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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Contents Technology

클라우드컴퓨팅에 승부건다

클라우드컴퓨팅에 승부건다
애플·구글·델·IBM 등 글로벌 IT기업 M&A·투자경쟁
기사입력 2010.08.24 18:16:49 | 최종수정 2010.08.24 19:58:47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1~2년 후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CT)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컴퓨팅을 선점하라.`

애플 구글 델 IBM 인텔 등 글로벌 정보기술(IT)업체들이 클라우드 컴퓨팅(Cloud Computing) 시장에서 무한경쟁을 벌이고 있다. 초대형 인수ㆍ합병(M&A)을 단행하는가 하면 10억달러 규모 대형 투자도 아끼지 않고 있다.

노트북 스마트폰 태블릿PC 등 모바일 디바이스는 물론 TV까지 인터넷으로 연결되는 2차 IT혁명기를 맞아 사용자들에게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클라우드 환경 조성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24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의 델과 HP는 데이터 스토리지 전문업체인 스리파(3Par) 인수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고 있다. 델이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스리파를 11억5000만달러에 인수할 예정이라고 발표하자 HP는 곧바로 델이 제시한 금액에 비해 33% 높은 총 16억달러 인수 비용을 스리파에 제안했다. 델은 다시 이에 맞서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할 준비를 하는 등 인수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 20일 인텔이 보안업체 맥아피를 76억8000만달러에 인수하고 IBM이 소프트웨어 기업 스털링커머스를 14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발표한 것도 `클라우드 컴퓨팅`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업체들이 이처럼 막대한 투자와 M&A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은 IT 산업이 클라우드 컴퓨팅을 중심으로 지각변동을 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석채 KT 회장은 "클라우드 컴퓨팅은 앞으로 IT 산업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모든 IT 서비스가 클라우드를 지향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구글TV의 등장으로 모바일 디바이스뿐 아니라 TV까지 인터넷으로 연결된다. 냉장고 세탁기 등 가전제품까지 연결되는 스마트 홈을 구현하기 위해서도 클라우드 컴퓨팅은 필수적이다.

이들에 비해 국내 업체들은 뒤처져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 국내에 처음 소개된 게 2년 전이고 아마존 등의 성공 사례가 공개됐음에도 과감한 투자가 이어지지 못해 한국 IT 산업이 선진국을 추격할 시기를 놓쳤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근 3분기 애플 실적 발표에서 투자자 관심을 끈 것은 `아이폰4`나 `아이패드` 판매량이 아니었다. 노스캐롤라이나 메이든시에 건설 중인 4만6500㎡에 달하는 거대 데이터센터에 질문이 집중됐다.

이날 애플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해 10억달러를 투자해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이며 아이튠스(iTunes) 스토어와 앱스토어를 지원하기 위한 인프라스트럭처 허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향후 아이튠스 서비스를 온라인에서 구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데이터센터에 집중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애플이 향후 1년 내(이르면 오는 9월) 선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99달러짜리 셋톱박스 `iTV`도 클라우드를 지향하고 있다. iTV는 올인원 애플TV 솔루션으로 셋톱박스, 블루레이, 게임기, TV까지 대체할 만한 파괴력을 지닌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글로벌 업체들이 예상보다 빠르게 `클라우드 컴퓨팅` 행보를 가속화함에 따라 국내 업체들에도 뒤늦게 비상이 걸렸다.

한국에서도 KT, SK텔레콤, 네이버, 삼성SDS 등이 클라우드 서비스를 내놓거나 준비하고 있지만 재빠르고 과감한 글로벌 기업들 움직임에 비해서는 미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KT가 개인과 기업용 클라우드 서비스(유클라우드)를 발표하고 네이버는 개인 저장공간 `N드라이브`, LG전자는 `넷하드` 등을 내놓고 있지만 투자 액수가 미미하고 큰 그림을 그리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형태근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은 "정부도 클라우드 서비스 확산을 위해 적극적 나설 예정"이라며 "국내 IT업체들도 장기적 비전을 갖고 투자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 < 용어설명 >

클라우드 컴퓨팅 : 각종 데이터ㆍ소프트웨어(SW)를 서버컴퓨터에 저장해 인터넷으로 필요할 때마다 내려받아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말한다. 스마트폰 컴퓨터 태블릿PC TV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시간과 장소 제약 없이 자료를 내려받을 수 있다. 데이터 처리를 위해 실제 작동하는 컴퓨터는 구름(Cloud)과 같이 산재한다는 뜻이다.

[손재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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