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콘텐츠/블록체인

3D ‘아바타’ 한국시리즈 시대가 온다

[장윤호의 인사이드 베이스볼]3D ‘아바타’ 한국시리즈 시대가 온다

[
2010.02.01 09:03 | 조회 29353
2010년 새해 최대 화제 중의 하나가 영화 ‘아바타’가 몰고 온 삼원 3D 입체 영화 열풍이다.

2D로 영화를 본 들이 다시 3D로 관람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20세기 폭스 코리아사가 23일 한국에서 ‘아바타’가 외화 사상 최초 1000만 관중 시대를 열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필자는 얼마 전 지인들과의 자리에서 ‘3D 입체 아바타’를 관람하며 느낀 놀라움을 얘기하면서 스포츠 세상에도 이미 ‘3D 입체 시대’가 열려 있다는 것을 말씀 드렸다. 필자가 3D 입체 경험을 TV를 통해 한 것은 지난 해 2월1일(현지 시각) 열린 미 프로풋볼 ‘제43회 슈퍼볼’을 볼 때였다. 당시 하프타임 광고 시간에 ‘드림웍스’사가 제작한 영화 ‘몬스터스 대 에일리언즈(Monsters vs Aliens)’의 예고편과 ‘라이프워터’ 등의 광고가 3D로 방송됐다.

필자는 할리웃에 있는 유니버셜 스튜디오에서 영화 ‘터미네이터’를 특수 제작된 안경을 쓰고 입체로 본 적이 있어 ‘TV 입체 광고가 뭐 그리 특별하겠는가?’라고 섣불리 생각했다. 오히려 피츠버그 스틸러스의 한국계 와이드 리시버, 하인스 워드의 부상 여부와 활약에 관심을 가졌다. 그래서 3D로 광고를 볼 수 있는 안경을 구해 놓지도 않고 있었는데 LA에서 활동 중인 스포츠 칼럼니스트 문상열씨가 꼭 한번 보라고 하나를 전해주었다.

당시 인텔과 펩시 콜라는 슈퍼볼의 3D 광고 이벤트를 위해 무려 1억5000만 개의 특수 안경 제작을 지원해 편의점 등을 통해 무료 배포했다. 안경 테는 종이로 만들어진 평범한 것이다. 그런데 그 안경에 놀라운 매직이 숨어 있었던 것이다.

필자는 슈퍼볼을 보면서 하프 타임 광고 시간에 3D 안경을 쓰고 입체 광고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탄성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마치 TV를 통해 새로운 세상의 한 가운데로 발을 내디딘 느낌을 받았다.

이후 3D 입체에 대한 관심을 가지고 조사를 해보니 이미 미국의 프로스포츠계에서는 3D로 빅 이벤트를 촬영하고 있음을 알았다. 가장 가깝게는 이날 열린 제43회 슈퍼볼 역시 3D로도 녹화된 것이다.

왜 3D로 슈퍼볼을 촬영했을까? 어쨌든 3D는 특수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궁금증을 가지고 전문가들에게 알아보다가 놀라운 대답을 들었다. 이날 3D로 녹화된 제43회 슈퍼볼이 영화로 제작을 마치면 미 전역의 3D 영화 상영관에서 일제히 개봉을 한다는 것이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슈퍼볼’은 단일 경기 이벤트로는 세계 최고의 집중 도를 자랑한다. 미국인들도 슈퍼볼을 현장에서 본 경우 그 티켓을 가보로 간직하며 자랑하다가 후손들에게 물려줄 정도이다. 티켓 값이 엄청날 뿐만 아니라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이다.

그런 여건에서 누군가 착안해낸 것이 3D 입체 영화였다. 슈퍼볼을 3D 입체로 촬영해 영화처럼 방영한다면 열성 팬들이 반드시 찾아올 것으로 판단했다. 피츠버그 스틸러스와 애리조나 카디널스의 제43회 슈퍼볼은 미 플로리다주 탬파, 레이몬드 제임스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가령 비행기로 4시간이 넘는 거리인 LA에 사는 팬들은 더 가보기 어렵다. 스포츠 팬들은 잘 알겠지만 TV를 통해서 보는 것과 현장에서 보는 플레이의 감동은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런데 3D 영화로 슈퍼볼을 다시 본다면 현장에 있는 것과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된다. 음향과 격렬한 몸싸움, 선수들의 거친 숨소리까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2D로 아바타를 본 팬들이 3D로 또 보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이렇게 미국 프로스포츠에서는 ‘3D 입체 영화’로 주요 이벤트를 제작해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펼치며 새로운 수익을 창출해냈다.

3D는 제작 비용이 기존의 2D 보다 최소 30% 이상 더 들어간다. 3D 전용 안경이 있어야 하고 촬영에도 특수 카메라와 시스템을 사용해야 하며 방송 때 역시 영사기 2대 혹은 고속 영사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스포츠 빅 이벤트에서는 시도해볼 만한 작업이 3D 입체 영화이다.

최근 열린 세계 최대 가전 쇼인 CES에서도 3D가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삼성과 LG 역시 3D TV를 대거 출품했으며 2015년이 되면 3D TV의 보급 정도가 25% 가까이 될 것이라는 다소 불가능해 보이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스포츠의 3D 입체 시대는 오는 6월12일 열리는 남아공 월드컵에서 세계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소니’사가 국제 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월드컵 게임에 관한 3D 제작 권한에 관한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로써 3D는 전세계인의 스포츠인 축구 최대의 축제, 월드컵을 통해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될 것이 확실해졌다.

영화 ‘아바타’를 계기로 한국의 문화와 광고, 엔터테인먼트 산업 분야에서 3D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투자가 활발해지고 있다.

그런데 스포츠는 뒷전에 처져 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프로스포츠는 특히 앞서가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팬들의 저변을 확대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는 2월7일(현지, 한국 시각은 8일) 미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개최되는 인디애나 폴리스 콜츠-뉴 올리온스 세인츠의 제44회 슈퍼볼도 곧 3D로 한번 더 팬들을 찾아가게 된다.

언제쯤 프로야구 한국시리즈를 영화관에 3D 입체로 다시 보면서 감동을 받을 수 있게 될 것인가? 요원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현실로 다가 올 날이 멀지 않았다.

/전 일간스포츠 편집국장, MLB 특파원
<사진>영화 ‘아바타’의 선전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