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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Contents Technology

폴 데베벡 교수 "디지털 배우가 주연상 받는날 온다"

폴 데베벡 교수 "디지털 배우가 주연상 받는날 온다"
매트릭스 총알장면 만든 CG계 거장 폴 데베벡 교수
기사입력 2010.09.20 14:05:11 | 최종수정 2010.09.20 17:34:0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한국에서도 `아바타` 같은 대작이 나오려면 제작자들이 예술과 기술을 동시에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많은 영화 제작자들이 디지털 기술 전문가들과 자주 교류하며 기술을 이해하고자 상당한 노력을 기울인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영화감독으로서 기본 자질뿐 아니라 기술적인 이해도도 매우 뛰어난 사람이다."

영화 `아바타` `매트릭스` `수퍼맨` 등의 특수효과를 담당한 CG(컴퓨터그래픽)계의 거장 폴 데베벡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교수는 최근 매일경제와 인터뷰에서 한국 영화 발전을 위해 이렇게 조언했다.

데베벡 교수는 지난 9~11일 KAIST 주최로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제9회 엔터테인먼트 컴퓨팅 국제학술대회`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찾았다.

그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저명한 CG 전문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들어간 특수효과 대부분은 데베벡 교수의 손을 거쳐 탄생했다. 아직도 많은 이들의 뇌리에 남아 있는 영화 `매트릭스`에서 키아누 리브스가 뒤로 허리를 젖혀 총알을 피하는 장면이 바로 데베벡 교수의 작품이다.

데베벡 교수는 영화 기술의 미래에 대해 "일반인들이 디지털 배우와 실제 배우를 구분할 수 없는 정도까지 발전할 것"이라며 "야외에서 실제 배우들이 촬영하는 작업 없이 시나리오와 디지털 기술만으로 영화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사실 디지털 배우는 2001년 영화 `파이널 판타지`에 등장한 적이 있다. 당시 천문학적 액수를 쏟아부어 100% 디지털그래픽만으로 영화를 만들었으나 안면근육 등의 움직임이 부자연스럽다는 평가가 잇따르며 흥행에 참패했다. 이후 디지털 기술은 `반지의 제왕2` `캐리비안의 해적2` `베오울프` 등의 영화에 적용되며 진일보해 왔다. 하지만 아직 100% 디지털 배우만으로 영화를 만들어 성공한 사례는 없다.

그는 현재의 기술 수준이 상당 부분 발전해 이미 얼굴 표정이나 움직임 등이 실제 배우와 흡사한 수준까지 올라섰다고 평가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해 개봉한 영화 `벤자민 버튼의 시간은 거꾸로 간다`. 80세의 몸과 마음을 가지고 태어난 벤자민 버튼(브래드 피트)이 시간을 거꾸로 거슬러 올라가는 이야기로, 노인으로 분한 최초 52분은 모두 디지털 기술의 힘을 빌려 만들어졌다. 데베벡 교수는 이날 영화에 사용된 디지털 기술 적용 영상을 보여주며 "얼굴 표정이 실제 배우라고 생각할 정도로 자연스럽다"고 설명했다.

"디지털 기술로 얼굴을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난이도 높은 작업이다. 얼굴에 나타나는 미세한 주름이나 표정 등을 사실적으로 표현해 내려면 매우 높은 수준의 작업이 필요하다."

데베벡 교수는 올해 말 개봉을 앞둔 영화 `트론 : 새로운 시작`에서 배우의 젊은 시절 모습을 디지털 기술로 재현해 냈다.

[유주연 기자 / 사진 = 김성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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