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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아바타⑤]'한국형 아바타' 과연 가능할까?

[1000만 아바타⑤]'한국형 아바타' 과연 가능할까?

이데일리 | 김용운 | 입력 2010.01.22 13:14 | 수정 2010.01.22 14:27

 




[이데일리 SPN 김용운 기자]한국 영화계는 그동안 '디 워', '괴물', '해운대' 등을 성공시키며 컴퓨터 그래픽 기술의 경쟁력을 입증해왔다. 이제는 '아바타'의 흥행으로 3D 촬영이라는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 '아바타'(사진=이십세기폭스)


제임스 캐머런 감독은 '아바타'를 2D로 촬영한 뒤 3D로 전환한 것이 아니라 애초부터 디지털 3D로 촬영했고 완성했다. 때문에 영화계 관계자들은 '아바타'를 "3D 영화의 교과서"라고 정의 내렸다.

영화진흥위원회 기술사업부의 최남석 팀장은 "지난 2~3년간 할리우드에서 '베어울프'나 '폴라익스프레스' 등 대규모 자본이 들어간 디지털 3D 영화를 선보여왔다"며 "그러나 '아바타'는 이전의 모든 3D 영화를 압도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말했다.

'아바타'는 이전 3D 영화의 문제점으로 지적됐던 입체영상의 심도를 균일하게 유지했다. 입체영화 특유의 어지러움을 없앤 것이다. 또한 기술 자체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고, 영화에 적절히 녹여들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완벽한 기술력과 작품성을 보였다는 게 최 팀장의 평이다.

영화평론가 김봉석 씨도 "다른 입체영화와 달리 안경 위에다 입체안경을 쓰고 봐도 두통이 일어나지 않았다"며 "'아바타'의 시각적 충격은 이전의 입체 영화들과 차원이 달랐다"고 말했다.

3D 영상업체인 리얼스코프의 김인기 3D사업본부장은 "향후 '아바타'는 3D 영화의 교과서로 통할 것"이라며 "'아바타'는 현대 영상기술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 '아바타'의 한 장면(사진=이십세기폭스)


그렇다면 한국도 '아바타'와 같은 영화를 만들 수 있을까? 업계 관계자들은 "안타깝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내놨다.

'디 워' 제작에 참여한 영구아트무비의 김민구 조감독은 "'아바타' 같은 영화를 기획, 제작할 수 있는 할리우드의 환경과 자금력이 부러울 따름"이라며 "할리우드와 국내의 자본력 및 기술의 격차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렇다고 한국 영화계가 '아바타'의 흥행독주에 좌절만 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세계적 수준의 IT 인프라와 CG 기술력을 갖춘 한국도 '아바타'가 촉발한 3D 혁명을 주도할 주인공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14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화부')는'아바타' 흥행에 따른 패러다임 전환을 목도하고 있다며 '글로벌시장 진출을 위한 CG산업 육성계획'을 발표했다.

문화부는 "3D 입체영상 제작을 위한 핵심기술 개발 등을 통해 오는 2013년까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을 확보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우리나라의 3D 기술은 할리우드 기술 대비 82.4% 수준. 이 수치를 향후 90% 이상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CG 산업에 21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한국전자정보통신산업진흥회 역시 최근 차세대 3D 기술을 신성장 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차세대 3D산업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하고 지원업무에 들어갔다.

이와 함께 영화계도 발 빠르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올해 촬영에 들어가는 곽경택 감독의 '아름다운 우리'를 비롯해 '연평해전' 등의 영화가 3D 영화를 표방하고 있고, 실사가 아닌 애니메이션 업계도 '뽀로로'와 '둘리' 등을 3D 애니메이션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디 워'를 제작한 영구아트무비는 '디 워'의 일정분량을 3D로 변환시켜 3D 영화에 대한 준비를 하고 있다.

또한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도 차기작으로 준비 중인 '7광구'와 '템플스데이'를 3D로 기획중이다.

윤 감독은 "할리우드는 저 멀리 앞서 달려가는 데 우리는 해본 적이 없다고 넋 놓고 앉아있을 수만은 없다"며 "시행착오가 있겠지만 한국인 특유의 오기와 집념으로 수년 안에 3D 실사영화에서도 나름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