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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력발전 개발 러시 `아시아의 배터리` 로 뜬다

수력발전 개발 러시 `아시아의 배터리` 로 뜬다
라오스 잠재 발전용량 1000㎿ 원자력 26기 규모
생산전력 태국등에 수출 … 경제발전 기반 마련
미얀마도 중국 윈난성 전력부족 해결사로 부상
기사입력 2010.09.07 17:14:15 | 최종수정 2010.09.07 17:44:04 트위터 미투데이 블로그 스크랩

◆ 용틀임하는 메콩강 경제권 / ③ 자원·부동산개발 신천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비행기를 타고 시엠리아프로 가는 길. 하늘에서 보니 벼농사를 짓는 논이 끝없이 펼쳐져 있다. 인도차이나반도 남쪽의 대곡창지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곳곳이 황토색 물로 뒤덮여 있다는 사실. 제대로 수확할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무슨 일일까. 이곳 곡창지대의 논은 전부 천수답(天水畓)이라는 게 문제였다. 인근에 있는 경기도 크기의 대형 톤레사프 호수가 여름철 우기에 물이 불어나면서 인근 곡창지대를 덮치고 있는 것이다. 톤레사프 호수에서 떨어진 곳에서도 갑자기 비가 많이 내리면 배수가 되지 않아 장기간 물에 잠기는 일이 잦다.

해마다 이런 현상이 되풀이되고 있지만 저수지를 비롯한 관개시설이 거의 전무해 속수무책으로 당한다고 한다. 베트남 등 인근 국가에서는 삼모작이 일반화돼 있지만 비슷한 기후조건임에도 캄보디아는 일모작에 그치고 있는 이유다.

그러나 역으로 생각하면 캄보디아의 이런 모습이 오히려 미래의 잠재력이다. 캄보디아개발위원회(CDC)의 속 첸다 소피아 위원장 설명은 이렇다.

"태국과 베트남은 현재 세계 최대 쌀 수출국입니다. 그러나 더 이상 증산을 할 수가 없죠. 농사를 지을 수 있는 땅을 전부 사용하고 있는 데다 삼모작을 하기 때문입니다. 반면 캄보디아는 아직도 농지로 활용할 수 있는 땅이 널려 있습니다. 게다가 현재 일모작을 하고 있어 관개시설을 갖추고 비료 사용을 늘리면 엄청나게 증산할 수 있습니다."

소피아 위원장은 현재 추진 중인 관개시설만 들어서도 3~4년 뒤에는 쌀 생산량을 현재 ㏊당 2.7t에서 3.5t으로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캄보디아가 세계적인 쌀 수출국으로 부상할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쌀은 한 가지 사례일 뿐이다. 고무나무와 카사바 등 다른 열대 농산물도 쌀과 마찬가지 상황이다.

라오스의 수도 비엔티안 바로 옆으로 흐르는 메콩강은 이 지역의 상징으로서뿐만 아니라 실질적인 성장동력이다. 세계 8번째에 달할 정도로 수량이 풍부한 메콩강의 잠재력 덕분이다.

특히 인도차이나반도의 중북부 지역을 차지하고 있는 라오스는 산악지형이 많다. 그 덕분에 낙차가 큰 곳이 많다보니 수력발전의 세계적 보고로 꼽힌다. 현재 라오스 정부가 추정하고 있는 잠재 수력발전 용량만 무려 2만6500㎿에 달한다. 1000㎿급 원자력발전소 26개에 달하는 용량이다.

라오스는 최근 들어 대외원조(ODA)와 외국인투자를 끌어들여 수력발전소를 건설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난 4월 완공돼 가동되기 시작한 남튼2 발전소는 1080㎿급으로 원전 1기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이 발전소 한 곳에서만 연간 8000만달러 재정 수입이 예상될 정도다.

라오스는 생산 전력의 대부분을 태국으로 수출하고 있다. 이건태 주라오스 한국대사는 "현재 라오스에서 건설 중인 수력발전소가 5개, 계획단계에 있는 것은 17개로 향후 10년 내 총 12개 정도 발전소가 지어질 전망"이라며 "라오스는 전력을 팔아 번 돈으로 인프라스트럭처에 투자해 경제개발을 이룬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 분야도 유망하다. 라오스 기획투자부의 훔펭 수라라이 투자진흥국장은 "수력발전 외에 풍력과 태양광에너지 등도 충분히 사업성이 있다는 결과가 나오고 있다"며 "라오스는 `아시아의 배터리` 구실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이 미얀마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배경에는 바로 천연자원이 있다. 조병제 주미얀마 한국대사는 "미얀마 동부 산악지역에서 생산할 수 있는 수력이 태국 전체 발전 총량과 맞먹는다"며 "중국 윈난성 등의 전력 부족을 메우는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과 미얀마는 또한 서부 벵골만 해안 카욱퓨에서 중국 윈난성 쿤밍까지 천연가스와 원유 수송 파이프를 건설하기로 했다. 약 25억달러가 투자되는 이 파이프건설 사업은 지난해 10월 착공됐다. 이 파이프는 2013년 5월부터 미얀마 해상에서 채굴한 천연가스 등을 중국으로 수송할 예정이다.

파이프라인을 따라 도로와 철도 건설도 계획돼 있다. 중국은 이 파이프라인으로 자원만이 아니라 인도양으로 나가는 통로까지 얻게 되는 셈이다.

※ 공동기획 : 포스코경영연구소

[특별취재팀=비엔티안(라오스)ㆍ프놈펜(캄보디아) = 정혁훈 기자 / 양곤(미얀마)ㆍ쿤밍ㆍ난닝(중국)ㆍ호찌민(베트남) = 박용범 기자 / 서울 = 안정훈 기자 / 사진 = 이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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