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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전문가

아이폰4 출시 연기 ‘왜 한국만’…KT는 알고있다

아이폰4 출시 연기 ‘왜 한국만’…KT는 알고있다
by 주민영 | 2010. 07.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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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4의 2차 출시 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됐다. 애플이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라고 설명한 반면, 방통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에서는 애플이나 KT가 형식등록을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양측의 설명이 엇갈리면서 각종 의혹이 난무하는 상황이다.

steve jobs 20100716

스티브 잡스가 16일 아이폰4의 안테나 결함 문제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는 16일(현지시간) 기자간담회가 끝날 무렵 아이폰4의 2차 출시 국가가 당초 예정된 18개 국에서 한국을 제외한 17개 국으로 결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당초 예정과 달리 한국이 제외된 이유로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 때문이라고 짧게 설명했다.

아이폰4의 7월 출시를 기다려왔던 소비자들로서는 아이폰4의 안테나 결함 관련 소식보다 출시 연기 발표가 더 충격적인 소식이었다. 지난달 열린 애플 세계개발자컨퍼런스(WWDC) 2010에서 애플은 7월 중에 한국을 포함한 18개 국에서 2차 출시를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스티브 잡스가 출시 연기 사유로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를 꼽으면서 정부에서 승인을 해주지 않은 이유를 두고 많은 의혹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한국 정부가 국내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폰4의 승인을 지연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 “갤러시S의 판매를 늘리기 위해 막고 있는 것이 아니냐”며 음모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KT는 18일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형식등록을 준비하는 시간이 좀 더 길어지고 있다”고 해명하며, “1, 2개월 내에 아이폰4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준비가 늦어진 사유에 대해서 구체적인 설명이 없었고,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라는 애플의 입장과 큰 차이가 있어 논란을 잠재우기에는 불충분했다. 또한, 형식등록을 KT가 준비하는 것인지, 애플이 준비하고 있는 것인지, 책임 소재도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

논란이 확산되자 방통위에서 직접 해명을 하고 나섰다. 이태희 방통위 대변인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애플과 어떤 국내 이통사도 한국 정부에 아이폰4 출시를 위한 승인을 요청한 사실이 없으며, 참고로 애플은 지금까지 아이팟과 아이폰 3GS의 인증을 직접 신청해왔다”고 밝혔다.

방통위의 주장대로 전파연구소에는 아이폰4의 형식등록이 접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따라서 이번에 유독 한국에서만 아이폰4의 출시가 연기된 것은 스티브 잡스의 표현처럼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라기 보다는, KT 혹은 애플이 한국에서 출시 일정에 맞춰 형식등록을 준비하지 못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 보도에서는 KT가 진행한 아이폰4의 망 연동 테스트와 품질 테스트 시간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형식등록 신청도 늦어졌다고 했는데, 이것이 18개국 가운데 유독 한국에서만 출시가 연기되어야 할 합당한 사유라고 보기는 어렵다. 또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장이 밝힌대로 “아이폰4를 출시한다는 입장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면 형식등록을 품질 테스트 이후로 늦춰야 할 이유도 없다.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아이폰3GS는 국내 출시가 확정되기도 전인 지난해 7월 애플이 직접 형식등록을 마친 바 있다.

그 동안 KT는 여러 매체에서 아이폰4의 출시 연기설을 제기했음에도 불구하고, 7월에 출시하겠다는 당초의 입장에 변동이 없다고 수 차례 강조해왔다. 그러나 이번에 2차 출시 대상인 18개 국가 가운데 유독 한국에서만 출시가 지연되면서 KT의 책임감 있는 해명이 필요한 시점이다.

특히, KT가 나서서 아이폰4의 형식등록을 진행하는 것인지, 아니면 애플이 직접하고 있는 것인지 책임 소재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으며, 스티브 잡스가 한국 정부의 승인 문제라고 밝힌 배경은 무엇인지, 또한 형식등록을 지금까지 신청하지 않은 이유는 과연 무엇인지 하나 하나 구체적으로 설명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