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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Contents Technology

농업∙과학의 결합 ‘식물공장’ 주목 LED 조명으로 3~4주만에 들깨 잎 수확 성공

농업∙과학의 결합 ‘식물공장’ 주목 LED 조명으로 3~4주만에 들깨 잎 수확 성공 2010년 08월 30일(월)

융합기술 현장 1999년 ‘수직형 정원’이란 아이디어를 처음 내놓은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는 웹사이트(www.verticalfarm.com)을 통해 그동안 주장해온 마천루 농장의 기본 모형을 소개했다.

이 모형에 따르면 농장 꼭대기에는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온실 내 온도유지를 위한 에너지를 스스로 공급할 수 있다. 유리로 만든 벽면은 티타늄으로 코팅해 오염물질을 빨아들이고, 벽면을 타고 흐르는 빗물을 모아 재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전체적인 구조는 원통형 철골로 만들어져 햇볕을 최대한 흡수토록 하고 있다. 데스포미어 교수는 만일 30층 규모의 빌딩농장(수직형 정원)을 지으면 5만 명의 식량을 생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 말을 믿는 사람은 매우 적었다.

생장속도 촉진은 물론 색조제어, 병충해 방지까지

사람들은 대부분 그 말을 믿는다 해도 먼 미래에 가서야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데스포미어 교수의 말이 지금 현실이 되고 있다. 첨단기술의 산물 발광다이오드(LED) 때문이다.

▲ 1999년 미국 컬럼비아대 딕슨 데스포미어 교수가 제안한 수직형 정원 형태의 식물공장. 
식물농장에 LED 조명시설을 설치할 경우 식물의 광합성 및 생장에 필요한 파장의 빛을 내기 때문에 식물에게 훨씬 많은 양의 영양분을 공급해 식물 생장 속도를 빠르게 할 수 있다. 또한 색조제어, 병해충 방제, 항산화 물질 증강 등이 가능하다.

더욱이 LED 식물공장은 수경재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연작으로 인한 지력약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여러 가지 요소를 종합했을 때 바깥 농지에서 키우는 것보다 훨씬 낫다는 결론이 나온다.

실제로 전북대 농업생명과학대학 원예학과 은종선 교수 연구팀은 최근 인공 광원인 LED를 이용해 나물 채소용 잎들깨를 3~4주 만에 수확할 수 있는 첨단농법 시스템을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섭씨 25도에서 하루 15시간 LED 조명(파장 450nm의 청색광)을 쬔 결과 백열등과 같은 일반 광원 재배에 비해 생장속도가 4~5배 빠르고 식용 가능부위의 생체중과 엽면적이 13배 이상 생장하는 결과를 얻어냈다.

또 들깨 잎 특유의 향기성분인 폴리페놀화합물과 엽록소 함량이 훨씬 높게 나타나 품질 면에서도 매우 우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잎들깨 외의 다른 농작물 역시 생장속도를 빠르게 하면서 고품질 농작물을 수확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고품질의 친환경 농작물을 다량 생산할 수 있다는 사실은 곧 식물공장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말해주는 대목이다.

백열등과 비교해 전기료 80% 이상 절감

더구나 LED의 경우 백열등과 비교해 전기료가 80% 이상 절감되는데다, 전구의 수명이 100배 이상 길어 경제적 가치도 매우 높다. 이는 최근 기업들이 식물공장에 관심을 갖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국내 LED용 제너다이오드(Zener Diode) 칩 제조업체인 오디텍은 최근 기존 사업과 병행해 식물공장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디텍은 럭스피아, 갤럭시아포토닉스, 엔비엠, 전북대, 전주생물소재연구소 등과 협력해 식물공장에서 딸기, 인삼 등을 직접 경작할 계획이다.

▲ 데스마이어 교수의 식물공장을 확대한 모습. 매우 다양한 농산물들을 경작할 수 있다. 

오디텍은 식물공장을 직접 운영하면서 공장에 적합한 LED칩 및 식물생장 제어용 조명기기를 개발하겠다는 목표를 세워놓고 있다. 연말까지 사용화 테스트를 거쳐 오는 2011년부터는 상업화를 시작할 예정이다.

부천공장에서 65㎡ 규모의 LED 식물공장을 시범 조성해 시험적인 사업을 해오던 LED 조명업체 화우테크는 최근 경기도 부천 산업진흥재단과 한국산업기술대가 주관하는 ‘스타기업 발굴 비즈링크 솔루션 지원사업자’로 최종 선정됐다. 화우테크는 올해 안에 서울에 330㎡ 규모의 공간을 마련, 상추 등을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롯데마트는 지난 7월 서울역점 매장에 LED조명등으로 상추를 재배해 직접 소비자에 판매할 수 있는 식물공장(행복가든)을 개설했다. 통유리로 둘러싸 내부를 훤히 들여다볼 수 있는 약 30㎡ 면적의 식물공장에서는 LED조명을 받은 상추들이 월 2천포기 이상 재배되고 있다.

상장기업들 식물공장 사업성 분석에 열중

이들 기업 외에도 많은 상장기업들이 식물공장 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해외에서 식물공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국내 기업들 역시 식물공장 사업성 분석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다.

▲ 지난 7월12일 롯데마트 서울역점에 등장한 식물공장. 상추 등을 직접 재배해 판매하고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일본 미우라(三浦) 농원의 사례를 들어 수익률이 무려 17.1%에 이르고 있으며, 한국에서 식물공장을 운영할 경우에도 비슷한 수익률이 발생할 수 있다며 가상 모델을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일본에는 50여개의 식물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며, 시장에서 유통되고 있는 양상추의 약 1%가 식물공장에서 생산되고 있다. 특히 농림수산성은 식물공장 설립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1966년 농촌진흥청 농업공학연구소에서 식물공장 시스템을 설계하기 시작해 재배시험에 착수했으며, 2001년부터 2004년까지 ‘한국형 식물공장 모델개발 연구’를 수행한 결과 2005년 국내 상황에 맞는 식물공장 시스템을 확립해놓은 상황이다.

그동안 농가단계에서 식물공장을 사업화하는 시도들이 있기는 있었으나 대부문 영세 단계에 머물렀다. 그러나 최근 LED 관련 기업들이 잇따라 사업에 뛰어들고 있으며, 코스닥 상장 기업들 역시 식물공장 사업 진출을 적극 검토하는 등 한국에서도 곧 대형 식물공장이 탄생할 분위기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8.30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