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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엑스포] 상전벽해의 현장..달라진 야경

[상하이엑스포] 상전벽해의 현장..달라진 야경

머니투데이 | 상하이 | 입력 2010.05.05 15:17 | 수정 2010.05.05 15:30 |

[머니투데이 상하이(중국)=우경희기자]




↑ⓒ이명근 기자 qwe123@

상전벽해(桑田碧海)라는 말이 이다지도 잘 어울리는 곳이 있을까.
상하이엑스포가 나흘째를 맞은 4일 저녁 상하이 푸동(浦東)지구 엑스포 조직위 14층 옥상에서 내려다본 상하이엑스포 단지는 한 마디로 '빛의 도시'였다.

현장 관계자들은 이번 상하이엑스포를 '밤의 엑스포'라고 부른다. 무더운 날씨로 인해 야간 관람객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황포강과 어우러진 야경이 너무나 아름답다.

이날 역시 해질 무렵부터 시작된 엑스포 현장의 '각본 없는 루미나리에'는 보는 이를 황홀하게 했다.

누에를 닮은 일본관이 자줏빛으로 빛나기 시작하면 홍콩관이 여보란 듯 빛을 발한다. 배를 닮은 사우디관에 눈길을 뺏기는 순간 한국관이 은은한 빛을 밝혔다.

강 건너 푸시(浦西)지구에서는 이미 빛의 향연이 열리고 있었다. 석유관이 현란하게 빛나기 시작하자 바로 옆 한국기업연합관이 뒤질세라 푸르게, 붉게 얼굴색을 바꿨다.

가로등과 각종 조경등까지 점등이 마무리되는가 싶더니 이번에는 낮 동안 숨을 죽였던 세계문화센터가 빛을 발하며 웅장한 자태를 뽐냈다.





'UFO'란 별칭을 얻은 문화센터는 매끈한 외관에 점점이 박힌 LED조명, 위아래를 나누는 노란 빛의 띠가 더해져 금방이라도 이륙할 듯한 모습을 연출했다.

본부 앞쪽 깨끗하게 정돈된 잔디밭 가운데 흰 비행선이 앉아있었다. 바람이 잦아들고 안개가 걷히면 금세 하늘로 날아오를 준비를 하는 듯 했다.

이윽고 7시가 되자 교향악이 절정에 치닫듯 상하이 전체 고층건물과 교량이 일제히 점등되며 화려한 스카이라인이 모습을 드러냈다. 해질녘 한 시간여 동안 바라본 야경은 정말 아름다웠다.

몇해전 출장차 방문해 목격했던 이 현장의 풍경이 아직도 기억에 선하다. 엑스포가 열린 황포강 양안은 3년 전까지만 해도 폐허를 방불케 하는 공업지역이었다.

상하이를 방문하는 사람은 누구나 푸동공항의 음습함과 황포강을 건너며 만나는 흉물스런 공업지역을 보며 '개도국 중국'의 이미지를 확인했었다. 강 위에는 철광석과 무연탄 등을 덮개도 없이 실은 벌크선이 오가며 매연을 뿜어댔던 곳이다.

그러나 100년이 넘도록 선박을 만들던 황포강변 조선소는 신조선단지가 조성되는 창싱다오로 이전했다. 철강사도 둥지를 옮겼다. 그 자리에는 첨단 과학과 미래의 상징인 엑스포 단지가 조성됐다.

석탄과 철광석이 사라진 황포강에는 유람선만이 강 양쪽을 오가고 새로 조성된 요트 정박장에는 하얀 돛의 요트들이 바람에 살랑이고 있었다.

공단을 밀어내고 3년 만에 들어선 엑스포단지의 변화는 '세계의 공장'에서 벗어나 이제 세계 경제를 리드하겠다는 중국의 각오를 잘 보여준다. 중국은 서구 문호개방 170여 년, 자본주의 개방 30여 년에 걸쳐 착실히 힘을 쌓아 왔다.

그 중심에 상하이가 있다. 상하이는 지난해 중국 경제종합경쟁력 조사에서 베이징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명실상부한 경제수도가 된 것이다. 그리고 엑스포는 상하이 성공신화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다.

대국은 스스로의 힘을 모른다 했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이제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이어 2년 터울로 열린 상하이엑스포를 통해 스스로의 힘을 객관적으로 가늠할 수 있게 됐다.

'용미(用美)'에 이어 '용중(用中)'을 외치는 우리는 중국의 힘을 제대로 가늠하고 있는 것일까.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한 호랑이 중국의 등에 올라타야 할 시점을 잘 살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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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이(중국)=우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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