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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층체계/커뮤니케이션

세계인의 소통 공간, ‘소셜 미디어’의 세계 잘 알면 ‘약’… 잘 모르면 ‘독’

세계인의 소통 공간, ‘소셜 미디어’의 세계 잘 알면 ‘약’… 잘 모르면 ‘독’ 2010년 07월 23일(금)

최근 미국 조달청(GSA)과 미연방공무원 노조(NFFE)는 소셜 미디어(social media)를 놓고 치열한 설전을 벌이고 있다.

미국 페더럴 타임즈가 15일 보도한 바에 따르면, 미 GAS 측은 “그동안 업무 활성화를 위해 소셜 미디어 기술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왔으며, 특히 노조와의 협상에 있어 큰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NFFE 측은 정반대의 주장을 펴고 있다. GSA 측이 소셜 미디어를 직원 해고를 위한 수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NFFE는 “GSA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직원들의 솔직한 견해가 표출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으며, 소셜 미디어를 통해 솔직한 의견들이 표출된다면 해고의 가능성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GSA와 NFFE가 격한 논쟁을 벌이고 있는 소셜 미디어란 인터넷에서 일반인이 주도하는 개방적인 매체를 말한다. 1세대 매체라고 할 수 있는 매스 미디어의 경우 주로 언론사가 독점적으로 독자들과의 소통을 주도해 왔다면, 2세대 매체인 소셜 미디어는 그 반대다.

페이스 북, 한국 등 동방진출 선언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일반인들은 스스로 매체를 주도하면서 서로 간의 쌍방향 소통을 확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셜 미디어가 전 세계인으로부터 사랑받는 미디어로 급속히 자리매김하고 있다. 사용자들이 전 연령대에 걸쳐 고루 분포돼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를 활용하는 사람들 역시 급증해 유튜브가 20억 명, 페이스북이 4억7천만 명, 트위터가 1억6천만 명을 헤아리고 있다.

▲ 자료: 삼성경제연구소 

유튜브가 2005년, 페이스 북과 트위터가 각각 2006년에 활동을 시작한 것을 감안하면, 유례가 없을 만큼 빠른 확산 속도다. 소셜 미디어의 확산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세계 최대 온라인 소설 네트워킹 서비스망(SNS)을 구축한 페이스 북은 그 영향력을 아시아 쪽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지난 6월 22일 영국 파이낸셜 타임즈에 따르면 페이스 북의 마크 주거버거 창업자 겸 CEO는 최근 프랑스 남부 칸에서 열린 라이온스 광고 페스티벌에 참석, 기조연설을 통해 “앞으로 한국과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개국으로 행보를 강화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마크 주거버그 CEO는 “이것이 개별 국가에서 특정 사업에 진출하는 첫 번째 사례가 될 것”이라며, “이번 전략이 성공을 거둘 경우 10억 명의 사용자를 확보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는데, 이로 인해 SNS 부문에서 영향력을 갖고 있던 일본의 믹시(Mixi), 중국의 텐센트 QQ, 러시아의 흐콘탁테(Vkontakte) 등이 잔뜩 긴장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많은 기업들이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을 매우 적절히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북미지역 저가 항공사인 제트블루(JetBlue)는 2007년 소셜 미디어를 통해 큰 성과를 거뒀다.

덴버 공항에 일찍 나온 고객이 “짐을 부치려 하나 카운터에 직원이 없다”고 트위터에 올리자 제트블루는 이를 본 후, 즉각 고객의 문제를 해결한 후 조치한 내용을 트위터에 올렸다. 누군가 트위터를 주시하고 있었다는 이야기다.

트위터에 저가 항공권 공지한 후 전량 매진

제트블루의 활약(?)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편도 항공료가 9달러에 불과한 이벤트 상품을 판매한다는 내용을 아침 일찍 트위터에 공지했다. 이 소식이 트위터를 통해 급속히 확산되면서 2만4천명의 신규 팔로워가 생겼고, 당일 저녁 6시에는 대부분의 관련 상품이 매진되는 흐뭇한 결과를 가져왔다.

이 같은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소셜 미디어의 독특한 네트워크 때문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최근 소셜 미디어에 대한 흥미 있는 분석을 시도했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자신과 친분이 없는 사람과의 관계도 가능하기 때문에 콘텐츠 확산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

▲ DellOutlet의 트위터 계정 

대부분의 소셜 미디어 이용자들이 전송받은 콘텐츠를 한 시간 안에 재전송하는 경향을 갖고 있는데, 특히 트위터의 경우는 훨씬 더 빠른 경향을 보이고 있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10분 이내의 재전송이 35%, 1시간 이내의 재전송이 55%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이는 손쉽게 콘텐츠 확산이 가능하도록 한 시스템, 즉 ‘작은 세계 네트워크(small world network)’ 시스템 때문이다. ‘작은 세계 네트워크’란 많은 구성원들이 있지만 불과 몇 명만 거치면 다른 구성원과 연결이 가능한 관계구조를 지칭하는 말로, 트위터의 경우 4명만 거치면 어떠한 사용자들과도 소통이 가능하다.

소셜 미디어에서는 한 번의 콘텐츠가 단발에 그치지 않고, 그 영향력을 계속 확대할 수도 있다. 동서식품의 맥심 T.O.P 커피광고가 그 예인데, 원작의 로맨틱한 분위기를 개그 분위기로 반전시킨 UCC(User Created Contents)가 놀이처럼 성행하면서 지속적인 구전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매스 미디어의 경우 그 영향력이 통상 자국 중심으로 이뤄지는 반면, 소셜 미디어의 경우는 특정한 사회집단에 머물러 있지 않고 소통이 쉽지 않은 다양한 집단으로 확산이 가능하다. 이 같은 특성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국가와 계층을 넘어 다양한 대상에 콘텐츠를 확산시킬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다.

이 같은 특징들은 기업들로 하여금 돈을 별로 안 들이고 광고가 가능하도록 절호의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이탈리아의 명품 패션 브랜드 돌체앤가바나는 2009년 가을 패션쇼에 4명의 블로거를 초청, 그들의 감상소감을 블로그와 트위터에 올리도록 함으로써 전 세계 패셔니스트들로부터 열띤 반응을 얻었다.

호주 리바이스는 자사 청바지 모델의 위치정보를 트위터에 남기고, 모델들을 찾아낸 참여자에게 해당 청바지를 선물하는 이벤트를 통해 참여자들로부터 ‘스타일리시한 리바이스다운 이벤트’란 명예스러운 반응을 얻었다.

델 컴퓨터 경영진 블로거에게 직접 사과

미국의 영향력 있는 블로거 제프 자비스는 자신이 구입한 델 컴퓨터 수리과정에서 겪었던 여러 불만들을 자신의 블로그에서 생생하게 밝혔다. 제프의 글이 화제가 되면서 온라인 미디어를 거쳐 신문에까지 보도되고, 델 컴퓨터 경영진은 제프 자비스에게 직접 사과를 해야 했다.

▲ 친구 10명과 절교하면 와퍼 햄버거를 주겠다는 와퍼 햄버거 광고. 페이스 북에서 입소문을 타고 25만 명의 친구를 절교시켰다. 

버거킹은 2009년 페이스북에서 10명의 친구들과 절교하면 무료로 햄버거를 주겠다는 이벤트(Whopper Sacrifice)를 진행했다. 이 소문은 젊은층을 중심으로 급속히 퍼져 나갔다. 열흘 만에 약 25만 명이 절교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지만, 와퍼 햄버거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

이처럼 소셜 미디어의 영향력이 확대되면서 주요 기업들은 전담팀을 구성하는 등 적극적으로 대응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구글은 광고 플랫폼인 애드센스, 지도 서비스인 구글맵스, 사진∙동영상 서비스인 구글이미지 등 주요 서비스별로 각기 다른 전담 팀과 트위터 계정을 운영하고 있다.

포드는 디지털 마케팅 전문가를 소셜 미디어 운영팀장으로 영입했으며, 썬마이크로시스템스는 전 임직원의 기업 블로그 활동을 적극 장려하면서 고객, 협력업체, 개발자 등과의 교류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전 직원에게 소셜 미디어 활용을 권장해온 IBM은 소셜 미디어 활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작성해 자사 홈페이지까지 외부와 공유토록 하고 있다. 국내 업체인 대한항공도 2009년부터 페이스북, 트위터, 미투데이 등의 다양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실시간 소통을 시도하고 있다.

1990년대 초반부터 매스 미디어를 통해 B2B 업체로의 강력한 브랜드를 구축했던 인텔은 최근 기업 블로그를 중심으로 트위터(팔로워 2만명), 페이스 북(친구 12만5천명), 디그(Digg), 유튜브 등을 서로 연동시키면서 주요 콘텐츠를 공유하고 있다.

향후 소셜 미디어의 흐름이 어떻게 변해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지금 상황에서 소셜 미디어가 개인과 개인, 개인과 집단, 집단과 집단에 이르기까지 라이프 스타일을 크게 바꾸어놓은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소셜 미디어에 진화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7.2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