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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연주하는 그대, ‘디지털 풍류’ 아시네요

아이폰 연주하는 그대, ‘디지털 풍류’ 아시네요

한겨레 | 입력 2010.02.15 19:20

[한겨레] 악기 배우기에도 'IT 바람'

게임·애플리케이션 등 다양

강습과 작곡·녹음까지 가능

회사원 최유진씨는 최근 오카리나 배우기에 빠져 있다. 진짜 오카리나가 아니라 스마트폰을 쓰면서 구매한 1달러짜리 오카리나 연주 프로그램을 통해서다. 처음엔 '전화기 버튼을 조작해서 내는 소리가 오죽하겠어' 했던 최씨였지만, 실제로 연주를 해보고 다른 이들의 연주를 감상하면서 청아한 음감과 조작법에 놀라고 있다. 단지 손가락을 움직여서 음을 누르는 것만이 아니라, 숨을 불어넣어서 소리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고 높낮이가 다양한 음을 낼 수 있어 실제 악기 못잖은 효과가 난다. 아이폰에서 전세계 오카리나 연주자들의 음악을 듣고 있으면, 이거 하나 제대로 배워두면 어느 자리에서나 돋보이는 '개인기' 하나 장전하는 셈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소프트웨어가 등장하면서 악기를 즐길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열리고 있다. 음악 연주 타이틀이 있는 게임기를 구입하거나 컴퓨터·스마트폰을 잘 활용하면 개인교습이나 학원에 가지 않고도 악기를 다루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진짜 악기에서 나오는 악기마다 고유한 소리와 울림과는 다르지만 만져보기 힘들던 악기를 간편하게 체험할 수 있어, 실제 악기를 가까이할 수 있는 계기도 될 수 있다.

■ 콘솔 게임 손가락 조작이 아니라 실제 사람의 몸동작을 이용한 게임을 만들고 있는 닌텐도 위(Wii)에서 최근 내놓은 음악게임 '위 뮤직'으로는 다양한 악기의 특성과 연주 원리를 배울 수 있다. 피아노나 드럼 연주는 양손에 쥔 컨트롤러를 내리치면서 소리를 내며, 기타나 첼로 같은 현악기는 현을 퉁기거나 활을 켜는 몸짓으로 연주를 한다. 밸런스 보드가 있으면 드럼 연주 때 발을 이용해 연주를 할 수 있다. 60개 넘는 악기를 연주할 수 있어서, 오케스트라에서 쓰이는 다양한 악기의 모습은 물론 각 악기가 어떠한 연주법을 통해 고유의 음색을 내는지를 익힐 수 있다. 아이들이 좋아할 수 있는 리듬게임이 여러 종 들어 있어 음감이나 리듬감 등을 익힐 수 있다. 컨트롤러 개수에 따라서 4명까지 동시에 합주나 게임을 할 수 있어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즐길 수 있다.

'기타 히어로'는 실제 전자 기타와 유사한 전용 컨트롤러를 이용한 게임으로 플레이스테이션2와 엑스박스 등과 연결해 사용할 수 있다. 기타와 같은 컨트롤러를 들고 실제 기타를 연주하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며, 메탈리카·롤링스톤스 등 유명 기타연주자들의 록음악을 70곡 이상 연주할 수 있다. 한글화가 돼 있지 않아 국내 이용에는 제약이 따르나 영미권에선 최고의 게임으로 선정되며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실감형 악기연주 게임'이다.

■ 온라인 게임 와이디(YD)온라인의 '밴드 마스터'는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온라인 음악연주게임이다. 피아노·트럼펫 등 6개 악기를 리듬에 맞춰 키보드 자판을 누르며 놀이도 하고 리듬감도 익힐 수 있다.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과 악기를 고른 뒤 지시가 화면 위에서 아래로 떨어지는 순간 키보드 자판을 누르는 방식이다. 이용자가 다른 게이머들과 합주와 게임을 할 수 있고 자신만의 음악을 작곡할 수도 있다. 과제 수행과 경쟁이라는 게임의 요소에 음악 고유의 리듬감과 화음이 결합한 게 온라인 음악게임의 특성이다.

■ 교습 프로그램 '가라지 밴드'는 애플의 맥 컴퓨터에 기본 제공되는 아이라이프 소프트웨어의 하나로, 초보자에서 전문 연주자까지 활용 범위가 넓은 악기 연주교습, 작곡, 녹음, 믹싱 프로그램이다. 피아노·기타·키보드 등의 악기를 다룰 수 있도록 체계적인 연주법을 안내해준다. 특히 유명 연주자가 직접 연주법을 지도하는 기능이 있으며, 아이튠스 스토어에서는 좀더 많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연주강좌'를 판매하고 있다. 다양한 효과 및 창작 지원기능이 들어 있어 악기 연습용만이 아니라 인디 뮤지션이 작곡과 녹음, 믹싱을 할 수 있는 환경이 지원된다.

■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애플의 앱스토어에는 '오카리나 연주'처럼 아이폰의 멀티터치와 중력감지 센서, 마이크와 스피커 기능을 활용한 다양한 악기 연주 애플리케이션들이 유·무료로 올라 있다. 다양한 종류의 악기 연주 애플리케이션들이 무료 또는 1~4달러로 판매되고 있다. 앱스토어에서 인기가 높은 오카리나 연주를 개발한 미국 미시간대 게오르크 에슬 교수는 학생들과 함께 스마트폰을 이용한 다양한 악기연주 프로그램을 만들어 휴대전화 오케스트라를 만들어 연주를 하기도 했다. 앱스토어에는 연주자들에게 필요한 메트로놈이나 음조정을 위한 튜너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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