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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드라마

‘동이’, 왜 추락하는 것일까?

‘동이’, 왜 추락하는 것일까?
10.08.10 15:05      
[마이데일리 =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동이'의 침체와 추락을 초래한 원인은 무엇일까?

사극의 거장 이병훈PD가 연출하는 ‘동이’가 기대만큼의 반응을 이끌지 못하고 있다. MBC 월화사극 ‘동이’는 중반에 접어들면서 초반 기대를 했던 제2의 ‘대장금’ 신드롬은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병훈PD의 불명예기록 하나를 세웠다. 이병훈PD는 ‘허준’ ‘상도’ ‘대장금’ ‘이산’등 사극을 연출하면서 시청률이 상승곡선을 그리면 떨어지는 법이 없는데 ‘동이’는 최근 시청률이 하락하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동이’는 급기야 10~20%이상 상당한 시청률 차이를 내며 앞섰던 동시간대 경쟁 드라마의 맹추격을 받게 됐다. 10%이상 앞섰던 SBS ‘자이언트’에게 이제 겨우 1~2%를 앞선 20%대 초반에 정체를 거듭하고 있다.

조선 21대 임금 영조의 생모이자 19대 숙종의 후궁인 천민 출신 숙빈 최씨의 삶을 다룬 ‘동이’는 왜 제2의 ‘대장금’ 열풍을 일으키지 못하고 경쟁 드라마의 추격을 허용했을까.

우선 가장 큰 원인은 이병훈PD의 주특기인 연출하는 사극을 통해 오늘의 시대와 상황 속의 우리에게 의미와 흥미를 주는 인물을 제시했는데 이전 사극에 비해 ‘동이’는 흡인력이 크게 떨어진다.

부정과 부패가 심하고 인간보다는 돈이 우선시되는 분위기가 심해질 때 인간을 위한 진정한 애정과 치열한 자기정진으로 명의로 우뚝 선 ‘허준’을 그려 우리 사회의 일그러진 병폐를 자성하게 만들었다.



그리고 상도가 무너지고 구조조정이라는 칼바람이 휘몰아칠 때 사람을 남기는 장사가 진정한 장사라는 의미있는 메시지의 인물을 보여준 ‘상도’, 그리고 새로운 주체적 여성상을 제시한 ‘대장금’, 개혁의 필요성이 제기되던 때 정조를 내세운 ‘이산’ 등 이병훈PD는 늘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의미와 시대정신을 내장한 살아있는 인물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천민에서 숙종의 부인까지 오르는 숙빈최씨의 삶을 다룬 ‘동이’는 시청자들에게 강력한 인물로 다가가지 못했다. ‘대장금’에서 보였던 여성의 주체성도 크게 퇴보했고 그렇다고 새로운 여성상을 내장한 것도 아니다. ‘동이’의 침체는 바로 동이를 오늘의 우리에게 매력적이고 의미있는 인물로 그리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병훈PD의 사극의 장점중 하나인 재미와 의미 외에 또다른 볼거리 즉 정보를 제공하는 것에 문제점을 노출시켰다. ‘상도’에선 돈버는 법을, ‘허준’에선 건강에 대한 지식을 , 그리고 ‘대장금’에선 음식과 건강에 대한 유익한 정보를 제공했다. 그리고 ‘이산’에선 고미술의 역사와 정보를 제공해 흥미를 줬다. 하지만 ‘동이’는 초반 조선 음악을 다뤘지만 이전 사극처럼 정보의 양이 현저히 떨어졌다.

이병훈PD의 변함없는 사극의 연출방식과 인물전개도 시청자의 흥미를 반감시키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올들어 ‘추노’등 빼어난 영상과 새로운 이야기로 무장한 사극들이 시청자와 만나 환호를 이끈 동시에 사극수준에 대한 시청자의 욕구가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동이’는 사극적인 측면에서 신선감을 주지 못했다.

여기에 주연들의 강력한 눈길끌기의 실패와 젊은 연기자와 중견 연기자들의 연기 부조화 역시 ‘동이’의 시청률 상승에 적지 않은 문제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같은 이유로 ‘동이’는 제2의 ‘대장금’이 되지 못한 것이다.

[이병훈PD의 '동이'가 최근들어 침체를 거듭하고 있다. 사진=MBC제공, 마이데일리 사진DB]
배국남 대중문화전문기자 knba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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