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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매체의 홍수, 아직 갈 길 멀다 입체영상의 원리와 한계, 그리고 미래

3D 매체의 홍수, 아직 갈 길 멀다 입체영상의 원리와 한계, 그리고 미래 2010년 06월 22일(화)

‘3D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요즘 흔히 3D(3-dimension)라 부르는 3차원 입체 영상이 각종 콘텐츠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극장에서는 3D 영화라는 표시와 3D 영화 관람용 안경을 나눠주는 모습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는 3D시장을 활성화 시키는 시발점이 됐다. 
특히 지난 2009년 12월에 개봉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영화 ‘아바타(Avatar)’가 3D 촬영 기법으로 크게 주목을 받았고, 그 사이 많은 영화들이 3D 표시를 달고 줄줄이 개봉됐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만 약 5개의 3D영화가 개봉될 예정이다. 영화 뿐 아니라 이번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FIFA와 SONY가 손을 잡고 25개 경기를 3D로 제작하기로 해 3D TV가 날개 돋힌 듯이 팔리고 있다.

이렇게 각광받고 있는 3D 입체 영화가 최근에 발명된 것은 아니다. 무려 170년 전인 1838년, 영국의 과학자 찰스 휘트스톤에 의해 시도된 3D영화가 극장에서 최초로 상영된 것이 1935년의 일이다. 다만 그동안은 셀로판지로 된 안경을 써야 하는 불편함과 어지럼증 유발, 부족한 촬영도구와 기술 등으로 대중적 인기를 얻는 데 실패했던 것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달로 이제 3D 산업이 본격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추세다. 2차원 평면 스크린에 3차원의 입체적인 영상을 담는 것은 매우 복잡한 작업으로 보이지만 사실 그 원리는 의외로 간단하다.

눈이 두 개? 카메라도 두 개!

인간이 사물을 입체적으로 인지하는 이유는 두 개의 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두 눈은 약 6.5cm정도 떨어져 있기 때문에 좌우 각 한쪽 눈으로 사물을 번갈아 가며 보면 약간 다른 방향에서 보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 충전식 액티브안경, 입체감을 느끼기에 가장 좋다. 
이렇게 본 두 개의 다른 영상을 뇌에서 조합해 하나의 입체 영상으로 인식하는 것이다. 한쪽 눈을 감으면 두 펜의 꼭지를 맞추기 힘든 것도 두 눈이 입체감과 거리감을 갖게 하기 때문이다. 3D 입체영상은 이런 인간의 눈을 그대로 옮겨 놓았다고 할 수 있다.

두 눈이 사물을 보는 것처럼 촬영 카메라도 두 개를 사용한다. 약간의 간격을 둔 두 개의 카메라로 촬영해 얻은 두 개의 영상을 3D 영사기로 스크린에 비춘다. 각기 다른 영상을 비췄기 때문에 맨 눈으로 보면 영상이 겹쳐 보인다.

눈에서 받아들인 시각 정보는 그대로 뇌에 전달되어 조합을 마친 뒤 인식되지만 촬영된 영상은 조합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3D 영상을 감상 할 때 특수 안경을 착용해야 한다.

좌우에서 촬영한 두 개의 영상을 특수 안경이 좌우에서 각각 따로 받아들인다. 좌측 영상은 좌측 눈에, 우측 영상은 우측 눈에만 들어오는 것이다. 이 시각 정보를 뇌에서 조합해 하나의 입체 영상으로 인식하게 된다.

특수 안경에도 몇 가지 종류가 있는데 그 중에서 각광 받는 것은 편광 방식 안경과 액티브 안경이다. 처음에는 푸른색과 붉은색 셀로판지가 붙어있는 안경을 사용했는데, 셀로판지의 색과 영사된 영상의 색 농도가 잘 맞지 않으면 어지럼증을 유발하기도 하며 두 눈의 색상에 차이가 나는 등의 문제로 오랫동안 영화를 보기엔 적절치 않았다.

하지만 요즘 이용되는 안경은 빛의 편광 현상을 이용한 것이다. 일정한 방향의 빛만 들어올 수 있는 편광 렌즈를 그 축이 다르게 하여 좌우 렌즈로 사용한다. 그리고 두 영상을 편광 된 방향에 맞춰 각기 다른 일정 방향의 빛만 사용해 영사하는 것이다. 그러면 두 눈이 각 렌즈에 편광되어 들어오는 한 쪽 영상만 받아들여 실제로 눈 앞에서 보는 것처럼 인식된다.

또는 안경에 액정이 달려있어 1초에 60번씩 점멸해 각기 다른 영상이 번갈아 들어오게 하는 액티브 안경도 많이 이용된다. 액티브 안경이 좀 더 고가이기 때문에 분실 우려가 있는 극장에서는 편광  안경을 주로 사용한다.

하지만 액티브 안경은 눈을 더 편안하게 해주고 입체감을 보다 효과적으로 느끼게 하기 때문에, 3D TV의 경우엔 액티브 안경을 많이 택하고 있다.

3D 매체의 홍수, 아직은 갈 길이 멀다


영화 아바타를 시발점으로 3D는 우리 주변에서 널리 이용되고 있다. 개봉한 영화 중 절반 정도가 3D 영화이며, 그 비율은 앞으로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3D TV 또한 구매자가 많아지면서 안방에서도 얼마든지 3D 영상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3D영상 콘텐츠가 많지 않고 방송국에서도 3D 촬영 기술이 활성화 되지 않았기 때문에 3D 영화를 집에서 감상하는 용도로만 사용되고 있다.

▲ 레이저 광선이 물체에 반사된 것과 아닌 것으로 나뉘어 간섭 현상을 일으킨다. 
특수 안경도 문제가 된다. 집에서 편안히 TV를 보려는데 몇 시간 동안 특수 안경을 쓰고 있기는 여간 불편한 일이 아니다. 더구나 이미 안경을 착용하고 있다면 더하다. 그래서 이 특수 안경의 원리를 TV 화면에 부착해 안경 없이도 감상 가능한 TV가 개발됐지만 안경을 사용하는 것에 비해 입체감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TV에 이어 3D 게임도 등장했으나 장시간 감상시 눈이 피로해진다는 문제점이 있다.

이처럼 3D 영상 제작에는 걸림돌도 많고 고가의 장비와 높은 기술력이 동반돼야 하기 때문에 양질의 작품이 나오기가 쉽지만은 않다. 실제로 아바타 이후 많은 3D 영화들이 줄지어 개봉했지만, 개중에는 ‘자막만 3D였다’는 의견이 나올 만큼 입체의 빛을 보지 못한 것들도 있었다.

진정한 3차원의 세계, 홀로그램 3D

기술의 발달로 인한 3D 영상의 부흥에도 불구하고 특수 안경 착용과 눈의 피로 등은 단점으로 남아 있다. 게다가 양안시차를 이용한 3D 영상은 3차원처럼 보일 뿐, 결국엔 2차원 스크린에 반사돼 나오는 평면 영상인 것이다.

하지만 홀로그래피라는 기술을 이용한다면 영화에서나 보던 공중에 떠 있는 3차원 영상을 감상할 수도 있다. 홀로그래피는 빛의 경로 차이로 인한 간섭 현상을 이용해 입체 영상을 만드는 기술을 말한다.

▲ 바로 눈 앞에서 선수들을 볼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 
홀로그래피는 일정한 파장을 갖고 있는 레이저를 이용한다. 레이저 광선을 두 개로 나눠 한 광선은 스크린을 비추고 나머지 한 광선은 사물에 반사된 뒤 스크린으로 들어오게 한다.

그러면 처음엔 같은 광선이었던 두 개의 레이저 빛이 스크린에서 만나게 되는데, 각기 이동해온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위상의 차이가 나게 되고 간섭 현상을 일으킨다. 이렇게 얻은 간섭 효과를 저장한 필름이 바로 홀로그램이며, 이것을 연속적으로 재생하면 영화와 같은 동영상을 얻을 수 있다.

홀로그램 3D 영상은 평면이 아닌 실제 눈 앞에 펼쳐진 3차원 영상으로, 어떤 방향에서나 자유롭게 감상이 가능하다. 이 홀로그래피 기술은 현재 상당히 진척돼 있는 상태이다. 지난 달 30일,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일본이 홀로그램 TV를 2020년까지 상용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2022년 월드컵을 홀로그램으로 방송할 자신감에 차 있다”고 보도했다.

이것이 현실이 된다면 우리는 축구 선수들과 함께 운동장을 뛰는 느낌으로 경기를 감상할 수 있다. 물론 특수 촬영 기술부터 영사 방법과 상용화까지 어려운 점이 많겠지만 단순한 영상을 넘어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홀로그래피 기술은 모든 사람을 설레게 할 것이다.

조재형 객원기자 | alphard15@nate.com

저작권자 2010.06.2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