맛이 우러나와 입이 즐거운 음식이 장아찌다. 잘 만든 장아찌는 오래 숙성되어도 모양이 흐트러짐 없이 생생하고 풍미가 살아 있으면서 삼삼하고 달착지근한 맛이 나 먹으면 뱃속까지 시원하고 개운해지는 것이 매력이다. 재료를 항아리에 착착 집어넣고 잘 배합한 양념국물을 부은 다음 돌로 꽉 눌러 6개월에서 1년을 숙성시키는 장아찌는 독성 제거에 탁월한 효과가 있는 건강 발효식이기도 하다. 돈을 받고 음식을 제공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허식씨는 단순히 장아찌 내는 밥집을 운영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마나님 레시피가 단순히 밥집 간판만 내건 것이 아니라 '전통먹거리문화원'이라는 이름을 부제처럼 달고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꾸준히 장아찌를 연구하고 담그며 서양에 발효 음식으로 치즈와 빵, 와인이 있듯이 한국의 대표적인 발효 음식인 장아찌가 세계화될 날을 그녀는 기대한다.

1. 강화도 순무, 울릉도 명이나물, 하동 매실과 어린 녹찻잎, 자잘하고 야무진 국산 마늘, 강원도산 산초, 토마토 등 흔한 열매, 낯선 풀도 그녀에겐 모두 먹을거리이고 장아찌감이 된다. 재료에 따라 조미간장과 매실액으로 담그거나 고추장, 된장으로 무치는 등 다양하게 맛을 낸다. 마나님 장아찌의 가장 큰 특징은 설탕 대신 매실액으로 단맛을 내어 뒷맛이 맑고 개운하다는 것. 왼쪽 위부터 곰취, 쑥, 녹차, 순무, 고추, 마늘, 산초, 매실고추장아찌. 블랙 원형 접시는 이성근 作, 그레이 접시는 이태호 作으로 뜰에서 판매. 3가지 종지는 노미랑도예.

2. 직접 만든 조미간장과 함께 장아찌의 기본양념이 되며 모든 요리에 기본이 되는 고추장과 된장. 물 맑고 공기 좋은 지리산 자락 하동에서 만들어지는 것으로 마나님 레시피의 대표 식재료 중 하나다. 사용하는 정직한 재료 하나가 때로는 그 음식과 요리하는 사람의 모든 것을 말해주기도 한다.

3. 장아찌 한두 종류만 있으면 밥 한 공기 뚝딱하는 것은 한국 사람에겐 예삿일이다. 그녀 손에서 고슬고슬하게 막 지어진 밥이 그릇에 담긴다. 보이지 않는 정성, 음식과 사람을 귀히 생각하는 마음이 담긴 배부르고 따뜻한 밥이다.





only one 마나님표 이색 레시피

# 스님들의 페이버릿, 방실비빔밥

따끈한 밥 위에 호박나물, 새송이버섯나물을 올리고 고추장 대신 된장처럼 보이는 가죽장아찌와 들기름으로 양념해 먹는 고소한 맛의 비빔밥. 자극적이지 않고 재료의 향이 고스란히 느껴지는 채식 요리로 스님들이 즐겨 찾는 건강 메뉴 중 하나다. 한 그릇 뚝딱, 좀 많이 먹었다 싶어도 속이 불편함을 전혀 느끼지 않는 웰빙식. 비빔밥 그릇은 이성미 作으로 뜰에서 판매.

# 수제 리코타치즈로 내는 디저트

식사 후 나오는 디저트가 계동마나님 요리의 하이라이트다. 직접 만든 리코타치즈를 촉촉한 빵이나 방울토마토, 복숭아, 감자 등에 발라 내는데, 이 맛이 예술이다. 살균 우유와 생크림을 2:1 비율로 섞어 약한 불에서 끓이다가 어느 정도 거품이 생기면 소금과 레몬액, 시크릿 천연 재료를 넣은 뒤 덩어리가 생기면 꺼내 거즈에 밭쳐 물기를 빼내고 응고시켜 먹는다. 재료를 조금씩 변형해 만든 마나님표 수제 치즈는 총 16가지 정도가 된다. 모두 씹을수록 고소하고 쫄깃한 맛이 나는 것이 별미다. 투박한 원형 접시는 노미랑도예, 블랙 작은 접시는 김종철 作으로 뜰에서 판매.

# 말간 소스 수제 치즈파스타

장아찌를 넣은 독특한 수제 치즈를 뚝뚝 잘라 얹은 말간 소스 파스타. 친환경 올리브오일에 각종 야채를 볶아 치즈 맛으로 먹는 담백한 파스타로 일반 전문점에서 나오는 걸쭉한 크림파스타와는 맛이 사뭇 다르다. 주식, 간식, 특식도 화학조미료 없이 건강한 재료로 손수 만들어 먹고 또 손님상에 내니 그녀에겐 시장 물건을 사서 나를 일이 많지 않다. 파스타를 담은 면기 노미랑도예.

*기획 | 김일아 기자

*사진 | 김남용

*그릇협찬 | 뜰(031-633-1202), 노미랑도예(031-637-5893)

*촬영협찬 | 마나님 레시피(02-3675-8688, www.gmanan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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