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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애니메이션

세계 어린이 콘텐츠 산업을 한눈에~

세계 어린이 콘텐츠 산업을 한눈에~
이희승 기자

키즈스크린 서밋 2009
어린이 콘텐츠 산업을 한눈에
눈치코치 세계 흐름 살피기 

세계 경제 침체의 여파는 어린이를 대상으로 하는 콘텐츠 업계에도 예외가 아니었다. 어린이용 콘텐츠물의 흐름을 살필 수 있는 ‘키즈스크린 서밋(Kidscreen Summit) 2009’ 현장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제작사는 제작비 줄이기에 여념이 없고 방송 채널 관계자들도 최소한의 경비로 프로그램을 확보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해외 판매를 담당하는 배급사는 실질적인 계약보다는 네트워크 확보나 상담 위주의 운만 띄우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편집자주

네트워크와 상담 위주의 차분한 분위기
2월 중순, 미국 뉴욕 힐튼호텔에서 ‘키즈스크린 서밋 2009’가 열렸다. 키즈스크린 서밋은 어린이를 위한 프로그램 제작, 배급, 편성, 라이선싱, 홍보 및 판매 관계자들의 네트워킹 컨퍼런스로 애니메이션 및 TV 방송 프로그램 유통업체가 대거 참가하는 국제 행사다.
 


올해로 10회째를 맞는 이번 행사는 문화산업계를 휩쓴 경기침체를 재확인한 자리였다. 지난해보다 참가 인원이 눈에 띄게 줄었고 어느 해보다 차분한 분위기에서 진행됐다. 애니메이션, 캐릭터, 라이선싱, 에듀테인먼트, 만화 등 어린이 콘텐츠와 관련된 전 장르의 세계적인 추세를 한자리에서 모두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매년 업계 관계자들의 이목이 몰렸었던 것에 비하면 커다란 변화다.

올해 행사는 대부분 컨퍼런스보다 네트워크와 상담 위주로 이뤄졌다. 컨퍼런스 세션 주제도 제작보다는 유통, 파이낸스 분야에서 활발히 논의됐다. 신규프로젝트에 대한 소개보다는 중국이나 러시아 등 신규시장을 알리는 내용으로 구성한 것이 특징이다.   

국산 애니, 실계약 실적 증가

서밋에 참여한 국내 애니메이션 업체들의 실적도 그리 나쁘지 않은 편이다. 국내에서는 대원미디어 등 애니메이션 제작사 및 배급사, 캐릭터 및 라이선싱 관계사 18개 업체가 참가했다. 상담은 5610만 달러, 계약은 1597만 달러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는 상담은 저조한 편이었지만 실질적인 계약은 1494만 달러에서 오히려 100만 달러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체들은 주로 스페인, 캐나다, 독일, 프랑스 등과의 공동제작이나 라이선스 계약, 배급 등을 논의했다. 특히 퍼니플럭스가 ‘똑딱하우스’를 영국 RDF사와 공동제작하기로 했으며 라이선스 계약도 체결했다. ‘똑딱하우스’는 KOCCA의 2007년 ‘애니메이션 제작스튜디오 지원’과 2008년 ‘글로벌애니메이션제작지원’ 선정작. 2008년 4월 프랑스 밉TV(MIPTV)를 통해 처음 해외 마켓에 선보인 지 1년여만의 성과다.

총 계약금은 350만 달러 수준이다. 아이코닉스의 ‘치로와 친구들’도 덴마크 국영방송 DR(Danish Broadcasti-ng Corporation)에 한국 애니메이션으로는 최초로 TV 방영권이 판매되는 실적을 올렸다. 서밋에 참여했던 한경원(픽스트렌드) 대표는 “지난해 서밋에서는 단순한 대화만 오고 갔었다”며 “지난해보다 경기가 나쁜 상황임에도 오히려 의향서까지 쓰는 등 실질적인 합의에 이르는 성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키즈스크린 서밋 이모저모
최근 북미지역에서는 캐릭터의 성격이 뚜렷한 라이브액션(시트콤처럼 실제 배우들이 출연해 스토리를 전개하는 프로그램)이 어린이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번 서밋에 참여한 카툰네트워크, 니켈로디언 등 관계자들은 액션 애니메이션이나 라이브액션에 관심을 쏟았다. 시너지미디어 강유신 대표는 “최근 해외 메이저 업체들이 제작비용도 높고 제작기간도 긴 애니메이션보다 라이브액션쇼 쪽으로 돌아가고 있다”고 현장 상황을 설명했다. 국내 업체들의 관심분야와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한편, 올해 스피드 네트워킹 주제에서 가장 인기를 끌었던 분야는 공동제작이었다. 최근 들어 단독 제작이 어려워짐에 따라 공동제작에 대한 요구가 증가되고 있는 것이 세계 추세이기 때문. 특히 OEM 제작을 많이 하는 인도 업체가 대폭 참여해 관심을 모았다. 또 키즈스크린 서밋은 일반 컨퍼런스와는 다르게 참가 바이어와의 일대일 매칭을 주선하는 스피드 피칭을 진행하고 있다. 개별적으로 만나기 힘든 업계 대표와 짧은 시간이지만 면대면 대화를 진행하는 점 때문에 한국 업체들에게 높은 호응을 받았다. KOCCA는 키즈스크린 서밋 주최측과 협의해 내년 행사부터 한국 업체들만을 위한 자리를 별도로 마련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