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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추격자 아닌 선도자 돼야”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 “추격자 아닌 선도자 돼야”

기사입력 2010-04-01        

최지성 삼성전자 사장이 1일 임직원들에게 “더 이상 추격자가 아니라 전자산업의 패러다임을 이끄는 선도자가 돼 줄 것”을 당부했다. 제품과 가격 경쟁력으로 소니 등을 따라잡던 양적 성장 전략을 넘어 애플처럼 새 패러다임을 만들어 생태계를 주도하는 질적 성장 전략에 더 집중하겠다는 의지로 받아들여졌다. 이건희 회장의 경영복귀까지 맞물려 앞으로 삼성전자의 전략에 일대 전환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됐다.

최 사장은 이날 사내방송을 통해 “최근 전자산업의 경쟁 패러다임이 가격·성능·디자인 차원을 넘어 모바일 인터넷과 연계한 다양한 서비스 제공으로 바뀌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그는 “양 위주의 점유율 확대론 성장에 한계가 있다”며 “소비자의 새로운 가치를 끊임없이 발굴해 프리미엄 시장을 주도할 혁신 제품을 지속적으로 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지난해 프리미엄 TV 시장을 주도한 LED TV와 듀얼 뷰 디지털카메라를 성공적인 벤치마킹 대상으로 언급했다.

최 사장은 이어 “시장의 좋은 정보와 아이디어가 상품에 신속히 반영될 수 있도록 각 부서 간에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며 “원가 상승이나 기술적 어려움을 이유로 소비자의 요구를 간과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강화도 주문했다. 최 사장은 “다양한 소비자들의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려면 소프트웨어, 서비스의 공용 플랫폼을 확대해 나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전 부문에 라인업을 갖춘 삼성전자의 장점을 살려 휴대폰·TV·PC 등에서 공통으로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품질의 중요성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높아진 브랜드 위상에 걸맞은 품질을 확보하고 불량에 대한 근원적 예방 활동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불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려면 설계 단계에서 부품에 대한 철저한 PL(Product Liability·제조물 책임) 검증을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개발·구매·제조·마케팅·판매 등 전 부문에서 작은 문제라도 철저히 확인하고 공유해 지속적인 예방 활동을 해 나가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 사장은 “이 같은 노력이 모여 창조적 혁신이 체질화될 때 삼성전자의 ‘비전 2020’이 조속히 실현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석기자 stone201@et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