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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중국 R&D 투자 미국 앞질러 2010년대 키워드는 ‘개방형 네트워크 R&D’

2022년, 중국 R&D 투자 미국 앞질러   2010년대 키워드는 ‘개방형 네트워크 R&D’

2010년 04월 06일(화)

지금까지 R&D(연구개발)를 주도해 온 세력은 선진국이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일본, 유럽의 R&D 투자액은 전 세계 R&D 투자비의 71.9%를 차지했다.
UN 산하 세계지적재산권기구(WIPO)에 등록된 특허출원 수에 있어서도 2008년 기준 미국, 일본, 유럽이 77.5%를 점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탄탄했던 선진국 중심의 R&D 구도에 변화가 일고 있다.

5일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의 경우 지난 2007년 전 세계 R&D 지출의 25.9%를 점유했으나 지난해 투자 비율은 24.0%로 떨어졌다. 일본 역시 2007년 13.5%에서 지난해 12.9%로 줄어들었다. 반면 신흥 개도국 및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인도 R&D 투자증가율 중국보다 더 높아

중국의 경우 2007년 일본의 69% 수준이었지만, 지난해에는 일본의 86% 수준까지 상승했다. 관계자들은 중국 경제규모가 계속 확대되고 있으며, R&D 투자의 연평균 증가율이 11%가 넘는 점을 감안했을 때 2010년을 기점으로 일본을 앞지를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지역별 R&D 투자현황(단위 %) 
인도 역시 R&D 규모가 급팽창하고 있는 경우다. 2009년 투자 규모에 있어 중국의 23% 수준에 그치고 있으나 최근 3년 간 R&D투자 연평균 증가율은 16.8%에 이르고 있다. 중국의 11.2%를 훨씬 상회하는 수치다.

주목할 점은 한국,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3개국의 최근 3년간 R&D 투자 연평균 증가율이 모두 7% 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이너스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유럽과 일본, 그리고 3.5%의 증가율을 기록한 미국을 훨씬 앞서고 있다. 특히 한국은 지난해 프랑스를 제치고 전 세계 5위 규모의 R&D 투자국가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도 등 신흥개도국과 한국, 대만, 싱가포르를 포함한 아시아 5개국의 2009년 R&D 투자액은 세계 R&D 투자액의 20.6%를 기록했다. 이들 국가들이 지금과 같은 투자를 계속한다면 오는 2020년 전체 투자액은 선진국 그롭(미국, 유럽, 일본) R&D 투자액의 절반 수준이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바텔... 특히 중국을 주목하라

R&D 전문연구기관 바텔(Battelle)은 특히 중국에 주목하고 있다. 바텔이 작성한 최근 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R&D 투자지출 규모에 있어 오는 2018년 유럽을 따라잡고, 2022년경에는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이처럼 국가 간 R&D 투자의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경기 침체다. 2009년 세계적으로 1조9천억 달러의 경기부양 지출이 이루어짐에 따라 일부 국가에서 R&D투자 규모가 줄어들고, 기존 구도에 변화가 발생했다.

2000년대 들어 경제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인도, 그리고 몇몇 신흥국가들과 한국을 비롯한 대만, 싱가포르 등 아시아 국가들의 적극적인 R&D 투자확대도 세계 R&D 투자판도에 변화를 주고 있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 같은 판도변화는 연구 인력에 있어 중국을 필두로 한 아시아 각국의 강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 2009년 주요 국가의 R&D 투자현황 

유네스코(UNESCO) 발표에 따르면 과학자와 엔지니어(Scientist &Engineer) 수를 기준으로 본 전 세계 연구인력 중에서 아시아 국가들이 차지하는 비율이 2002년 35.7%에서 2007년 41.4%로 증가했다. 특히 중국은 같은 기간 동안 14%에서 20.1%로 증가했다. 반면 미국은 2.9%, 유럽 2.5%, 일본 1.2%가 각각 감소했다.  

R&D투자 내용에 있어서도 큰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OECD와 EU 내 총 37개 회원국들의 주요 산업별 민간부문 R&D 투자 증가율을 보면 같은 기간 동안 오일 및 가스, 전력 등 인프라 부문에 대한 투자증가율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유가에 따른 각국의 에너지 자원 확보 경쟁이 본격화 되면서 해당 산업분야에 속한 기업들의 투자가 확대되었기 때문이다. 또한 세계경기 침체를 맞아 각국 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 지출이 사회간접자본 등 인프라 부문에 집중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헬스케어, 제약/바이오, IT소프트웨어, 산업엔지니어링과 금속산업 등의 R&D 투자도 크게 늘어났다. 이 같은 유형의 산업들은 바이오테크놀로지(BT), 나노테크놀로지(NT) 등 첨단기술 분야와 연계해 미래 신 성장산업으로 부상 중에 있어 관련 기업들은 이 분야 R&D 투자를 크게 늘리고 있다.

이 밖에 하이테크 장비와 우주항공 등 원천기술이 중요한 산업분야에 대한 투자도 증가현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일부 국가들을 제외한 OECD 회원국 대부분의 경우 제조업보다는 서비스업에 R&D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다 개방된 연구개발 생태계 절실

LG경제연구원은 최근 들어 나타나고 있는 미래 기술경쟁이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첫째 원천기술(Basic Technology), 응용기술(Applied Technology), 상품화기술(Development Technology) 등 기술의 분야별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R&D 경쟁이다.

둘째는 과거처럼 국가와 기업이 폐쇄적 연구개발(Closed Silo형) 방식이 아닌 개방형 혁신차원에서 오픈 R&D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각국 정부와 기업들은 자체 연구개발(R&D)의 차원을 넘어 외부 지식과 역량을 내재화(In-sourcing)하기 위한 연결개발(Connect &Development), 인수개발(Acquisition &Development) 등의 방식을 강력히 추진하고 있다.

▲ 신성장 분야 글로벌 R&D 지출 현황(2009년) 

대부분의 R&D 전문연구기관들은 2010년대 글로벌 R&D 환경을 분석하면서 전통적인 선진국의 투자지출 회복과 더불어 아시아 등 신흥 강국들의 등장으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버클리대학교의 헨리 체스브로우(H.Chesbrough) 교수 등은 2010년대 R&D 분야의 키워드를 ‘글로벌화 된 개방형 네트워크 R&D’로 보았다.

2000년대 들어 전 세계 R&D 분야의 발전 추동력이 ICT 기술의 발달, 글로벌화, 비본질적 기능의 아웃소싱 등이었다면 2010년대 성장동력은 본질적 기능까지도 고려한 R&D 허브의 지역별 다중 네트워크화에 달려 있다는 것.   

LG경제연구원 홍석빈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도 외부의 핵심 R&D역량을 유인할 수 있도록 보다 개방된 연구개발 생태계 활성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내 기업들 역시 R&D 네트워크 글로벌화를 통한 개방형 혁신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04.0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