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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시대 적응 못해…글로벌 기업 맞나?

LG전자 시대 적응 못해…글로벌 기업 맞나?  
  
최정호 기자  

지난 7월6일 LG트윈타워에는 재미있는 일들이 벌어졌다. LG그룹은 위기설에 휘말려 구본부 LG 회장이 해결을 위해서 나섰다. 최근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LG그룹의 핵심 기업인 LG전자, 남용 부회장은 위기를 탈출해야 한다며 해결책을 강구하고 나섰다. 그리고 LG트윈타워 앞에는 반LG전자를 외치는 소모임 운영자가 ‘1인 시위’를 했다. 재미있는 광경이었고 LG전자로서는 최악의 하루였다. 그날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구본무 LG회장은 서울 LG트윈타워에서 열린 LG최고 경영자와 경영진 300여 명이 참석해 열린 7월 임원세미나에서 “올 상반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사업도 있고 어려움을 겪는 사업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려워진 사업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리더들의 역할이 중요하다 위축하거나 조급해 하지 말고 경영진 중심으로 가장 중요한 일에 조직 전체의 힘을 모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LG전자는 뭘 했나?

세계 휴대폰 판매 2위인 삼성전자의 경우 아이폰에 패하기는 했지만, 스마트폰 옴니아로 아이폰과 맞섰다. 그 결과 삼성전자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이라는 새로운 휴대폰을 알리는 데 성공했다. 아이폰4의 등장으로 삼성전자는 ‘갤럭시’를 선보이며 대응하고 있다. 국내 휴대폰 제조사인 팬택의 경우도 안드로이드 OS 체제인 ‘시리우스’를 선보였다. 팬택은 국내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2위를 기록하며 LG전자를 앞섰다.

LG전자는 마이크로소프트사와 손잡고 윈도모바일 스마트폰 개발에 집중했었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OS 탑재 스마트폰으로 시장이 바뀌자, 뒤 늦게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시장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경쟁사에 비해 대응이 늦었고, 구 버전의 안드로이드OS를 탑재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뺐지 못했다.

앞으로 LG전자는 글로벌 전략 폰인 ‘옵티머스 원 위드 구글’로 성장 모멘텀을 구축하고 이와 동시에 휴대폰과 TV 분야에서 각각의 제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콘텐츠&서비스 차별화에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계획이라고 한다.

남용 부회장 경영 낙제?

전문가들은 “PDF폰에서 초기 스마트폰들은 윈도모바일을 기반으로 제조됐으나, 윈도모바일이 오류가 많았기 때문에 안드로이드 OS로 옮겨갔다”고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LG전자는 윈도모바일을 고수했다. 경쟁사인 삼성전자가 자체 OS개발에 지속적으로 투자, ‘바다’라는 OS를 만들어내고 해외 OS개발 업체에 투자도 하고 있는 데에 비해 LG전자의 모습은 상당히 소극적인 모습이다.

일각에서는 남용 부회장의 경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일부 언론보도에 의하면 “LG전자는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달성했음에도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2008년과 같은 1조7000원으로 동결했다”라는 것을 문제 삼고 있다. 이유인 즉, 지난해 말 스마트폰인 아이폰의 파급력을 보면 스마트폰 개발에 최대한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 데 연구개발 투자비용을 동결하면 스마트폰과 각종 재품들 개발에 큰 비중을 두지 않을 것이라 거다.

그동안 LG전자가 출시하는 제품들은 스마트폰 보다는 일반 휴대폰에 많이 치중돼 있었다. 물론 일부 스마트폰을 선보이기는 했지만 소비자들의 반응은 싸늘했다. 최근에서야 글로벌 전략 스마트폰을 출시했을 뿐, 세계 휴대폰 판매 3위 기업다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이에 대해서 LG전자 관계자는 “연구개발 투자비용 동결의 건은 근거 없는 말이다”면서 “세계 경제 위기로 인해 만은 기업들이 긴축제정에 들어가고 있는 상태이며, LG전자의 경우도 많은 비용들을 감축시키고 있으나 연구개발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동결한 거라 그 의미 자체가 다르다”라고 말했다.

AS시스템도 낙제?

글로벌 기업 LG전자에 도전장을 던진 이가 있다. 인터넷 상에 ‘LG전자 AS피해자 모임’이라는 소모임을 만들고 서울 LG트윈타워 빌딩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는 이아무개다. 그는 올해 초 LG전자 휴대폰을 사용했다. 인식 오류 업그레이드를 받은 후부터 휴대폰이 아무 이유 없이 꺼지는 상황이 발생해 서울 종로에 새로 개점한 AS센터를 방문 수리를 의뢰했다. 담당 기사는 “이상이 없고 불편하다면 휴대폰 소프트웨어를 재설치해 주겠다”고 해 이 아무개는 담당 기사가 시키는대로 했다. 하지만 이 아무개는 해당 휴대폰이 또 다른 문제로 고장이 나자 화가 치밀어 올라 인터넷과 일부 언론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그러자 해당 AS센터는 “인터넷 상 글을 지워 달라고 요구하면 메인보드를 교체해 주겠다”고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사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우리가 잘못한 게 있다면 정말 사과할 문제다. 또한 해당 AS센터에서 거듭 사과한 것으로 알고 있고 메인보드 교체 건은 기사와 고객의 개인적인 문제다”라고 말했다.

현재 이 소모임은 개설한지 얼마 되지 않아 가입자 수가 900명이 넘었다. 현재 이아무개는 NGO단체와 민주노동당 등과 협조해 소비자 운동을 전개할 태세다. 이아무개는 “기업이 자신을 블랙 컨슈머(악질 소비자)로 바라보는 게 힘들지만, 이 문제와 관련해 소비자 운동을 폭넓게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 카페에 대해 “인터넷 시대라 발언하는 루트가 많아지고 있다”면서 “규정과 원칙대로 AS를 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praysee@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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