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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게임, 스마트 모빌리티, AR VR

온라인에서 다시 고개드는 불법 사행성게임

온라인에서 다시 고개드는 불법 사행성게임
지면일자 2010.08.13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부천에서 PC방을 운영하는 홍모씨는 최근 `용궁판타지`라는 게임을 PC에 설치하고 영업하자는 제안을 받았다. 게임물등급위원회로부터 심의를 받은 게임이고 이미 많은 곳에서 영업하고 있다는 설명을 들었지만, `바다이야기`와 유사해 제안을 거절했다. 게임위에 확인해보니 심의를 받은 사실은 맞지만, 개 · 변조를 통한 사행성 영업이 확인돼 등급취소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는 답변을 들었다.

바다이야기 종류의 불법 사행성게임이 PC방을 중심으로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불법 게임을 제공하는 업자들은 정상적으로 심의를 받은 게임을 개 · 변조한 뒤 이를 숨기고 PC방 업주들에게 영업을 제안하는 수법을 쓴다.

12일 게임물등급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불법 게임물 단속결과 PC온라인 부문은 10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5건보다 4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지난해 전체 건수인 74건을 훌쩍 넘어섰다. 불법 영업이 적발돼 등급 취소가 된 PC온라인게임도 상반기에만 20개로 지난해 전체 25개에 육박한다. 현재 심의게임임을 내세워 영업하고 있는 `용궁판타지` `오션다이버` `바다왕` 등은 등급분류결정취소 처분을 받았거나, 취소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최근 적발되는 사행성 PC온라인게임은 게임제공 방식이 더 교묘해졌다. 기존에는 온라인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다 보니 이용자들도 쉽게 믿지 않았고, 이용도 적었다. 하지만 이제는 심의 받았음을 강조하면서 PC방 형태의 오프라인 매장을 두고 영업하고 있다. 이용자들은 심의를 받았다는 말에 의심 없이 게임에 빠져든다.

일부 업체는 영업사원을 고용해 일반 PC방에도 사행성게임 영업을 제안하고 있다. 이들 업체는 게임 운영서버는 업체가 별도로 두고 영업한다. 이 과정에서 승률를 조작했을 가능성이 높다.

단속을 피하기 위한 환전 방법도 지능화됐다. 게임을 통해 획득한 아이템 등을 업주에게 선물하기 기능으로 전송하면, 아이템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전해주는 식이다. 기존 상품권 제공방식에 비해 증거를 확보하기 쉽지 않다.

게임위 관계자는 “게임 심의를 받은 뒤 전혀 다른 형태로 개조해 제공하는 경우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릴 게임 형태의 게임뿐만 아니라 슈팅게임 등도 변조해 사행성 영업을 하는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심의를 받은 게임이라도 불법 사행성 영업이 확인되면 곧바로 등급취소를 위한 행정절차에 들어간다”고 설명했다.

=릴게임:슬롯머신과 같은 방식의 그림 맞추기 게임을 뜻하며, 다양한 문양이 회전하다 멈췄을 때의 배열에 따라 점수를 얻는다. 바다이야기, 황금성 등 대부분의 성인용 아케이드 게임은 전자식 릴게임이다.

=슈팅게임:총이나 무기를 발사해 적이나 장애물을 제거하는 게임. 총싸움, 비행슈팅 등이 있다.

<표>사행성 PC온라인게임 단속건수

자료 : 게임물등급위원회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사행성 게임 키우는 '네오위즈게임즈'
지면일자 2010.05.25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    ▶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게임업계가 매출 하락을 감수하면서까지 웹보드게임의 사행성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가운데 네오위즈게임즈만 웹보드게임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이 성장의 이면에는 현금과 순금까지 동원한 이벤트가 있어 네오위즈게임즈는 사행성 문제 해결을 외면한다는 지적이다.

네오위즈게임즈(대표 이상엽)는 ‘포커칩 모으기’ ‘포커의 참맛’ ‘구슬 모으기’ 등 웹보드게임 관련 경품 이벤트를 지난해부터 매주 진행하고 있다.

네오위즈는 매주 이같은 이벤트를 통해 백화점 100만원 상품권 등 각종 경품을 제공한다. 또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는 ‘희망 잭팟 프로젝트’로 매주 수백만원 상당의 순금을 증정했다. 네오위즈게임즈가 다양한 웹보드게임 이벤트를 여는 반면 경쟁사인 NHN과 CJ인터넷은 웹보드게임 관련 이벤트가 거의 없어 대조적이다.

이같은 상반된 행보는 매출과 직결됐다. 지난해부터 시작한 ‘그린게임캠페인’의 일환으로 NHN 한게임과 CJ인터넷 넷마블은 매출 감소를 감수하면서까지 사행 이미지 줄이기에 나섰다.

NHN 한게임은 작년 2분기 시작한 그린게임캠페인과 자체 규제 등으로 웹보드 게임 매출이 처음으로 5% 이상 줄어들었다. 넷마블을 운영하는 CJ인터넷도 2008년에 비해 2009년의 웹보드게임 매출이 감소했다. 반면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부터 웹보드게임 매출 최고 기록을 매분기 경신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논란이 일고 있다. 다같이 사행성 이미지 줄이기를 하는데 혼자 역행하는데 대한 비난이다. 또 한쪽의 매출을 줄이니, 줄어든 만큼 다른 곳으로 옮겨가는 ‘풍선효과’라는 지적도 있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다른 업체들이 웹보드게임 프로모션을 줄이는 틈을 타서 반사이익을 누리는 것”이라며 “업계가 진정성을 가지고 사행성 이미지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데 네오위즈게임즈가 찬물을 끼얹는 격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김준현 네오위즈게임즈 홍보실장은 “우리 역시 그린게임캠페인을 실시하고 있으며, 이벤트와 경품도 규정을 지켜 제공하고 있다”며 “웹보드게임에 주력해 매출을 늘린 것이 아니고, 전체적인 네오위즈게임즈의 게임사업이 성장하고 있는 가운데 웹보드도 함께 성장한 것”이라고 말했다.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