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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컬 /일본

[일본]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진화하는 일본 콘텐츠 업계

| 해외통신원 : 김미림(일본, 게이오대학 미디어커뮤니케이션연구소 연구원)

| 출처 : 

일경 엔터테인먼트사 -「트위터는 엔터테인먼트계를 바꿀것인가?」『일경 엔터테인먼트』 2010.4월 P.168-171

주간 AERA -「기업이 노리는 트위터 머니, 작년말 급증한 진짜 이유」『AERA』 2010.3.15.

산케이신문 2009년 8월 20일 동경 조간

최근 콘텐츠 업계에서는 ‘커뮤니케이션’ 이라는 요소가 콘텐츠의 창조, 진화, 향유의 모든 과정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고 있음

이에 일본의 콘텐츠 업계의 최근의 움직임 중에서 기존 미디어와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를 접목하여 주목받고 있는 몇가지 사례들을 소개하고자 함

 

1. 콘텐츠 업계의 트위터 활용 사례

트위터는 2006년 미국에서 시작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로, 2008년 4월 일본어판 서비스를 개시함

- 영어 단어 ‘지저귀다, 재잘거리다’에서 온 이름처럼 정보나 주변 이야기 등을 한번에 140자 이내의 단문으로 작성하여 인터넷에 발신하는 서비스라는 특징을 가짐

- 트위터의 독특한 기능 중 하나가 팔로우(follow)로 다른 SNS의 ‘친구맺기’나 ‘일촌맺기’와는 달리 친구 신청을 상대방이 허락하지 않아도 관심 있는 상대방을 일방적으로 등록할 수 있음

- 이 경우 상대방의 팔로워(follower)로 등록되어 이후 팔로우 한 상대방이 쓰는 글을 실시간으로 전달받을 수 있음

최근 발표된 일본의 트위터 사용자 속성에 대한 조사에 따르면, 30∼54세 층이 많이 이용하는 경향이 있고, 고연령층의 이용자가 많은 것도 다른 인터넷 서비스와는 차별화된 성향을 보이는 점임

또한, “2채널”이나 “mixi”1) 등의 타 인터넷 서비스의 이용자가 직장인이 많은 반면, 트위터는 자영업자의 이용이 많은 것도 특징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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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채널은 일본의 익명게시판 웹사이트로 한국의 DC인사이드와 종종 비교되는 웹사이트이며,

mixi는 주식회사 믹시에서 운영하는 일본의 대표적인 소셜 네트워크 사이트임

 

TV와 트위터의 접목 사례

최근 트위터와 방송이 융합하는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음

우선, 방송 쪽에서 트위터를 도입하는 경우로는, TOKYO MX의 아침 정보프로그램 <U・LA・LA@7>를 예로 들 수 있음

- 이 프로그램에서는 2009년 11월부터 트위터를 도입했는데, 방송시간 중에「@ulala7」앞으로 투고된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 등 시청자들의 “재잘거림”2)이 프로그램에 자막으로 표시됨

- 시청자는 프로그램을 일방적으로 시청하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트위터를 통해 참여할 수 있는 것임

또한, 올 4월부터 트위터를 주제로 한 드라마가 공중파를 통해 방송되고 있음

- 후지 TV의 ‘솔직하지 못해서(素直になれなくて)’는 트위터를 통해 5명의 남녀가 만나, 친구가 되는 과정을 그린 드라마로 동방신기의 멤버 영웅재중이 출연하여 화제가 됨

- 방송작가의 사이트에는 트위터사용법을 잘 몰라 이런 저런 노력을 하며 원고를 쓰고 있는 작가의 모습이 생생하게 담겨져 있고, 작가의 팔로어(follower)가 이미 6,000명을 넘고 있어, 방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있음을 짐작할 수 있음3)

방송국쪽에서 트위터를 이용하듯이 트위터측에서 방송을 이용하는 예도 있음

-「트위테레」라는 홈페이지는 트위터측의 협찬으로 운영되고 있는 사이트로, 현재 방송중인 모든 프로그램에 대한 “재잘거림”이 실시간으로 올라오고 있어 프로그램에 대한 감상을 공유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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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트위터에서 글을 쓰는 것을 트윗한다고 표현하며, “트윗(재잘거림)”은 이렇게 쓴 글을 위미

3) 일경 엔터테인먼트, 2010.4 참조

 

영화와 트위터의 접목 사례

트위터가 영화의 마케팅 수단으로 쓰이거나, 입소문을 통해 흥행을 점치는 척도로 정착된 것은 더 이상 새로운 일이 아님

다만 속도와 파급력 면에서 더 강력해졌다고 평가할 수 있는 것이 트위터 보급 이전에는 영화를 감상하고 나온 관객들의 영화평이 다른 관객들에게 전해지기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적 격차가 있었으나, 트위터의 보급으로 입소문이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순식간에 퍼지게 됨

트위터의 보급은 입소문뿐만 아니라, 관련 이벤트에도 적극적으로 채용되어 다각적인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고 있음

- 애니메이션 영화 <이브의 시간>의 시사회 이벤트장에서는 감독과의 인터뷰에 트위터가 도입되어, 작품 감상과 감독에 대한 질문이 실시간으로 모아짐

한편, 제작단계부터 트위터 프로모션을 전개하고 있는 영화가 있는데, 바로 2010년 가을에 개봉을 앞두고 있는 <SP THE MOTION PICTURE>임

- 크랭크인한 2009.9.5 부터 매일 20회 전후로 사진 등을 넣어 촬영장의 생생한 분위기를 트위터로 전달하고 있음

- 올라오는 글의 주요 내용은, 촬영장의 일상적인 분위기부터 영화의 스토리와 관련된 부분까지 다양함4)

- 제작과정에 트위터를 도입한 것이 영화의 흥행을 성공으로 몰고 갈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으나, 2010년 3월 5,000여 명의 팔로어가 등록하는 등 관심을 모으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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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일경 엔터테인먼트, 2010.4, @SP_movie 참조

 

라디오와 트위터의 접목 사례

라디오와 트위터의 친화력은 다른 미디어보다 강하다 할 수 있음

- 라디오 프로그램은 본래부터 실시간에 많은 사람들이 각기 다른 공간에서 한 가지 프로그램에 집중하고 있으며, 시청자의 의견을 통해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지는 성격을 가졌는데,  트위터를 이용함으로 해서 본래 있던 양방향 커뮤니케이션이 더욱 밀접해 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함

TV방송에「트위테레」가 있듯이, 라디오와 트위터 접목의 대표적 사례로는 「피-치쿠」를 들 수 있음5)

「피-치쿠」의 홈페이지에는, 각 AM, FM의 채널들의 방송시간을 모아놓고 해시태그 #radiko를 통해 라디오를 들을 수 있도록 해놓아, 언제 어디서든지 컴퓨터나 스마트폰을 통해 라디오를 들을 수 있음

방송을 들으면서 트위터로 다른 청취자와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DJ의 발언에 대한 다른 청취자의 반응을 살필 수 있어 기존의 라디오에는 없는 새로운 즐거움이 있다는 평을 받고 있음

또한, 라디오 DJ가 개인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트위터의 인기도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함

- 예를 들어,「GROOVE LINE」의 DJ인 피스톤 니시자와(ピストン西沢)씨의 경우, 2010년 1월22일 방송 개시 때에 10명 정도였던 팔로어가 3시간 반의 생방송 중에 2,700명으로 늘고, 3월 현재 20,000명을 돌파하는 파워 트위터러6)로 등극

이는, 트위터를 통해 새로운 청취자의 확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는 것임

트위터를 통한 라디오의 청취자 확대뿐 아니라, 스폰서 획득의 새로운 형태도 나타나고 있음

- TBS라디오의 일요일 심야 프로그램인 <문화계 토크 라디오 Life>의 경우, 2009년 가을에 트위터특집을 통해, 식품 회사인 「카토기치」를 취재한 것이 계기가 되어, 「카토기치」측과 광고 대리점이 아닌 트위터를 통해 스폰서 계약을 맺음7)

이렇듯 라디오는 트위터를 만남으로서 새로운 미디어로 거듭나는 과정을 겪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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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피-치쿠”란 일본에서 새가 지저귀는 소리를 가리키는 의성어임

6) 트위터를 하는 사람을 ‘트위터러’, ‘트위플’ 등으로 부름

7) 일경 엔터테인먼트, 2010.4 참조

 

음악과 트위터의 접목 사례

대중음악계에서는 일찍부터 트위터와의 협력을 통해 여러 가지 이벤트가 시도되어 왔음

최근 동영상 송신 서비스인「USTREAM」이 주목받고 있어 이와 연계되기도 함

라이브 하우스를 기반으로 활동하는 하우스 유니트인 「Sweet Vacation」은 팔로어 한정 라이브나, 여성 한정 이벤트의 모습을 트위터로 문자중계하는 기획을 실행함

이밖에도 트위터에 관심을 보이는 메이저 아티스트도 늘어나고 있는 전망임

- 2009년부터 트위터를 시작한 가수 히로세 코우미 (広瀬香美)씨는, 한 달 만에 팔로어가 2만 명을 넘김

- 인터넷 초심자인 히로세씨는 트위터를 통해 인터넷 용어나 트위터의 사용법에 대한 조언을 팬들에게 구했고, 유명 아티스트인 히로세씨와 직접 교류가 가능하다는 즐거움이 팔로어를 급증시킴

- 히로세씨는 팬들에게 보답의 뜻으로 트위터의 즐거움을 노래로 표현, 신곡으로 발표해 화제가 됨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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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산케이신문, 2009년 8월 20일 동경 조간

 

문학과 트위터의 접목 사례

트위터를 통한 미니 소설의 창작도 활발하게 진행되는 추세임

소설가와 시인 등 10여 명의 작가가 연애소설 등의 짧은 이야기를 10편씩 수록한 <트위터 소설집 140자의 이야기>를 2009년에 발간, 화제가 되고 있음9)

- 처음부터 책의 발간을 목표로 미니 소설의 창작이 시작된 것은 아니었음

- 우연한 기회에 트위터를 시작한 작가 나이토 미카(内藤みか)씨는, 어쩌면 140자로 소설을 쓰는 것도 가능할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번 써본 소설이 RT10)를 거듭, 트위터상에서 화제를 불러일으킴

- 해시태그(Hash Tags) #twnovel을 만들어 140자의 소설을 써보고 싶은 사람들을 모아 미니 소설 창작의 붐을 일으키고, 문학과 트위터의 융합이 자연스럽게 성립되어, 오프라인의 서적으로까지 이어진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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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산케이신문, 2009년 11월 15일 동경 조간 생활, 문화면

10)  RT(retweet)는 트위터용어로, 다른 사람이 쓴 글의 내용을 그대로 가져와서 작성하는 것을 의미하며,

      이 때 이 글이 나를 follow한  사람에게 전달되는 기능.

      빠른 시간 내에 불특정 다수에게 글이 퍼져나갈 수 있어 파급력이 큼

 

2. SNS와 모바일로 변화하는 게임산업

고기능 휴대폰 보급으로 일찍부터 휴대폰 사용 요금체계를 종량제에서 정액제로 발 빠르게 바꾼 일본에서는,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률이 매우 높음

- 초등학생의 약27%, 중학생의 약56%, 고등학생의 약96%가 휴대폰을 통해 인터넷에 접속하고 있으며, 13세부터 19세까지의 청소년들은 컴퓨터보다 휴대폰을 통한 인터넷 접속률이 높다는 통계도 있음

휴대폰 화면에서 즐길 수 있는 SNS(Social Network Service)가 등장한 것은 2000년대 중반으로, 대표적인 서비스로는 「모바게」(2006년부터 휴대폰 게임 및 SNS서비스 제공),「GREE」(2006부터 모바일 서비스 개시)등이 있음

일본에서 SNS서비스 확대의 계기는 미니 게임을 전면적으로 내세우면서 회원수를 비약적으로 늘린 데 있었음

- SNS와 게임의 융합체가 인기를 얻고 있는 이유는, 게임 자체가 어려운 조작이 필요 없어 휴대폰의 간단한 조작만으로 부담 없이 즐길 수 있으면서, 더 나아가 다른 유저와의 커뮤니케이션이 가능하다는 점임

- 친구들끼리 게임의 공략 방법을 교환하기도 하고, 서클을 통해 교류를 하기도 함

예를 들어 최근 일본에서도 애완동물을 기르거나 농작물을 기르는 이른바 「육성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음

- 농작물을 기르는 「농장게임」에 대해 살펴보자면, 플레이어가 야채나 과일 등을 재배하거나, 동물을 사육하는 등 도시에서는 맛볼 수 없는 자급자족 생활을 즐기는 것이 게임의 개요임

- 그 과정에서 다른 농장에 놀러가거나 다른 농작물 재배 방법에 대해 코멘트를 하거나, 장난을 치거나 서로 돕는 활동을 하는 등 게임 속에서의 사회활동을 통해 자신의 농장을 성장시키고 발전 시켜나감

게임의 내용이 획기적이라기보다는 SNS를 기반으로 한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인기를 얻고 있다고 보임

- 기존에 존재하고 있었던 보드게임「인생게임(억만장자 게임류)」이 디지털과 네트워크 기술을 통해, 공간과 시간, 유저 수에 제약을 받지 않고 새롭게 구현 되었다고 볼 수 있음

또 다른 예로 휴대폰으로 즐길 수 있는「케이타이 구니토리 갓센(휴대폰 영토 넓히기 전쟁)」이라는 게임이 인기를 얻고 있는 사례를 들 수 있음

- 이 게임은 유저가 현재 위치를 등록하면 그 장소가 속한 국가가 통일된 것으로 표시되고, 이를 반복함으로써 일본 전국(600으로 분할)을 통일해 나가는 식의 게임임

지역, 관광업계와의 타이 업을 통해 여러 가지 이벤트도 실시되고 있고, 유저 간의 커뮤니케이션도 존재함

모바일이 갖는 “위치정보”, 네트워크를 통한 “커뮤니케이션”, 과제를 달성해 나가는 “게임성”이 합쳐진 융합의 결정체라 볼 수 있을 것임

 

3. 나오며

최근의 콘텐츠 업계를 보고 있노라면 마치 생명체의 진화과정을 마주하고 있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됨

- 진화의 스피드 또한 매우 빨라, 잠시만 한눈을 팔아도 구시대 속에 남겨져 버릴 정도임

기존의 ‘디지털’과 ‘네트워크’에 ‘모바일’이 더해짐으로써 다양한 콘텐츠가 무수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확대될 것임

그러나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의 확대 뒤에는 풀어야 할 문제점도 뒤따름

- 모바일과 결합의 부산물로 자연스럽게 노출되는 위치정보, 생활동선, 프라이버시의 문제는 시급히 고려해야 할 과제임

한국문화관광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