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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강의한다

3D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로 강의한다 세계 대학들, ‘세컨드 라이프’ 캠퍼스 도입 2010년 06월 18일(금)

1969년 영국 정부에 의해 특별 허가된 오픈 유니버시티(OU)는 영국에서 가장 큰 대학이다. 지금까지 200만 명이 넘는 졸업생을 배출했는데, 이중 15만 여명이 석사과정을, 3만 여명이 박사과정을 마쳤다.

이 학교 학생의 70% 이상이 정규 직장을 다니고 있다. 각기 다른 지역에서 다른 직업을 갖고 있는 많은 학생들을 어떻게 다 가르칠 수 있느냐고 반문하겠지만, 이 학교에서는 큰 문제가 안 된다.

런던 북서쪽으로 75km 떨어진 작은 도시, 밀톤 케인즈에 소재한 단 하나의 대학 캠퍼스에서는 많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하면서도 유연한 교육과정을 24시간 진행하고 있다.

▲ 가상의 세컨드라이프 교육현장 

학생들은 캠퍼스에 직접 찾아와 강의를 듣는 경우도 있지만, 우편이나 전화 강의, 인터넷 강의, 유튜브 강의, 최근 들어서는 인터넷 가상세계인 세컨드라이프 강의를 통해 엄청난 양의 커리큘럼을 거뜬히 소화해내고 있다.

세컨드라이프 강의실 인기 가장 높아

그중에서도 세컨드라이프 강의는 전국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역에 산재해 있는 학생들을 위해 많은 캠퍼스를 지을 수 없는 이 대학 입장에서 3D 영상을 통해 실제 강의실과 비슷한 체험을 전달하는 가상세계의 세컨드라이프 강의실은 인터넷 상의 최고 강의실이라고 할 수 있다.

세컨드라이프란 린든 랩(Linden Lab)이 개발한 인터넷 상의 가상세계로 이 세계에 들어온 사람은 그 안에서 자동차를 탈 수도 있고, 파티를 즐기는 등 일상생활에서처럼 자유로운 활동이 가능하다. 오픈 유니버시티가 이 세컨드 라이프를 핵심 교육 미디어로 채택한 후 3D 영상 등의 첨단 기술을 접목한 것이다.

▲ 가상 캠퍼스의 한 모습 
오픈 유니버시티는 이 세컨드라이프, 가상 캠퍼스를 통해 매 학기 신선한 내용의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가상세계에 들어와 있는 네티즌들에게 이 소식이 알려지면서 해마다 입학을 신청하는 사례가 크게 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오픈 유니버시티는 개교 이래 경험해보지 못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다.

대학 관계자는 세컨드라이프 캠퍼스의 디자인, 콘텐츠, 기능 등을 더욱 강화해 e-러닝에 있어 세계 최고의 강자로 올라서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그동안 대학에서 교육혁신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온 재키 버넷(Jacquie Bennet) 교수는 지금 세계가 놀랄 제 2의 가상 캠퍼스를 만들고 있으며, 2년 후 그 모습을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겠다고 말했다.

대학들이 세컨드라이프 가상 캠퍼스를 이용하는 경우는 오픈 유니버시티만이 아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200여 개에 달하는 유명 대학들이 가상 캠퍼스를 설치하고 교수·학생 간의 원거리 교육을 수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쿄대, ‘세컨드라이프 마을’ 통해 사진 전시회

하버드, 예일, 프린스턴, MIT 등 주요 대학들은 세컨드라이프 캠퍼스를 통해 일부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인터넷 강의를 하고 있는 다른 대학들도 기존의 인터넷 강의를 입체영상의 세컨드라이프 강의로 전환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2009년부터 인터넷 상의 ‘세컨드라이프 마을’을 만들기 시작한 도쿄대학 공공정책대학원은 최근 이 마을을 통해 사진 전시회를 개최했다. 전시회에서는 1년 반 동안 수집한 7천500여 점의 스냅사진, 베스트 포토 사진 등을 전시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가상 세컨드라이프 캠퍼스가 등장했다. 지난 5월 고려대학교는 KIST와 공동으로 청소년 과학교술 행사를 진행하면서 3D 영상의 가상캠퍼스를 선보였다. 고려대는 이 가상 캠퍼스는 고려대 본관을 중심으로 정문, 중앙광장, 100주년 기념관 등을 그대로 복제해 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새로운 정보기기가 등장하면서 새로운 교육 미디어가 등장하고, 이 미디어들을 통해 학교의 개념이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 최근 추세다. 그중에서도 현실에 들어온 듯한 느낌의 입체영상 캠퍼스는 학생들의 관심을 끌어들이기에 충분하다.

그러나 아직도 세컨드라이프 캠퍼스에 대한 개념 정리가 완전히 안 돼 있고, 캠퍼스를 설치하기 위해 많은 비용이 든다는 점 등이 과제로 남아 있다. 특히 한국 대학들의 폐쇄성은 첨단 기술을 대학교육 현장에 적용하려는 노력의 장애가 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 영화 ‘아바타’로 촉발된 3D 열풍은 세컨드라이프 캠퍼스의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린든랩에 따르년 회사가 창립된 1999년 이후 유저 수가 매년 13% 이상 늘어났으며, 전체적인 커뮤니티 분야 하향세에도 불구하고, 유저 수가 계속 늘어나고 있는데, 이용이 늘어나는 만큼 가상 캠퍼스의 개발도 빨라질 전망이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6.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