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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소셜 마케팅

[IT수다떨기] 모포접어라, 아이패드 떴다!!

 

  도안구 2010. 04. 12 (0) 뉴스와 분석 |

아이패드를 질렀다. 소식을 접한 대부분의 지인들이 말했다.

“저 인간이 드디어 미쳤구나!”
“아니 저 인간이 아이패드를?!!!”
“그걸로 뭐할 건데?”

이런 반응에는 이유가 있다. 고백하자면, 독자들은 IT 분야 기자라고 하니, 내가 엄청난 ‘파워’ 사용자쯤으로 알아주시는 데 ‘실전’으로 치면 사실 기계치라고 하는 편이 맞다. 기술의 트렌드나 기술과 비즈니스에 대한 연관성 등은 나름대로 이해도도 높고 보고들은 바 경험도 많지만, 직접 기계를 만지는 일은 어찌된 일인지 영 서툴다. 시쳇말로 ‘기계치’에 가깝다.

이런 사정을 잘 아는 이들이 ‘아이패드’를 내 돈주고 샀다니, 그것도 직접 바다건너에 주문해 사왔다니 놀라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이유는 단순했다. 두 달 전 구매한 아이폰을 사용하다보니 ‘기계치’도 전혀 기죽지 않고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스마트’한 사람들이 쓰는 줄 같았던 스마트폰을 직접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사람이 스마트 해지는 듯한 느낌도 한몫했다. 내친 김에 더 스마트해져 보자고 작정했다. 아이패드는 또 어떻게 다를까 호기심이 동하기도 했고. 노트북보다 훨씬 저렴했고, 두 아이에게 최고의 사용자 경험을 미리 체험하게 하고 싶었던 것도 하나의 이유다.

물론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미디어 업계를 둘러싼 엄청난 변화가 이 기기의 등장으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유수 미디어 그룹과 출판 업체들이 아이패드에 열광하고 있다. 왜 그들이 이 작은 디바이스에 이렇게 목을 매고 있는 지 빨리 체험하고 싶었다. 괜시리 조급증까지 생겼다.

gostop100412아이폰을 들고 다니기 시작하면서 매일 출퇴근길에 신문을 사던 일이 없어졌다. 직접 뉴스 사이트에 들어가 보거나, RSS 리더로 본다. 하지만 아쉬움은 남았다. 종이 신문은 정말 ‘보는 맛’이 있었다. 편집자가 선택한 톱 뉴스의 헤드라인과 사진, 글자의 굵기 등등 인터넷 화면으론 이런 걸 보여주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아이패드에 올라온 많은 외국 언론사들의 애플리케이션을 사용해 보니 편집의 힘이 아이패드를 통해 살아나고 있었다.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무료판의 첫 화면에 있는 동영상을 클릭하면 영상이 플레이된다. 살아 있는 책을 보는 것 같다.

언론사들만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수많은 콘텐츠 업체들이 일단 전자북 형태로 아이패드를 지원하겠지만 점차 다양한 멀티미디어 기술을 결합시켜 지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형태의 ‘책’이 등장할 것 같다. 아이패드가 열어놓은 길을 또 다른 수많은 기기업체들이 따를 것이다. 새로운 형태의 콘텐츠 출현이 그만큼 빨리질 것이라는 건 눈을 감고 있어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상상의 나래는 전혀 엉뚱한 곳까지 확장됐다. 고스톱 게임을 칠 때 아이패드와 스마트폰을 결합시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것이었다. 아이패드를 바닥에 놓고 4명이 나란히 둘러앉아 자신의 손에 들린 스마트폰에 패를 쥐고 있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고스톱도 좋고, 포커도 좋다. 이런 상상은 나만 하는 게 아니었다.

얼마 전 만난 관련 업계 전문가는 한발 더 나아갔다. 스마트폰을 들고 있는 4명이 아이패드를 바닥에 놓고 무선 기술들을 이용해서 서로 고스톱을 칠 때 화면 옆에 광고를 집행하거나 혹은 실시간으로 게이머에게 배팅을 해서 배당금도 받아갈 수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에 탑재된 근거리 통신 기술인 블루투스를 이용하면 내가 들고 있는 스마트폰에 내장된 사진과 같은 콘텐츠를 다른 스마트폰으로 실시간으로 보낼 수 있다. 가속센서와 중력센서를 활용하면 이런 상상은 현실이 된다. 보드 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는데 이곳에 아이패드가 설치된다면 ‘대박’이지 아닐까 싶다는 견해에 대해서는 무릎을 쳤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녹치 않다. 현재 웹사이트에 적용된 기술들이 뒤죽박죽이다보니 새롭게 정비도 해야되고, 새로운 디바이스에 맞게 새로운 기술들도 보유해야 한다. 웹과는 전혀 상관없어 보였던 새로운 기기들이 우리나라 웹사이트 전체를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HTML 5.0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도록 강제하고 있다.2인 3각 경기처럼 호흡이 잘 맞아야 하는데 지금 서로들 각자의 발을 먼저 내딛고 있는 상황이다. 거대한 해일 앞에 우리는 지금 무엇을 해야 할까? 미디어는 이런 광풍 앞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갑자기 노래가 하나 떠올랐다.

“우리 지금 만나(만나), 당장 만나(당장 만나), 우리 지금 만나(만나), 당장 만나(당장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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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안구

IT 분야 중 소통과 관련된 내용에 관심이 많다. 일방 소통에 익숙하다보니 요즘 시대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정말 제대로 된 소통을 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