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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기획-PCC] (6)구글 자체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기획-PCC] (6)구글 자체가 이미 클라우드 서비스
by 주민영 | 2010. 08.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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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에 다니는 직장인 A씨는 어떤 스마트폰을 구입할까 고민하다가 최근 안드로이드폰을 택했다. 회사에서 구글의 기업용 SW인 구글 앱스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일일이 구글 계정을 등록하고 설정해주는 절차가 필요하지만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특별한 설정없이도 손쉽게 구글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는 회사 동료의 조언이 선택에 큰 도움이 됐다.

안드로이드폰을 써보니 확실히 구글 서비스와 찰떡 궁합이다. 처음에 구글 계정을 한 번만 입력해두면 번거롭게 매번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할 필요없이 모든 구글 서비스가 자동으로 연동되기 때문이다. 이 참에 안쓰던 동영상(유튜브)과 사진(피카사) 서비스도 사용하기 시작했다. 주말이면 이제 갓 돌이 지난 아이의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서 인터넷에 올리는 것이 취미가 됐다. 안드로이드폰으로 찍어서 피카사 계정으로 공유하면 바로 인터넷에 올라가기 때문에 편리하다.

직장인 A씨가 안드로이드폰에 만족할 수 있었던 것은 구글이 다양한 서비스를 클라우드 형태로 제공하면서, 안드로이드 폰에서는 이러한 서비스를 하나의 구글 계정으로 모두 사용할 수 있도록 구현했기 때문이다.

Lee Hye Min Google Korea moblie manager이해민 구글 코리아 프로덕트 매니저(사진)는 “구글의 모든 서비스는 디바이스와 관계없이 클라우드를 통해 제공된다”고 거듭 강조하며, “특히 안드로이드폰에서는 한 번만 구글 계정을 등록해두면 다양한 구글 서비스를 끊김없이(seamless) 즐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은 진작부터 클라우드 환경을 준비해왔다. 최근에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절반에 가까운 43%의 개발자들이 최고의 퍼블릭 클라우드 업체로 구글을 꼽았다(EDC, Cloud Development Survey 2010). 아마존과 MS, IBM 등 경쟁 업체들을 큰 폭으로 제쳤다. 검색과 온라인 광고에 이어 퍼블릭 클라우드에서도 구글이 대표 기업으로 떠오르는 순간이다.

개인화 클라우드 컴퓨팅(Personal Cloud Computing, PCC) 기사에서 퍼블릭 클라우드 얘기를 언급하는 것이 뜬금없기는 하지만, 퍼블릭 클라우드에 필요한 인프라를 잘 갖춰뒀다는 것은 그만큼 PCC에도 강점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뜻한다. 퍼블릭 클라우드를 위한 인프라에 개인 고객을 대상으로 하는 서비스를 얹으면 손쉽게 PCC 서비스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 면에서 구글은 전세계에서 PCC를 위한 최고의 인프라를 가진 기업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적인 IT 인프라가 점차 클라우드 환경으로 옮겨가는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세계 최대의 인터넷 기업인 구글은 누구보다 빨리 클라우드의 시대를 준비해왔다. 새롭게 출시되는 구글의 모든 서비스가 사실 이러한 클라우드 인프라 위에 구축된 PCC 서비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메일과 피카사(2004년) 유튜브와 구글 독스(2006년) 등 구글이 지난 수 년간 자체적으로 혹은 인수 합병을 통해 출시한 서비스들을 돌이켜보자. 당시에는 PCC라는 용어가 존재하지 않던 시절이지만 구글의 서비스는 이미 PCC를 위한 기반을 닦고 있었다. 메일과 사진, 동영상과 문서 등 개인이 소유한 수많은 정보를 지속적으로 구글의 클라우드 인프라 속으로 넘겨받고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구글의 PCC 서비스들은 모바일의 시대가 열리자마자 빠르게 모바일 환경으로 침투하고 있다. 그 첨병 역할은 안드로이드가 맡았다. 아이폰 등 다른 운영체제에서도 애플리케이션이나 모바일 웹을 통해 다양한 구글의 다양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구글의 PCC 서비스는 구글이 직접 선보인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에서 빛을 발한다.

안드로이드를 탑재한 단말기는 태블릿과 넷북을 넘어 내비게이션과 가전제품까지 빠르게 확산되는 추세다. 앞으로 사용자들은 새로 구입한 단말기에 구글 계정을 입력하는 순간, 다양한 구글 서비스는 물론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구입했던 애플리케이션을 기존에 사용하던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구글 계정이 하나의 유니버셜 계정(universal login credential)이 되는 셈이다.

구글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어느 기업보다 폭넓고 다양한 방식으로 PCC의 시대를 준비하고 있다. 안드로이드와 크롬 OS로 모바일 디바이스를 적극 공략하는 한편, 크롬 웹 브라우저를 통해 데스크톱에서 기존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구글TV를 통해 새롭게 떠오르는 스마트TV 시장에 대한 공략도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피카사와 유튜브에 이어 최근에는 음악 스트리밍 SW업체인 심플리파이 미디어(Simplify Media)를 인수하며 멀티미디어로 영역을 확장하면서도, 구글의 핵심 서비스인 검색 분야에서도 여전히 경쟁사를 압도하고 있다. 음성 검색과 사물 검색 등 검색과 클라우드 기술을 접목한 새로운 검색 기술을 선보이며, 모바일 환경에 최적화된 검색 인터페이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와 더불어 안드로이드 마켓의 규모를 착실히 키워나가며 애플의 앱스토어를 맹추격하는 동시에, 미래의 웹 기반 애플리케이션 시대를 대비해 크롬 웹 스토어를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또한, 구글의 ‘캐시 카우(cash cow)’인 광고 영역을 모바일로 확대하기 위해 최대 규모의 모바일 광고 업체 애드몹을 인수하기도 했다.

단일 계정으로 수많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통합하고 있는 구글의 모습은 MS나 애플 등 경쟁 업체보다 한발짝 앞서나가고 있다. 애플이 세계 최대의 데이터센터를 짓고 있지만 구글은 진작부터 풍부한 클라우드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고, MS가 윈도우 폰 7으로 모바일 시장에서 반전을 꾀하고 있지만, 구글의 안드로이드는 이미 폭발적인 성장세를 달리고 있다.

애플의 아이튠즈 계정은 아직까지 콘텐트 구매와 다운로드, 동기화 등을 제외하고는 폭넓은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다. MS의 윈도우즈 라이브나 준(June), Xbox Live 계정은 아직 완벽히 통합되지 못했다. 반면, 인터넷에 뿌리를 두고 있는 구글은 이 과제를 보다 손쉽게 해결할 수 있었다.

비록 애플이 모바일 운영체제의 완성도와 앱스토어의 애플리케이션 규모에서 안드로이드를 훨씬 앞서고 있고, MS가 PC 운영체제와 오피스 제품군의 성능에서 구글을 압도하고 있지만, 웹을 기반으로한 PCC 서비스 만큼은 구글이 가장 앞서가고 있다는 것이 사실이다.

또한, 애플의 ‘모바일미’가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것에서 볼 수 있듯이, 여전히 많은 기업이 PCC 서비스를 가지고 어떻게 수익 모델을 만들어낼 것인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 속에, 검색과 광고를 기반으로 한 ‘구글노믹스’는 PCC의 시대에도 여전히 위력을 떨칠 가능성이 높다.

이해민 매니저는 “인터넷이 이미 사람들의 업무 방식에 커다란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PC가 갖는 물리적 한계를 뛰어 넘는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 이 같은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전세계가 클라우드로 가는 길목에서 구글이 중요한 역할을 담당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앞으로의 개인화 클라우드 시장에서는 모바일과 클라우드 시대에도 인터넷 최강자의 자리를 지켜가려는 구글과 각자 영역에서의 장점을 가지고 치고 들어오는 애플과 MS, 그리고 통신 인프라를 가지고 뛰어드는 통신업체와 각 국가에서 수많은 가입자 기반을 보유한 로컬 포털업체 사이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다.

앞으로 개인화 클라우드 컴퓨팅 시장을 어떤 업체가 주도하게 될 지, 흥미진진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 시장을 장악하는 기업은 상상을 초월하는 신규 비즈니스 기회를 얻게 될 것이다. 세간붙이가 많은 가정이 쉽사리 이사를 떠날 수 없듯, 수많은 개인 콘텐트를 틀어쥔 기업은 그 어느 때보다 충성도 높은 가입자를 보유하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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