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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르바토프, 박지성에게 길을 보여주다

베르바토프, 박지성에게 길을 보여주다

이데일리 | 송지훈 | 입력 2010.09.20 11:26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박지성(사진=gettyimages/멀티비츠)

[이데일리 SPN 송지훈 기자]동병상련을 앓던 두 남자, '산소탱크'와 '백작'의 올 시즌 초반 발걸음이 묘하게 엇갈리고 있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감독 알렉스 퍼거슨)에서 각각 최전방 공격수와 날개 미드필더로 활약 중인 디미타르 베르바토프와 박지성의 이야기다.

아직 섣부른 판단을 내리긴 이른 시점이지만, 일찌감치 탄력을 받아 질주 중인 베르바토프와 달리 박지성의 발걸음이 더뎌지면서 우리 팬들의 안타까움이 깊어지고 있다. 두 선수는 시즌 개막 전 이적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팀 내 입지 구축에 어려움을 겪던 선수들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베르바토프, 우아한 골잡이로 진화


'불가리아 백작' 베르바토프의 초반 활약은 눈부시다. 전형적인 '슬로스타터'인 맨유가 초반 5경기서 3승2무로 살짝 부진한 가운데 독야청청하고 있다. 5경기서 6골1도움이다.

19일 밤(이하 한국시각)에 열린 '맞수' 리버풀과의 경기는 초반 활약의 백미다. 이날 베르바토프는 맨유의 공격을 이끌며 해트트릭을 기록해 짜릿한 3-2 승리를 진두지휘했다. 머리로 두 골을 넣었고, 환상적인 오버헤드킥으로 한 골을 보탰다.

이번 여름까지 분데스리가 이적설이 나도는 등 불안한 행보를 거듭한 점을 생각하면 더욱 돋보이는 성적표다. 지난 2008년 맨유의 최전방 고민을 해결할 적임자로 간택돼 올드 트라포드(맨유 홈 구장 명칭)에 입성했지만, 그간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지난 두 시즌간 정규리그서 53경기에 출장해 21골에 그치며 '퍼거슨 감독의 실수'. '최악의 영입' 등의 비난을 뒤집어썼다.

올 시즌은 맨유에서 보내는 3번째 기회다. '사실상 마지막 도전이 될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에서 베르바토프는 비로소 동료들과 손발을 맞추며 잠재력을 경기력으로 치환하기 시작했다. 특히나 '주포' 웨인 루니가 슬럼프와 스캔들이 겹쳐 고전하는 가운데 공격의 핵 역할을 성실히 수행해 퍼거슨 감독을 미소짓게 하고 있다.

◇박지성, 절치부심이 필요하다

박지성 또한 베르바토프와 마찬가지로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팀 내 입지에 살짝 금이 간 채 출발했다. 부진했던 건 아니지만, '포지션 경쟁자' 루이스 나니가 급성장하면서 상대적으로 역할이 축소된 모양새다.

이전까진 그라운드를 밟지 않더라도 출전선수 명단에는 꾸준히 이름을 올렸지만, 이번엔 다르다. 초반 5경기 중 2경기를 소화했고, 3경기에는 아예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대신 팀 내 젊은 선수들에게 기회가 돌아갔다. 박지성에겐 일종의 위험신호다.

같은 맥락에서 올 시즌 베르바토프의 부활 행보는 많은 것을 시사한다. 특히나 팀 내 공격 에이스 루니가 부진한 상황에서 집중력을 발휘하며 득점포를 가동해 입지를 끌어올린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박지성에게도 기회는 주어졌다. 포지션 경쟁자 중 한 명인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발목 골절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된 상황이라 출전횟수가 늘어날 전망이다. 그라운드에 나섰을 때 완성도 높은 플레이를 선보인다면 팀 내 위치를 회복할 수 있다. 물론 공격포인트는 필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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