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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전문가칼럼] ‘KMS는 ( )다’

[전문가칼럼] ‘KMS는 ( )다’
2010년 07월 18일 (일) 19:47:59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
 

얼마 전 20여년간 기업을 분석하고 취재해 온 전문가에게 물었다. 잘 되는 기업과 잘 되지 않는 기업의 차이점이 뭐라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그는 그 둘의 차이점은 한마디로 ‘마인드 차이’라고 답해 주었다. 경영진의 마인드, 직원들의 마인드 등 잘 되는 기업은 공통적으로 경영진과 직원이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갖고 같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렇듯 성공하는 조직의 마인드는 어떻게 형성되는 것일까. 감히 단언해 보자면, 이는 기업의 조직문화에서 비롯된다고 할 수 있다.

예전에는 한 명의 천재가 만 명을 먹여 살린다고 할 정도로 개개인의 능력이 중시되었다. 하지만 지금은 개인의 업무 능력보다 창의 조직, 조직의 창조적인 협력이 더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다. 이러한 패러다임의 변화 속에 지식관리시스템(KMS)의 역할과 방향이 재정립되고 있다.

창의라는 것은 어쩌다가 그냥 그렇게 툭 튀어나오는 게 아니다. 상명하달식의 몇몇 사람에 의한 경영이 아니라 같이 일하는 방식에서 창의의 문화가 형성되는 것이다. 나 혼자 쉬쉬하며 일하는 것보다 서로 도우며 협업하다 보면 더 좋은 방식이 떠오르고 개선점을 찾아 하나하나 개선해 나가면서 진화하는 것이다.

조직 내 일하는 방식과 문화를 바꾸는 데 보조 도구 역할을 하는 것이 KMS다. 초기의 KMS가 단순히 조직 내 지식을 모으고 공유하는 데 주력했다면, 최근의 KMS는 지식을 기반으로 비정형 정보를 통합하고, 조직 안팎의 커뮤니케이션, 협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지원하며 ‘일하는 방식’의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들은 흩어져 있는 비정형 정보를 통합하고 모으는 추세로 가고 있다. 하지만 물리적으로 비정형 정보를 통합한다고 그 조직의 성과와 발전이 이뤄지지는 않는다. 조직의 목표 달성을 위한 지식과 깨달음(지혜)이 흐르게 하고 비정형 정보를 통합해야 탄탄한 구조를 갖추게 되는 것이다.

일찍이 많은 기업들이 일본의 자동차 회사 도요타생산방식을 벤치마킹하고 그렇게 해보고자 많은 시도를 했으나, 정작 성공한 기업은 거의 없다. 이에 대해 일본 도쿄대학교의 한 교수가 우리에게 일침을 가했다.

“도요타의 생산방식을 도입하려는 기업은 아주 많으나, 그 성과를 얻은 기업은 거의 없다. 그 이유는 이러한 생산방식을 가능하게 하는 종업원의 마음가짐과 조직문화를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일화가 있다. 어느 나라열매가 아주 많이 맺히는 과실수가 있었다. 한 상인이 저것을 가져다가 자기 농장에 심으면 대박이 나겠다 싶은 생각에 몇 가지를 검토한 후 비싼 돈을 치르고 그 나무를 가지고 와서 자기 땅에 심었다.

그런데 그 나무는 불행히도 다음 해에 너무나 조그마한 열매가 몇 개 열리더니 곧 시들어 죽고 말았다. 다시 그 나라에 가서 이유를 물어보니, 자기들은 올해도 전혀 문제없이 풍성한 열매를 얻었다고 한다. 결국 이리저리 원인을 살펴보니 나무는 정말 그 나무가 맞았으나 토양이 문제였던 것이다. 상인은 돌아와 여러 시도 끝에 그 나무에 맞는 토양을 일구고 나서 다시 나무를 심어 보았다. 그 다음해 그 나무는 풍성한 열매를 맺었다고 한다.

오랫동안 쌓아 놓은 중요한 비정형 데이터를 통합하는 것은 현대 기업의 필수 코스다. 하지만 나무가 열매를 맺기 위해 토양이 중요한 것처럼 비정형 데이터를 받쳐줄 기업의 문화, 조직원들의 마인드, 마음가짐의 토양 없이는 시들어갈 수밖에 없다.

문화라는 것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중요한 것은 ‘문화’가 기업의 가치창출하는 핵심 요소라는 확신이 든다면 그 확신을 가지고 끝까지 ‘되게 하는 것’이다.

그래서 KMS는 단순한 껍데기만으로 가치를 창출할 수 없다. 비정형 데이터 통합의 열매와 꽃을 피우는 데는 가장 중요한 토양을 형성하는 컨설팅과의 조합이 중요하다. 컨설팅과 함께 지속적인 변화관리가 이루어지고 성공적인 조직 문화를 이끌어갈 수 있을 때, KMS가 조직 내 꼭 필요한 가치를 창출하는, 끝까지 ‘되게 해야 하는’ 핵심 요소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KMS는 ( )다.’ 이 괄호 안에 독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의 KMS는 무엇인지 넣어보자. KMS가 모든 조직의 올바른 토양이 되고 꼭 필요한 존재가 되길 바란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khhkhh@kcub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