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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

생물다양성, 왜 중요한가 지구 건강의 척도는 ‘다양한 생태계’

생물다양성, 왜 중요한가 지구 건강의 척도는 ‘다양한 생태계’ 2010년 04월 02일(금)

수학을 종교의 경지까지 끌어올린 고대 그리스의 피타고라스.‘수의 아버지’인 그는 “만물은 친족성(親族性)이 있다”는 위대한 말을 남겼다. 모든 사물이 친척관계로 다 관련이 있다는 말이다. 비단 생물체뿐만이 아니다. 무생물에 이르기까지 삼라만상이 인과관계에 의해 조화롭게 움직인다는 주장으로, 상생(相生)과 공생(共生)의 원리를 설파한 것이다. 우리가 사는 생태계가 바로 그렇다. 올해는 UN이 정한 생물다양성의 해다. 자연환경과 생태계보존노력에 앞장서온 사이언스타임즈는 기획 시리즈로 ‘생물다양성의 해’를 마련했다. 환경과 생명에 좀 더 관심을 갖는 기회가 됐으면 한다. [편집자 註]

생물다양성의 해 생물다양성(biological diversity, 또는 신조어 biodiversity)이란 생물학적으로 생태계, 생물군계 또는 지구 전체적으로 다양한 생물이 존재한다는 의미다.

▲ 생물다양성은 건강한 생태계, 그리고 쾌적한 환경을 가늠하는 잣대다. 최근 개발과 포획으로 생물다양성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다양성의 감소로 인한 생태계의 파괴는 고스란히 인간의 파괴로 이어진다.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와 조화롭게 사는 공생과 상생의 철학이 필요한 때다. 

생물다양성의 정의에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러나 ‘생물다양성 협약’ 제2조는 생물다양성이 “육상·해상 및 그 밖의 수중생태계와 이들 생태계가 부분을 이루는 복합생태계 등 모든 분야의 생물체간의 변이성을 말하며, 이는 종 내의 다양성, 종간의 다양성 및 생태계의 다양성을 포함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생물다양성이란 지구상의 생물종(species)의 다양성, 생물이 서식하는 생태계(ecosystem)의 다양성, 생물이 지닌 유전자(gene)의 다양성을 총체적으로 지칭하는 말이다.

▲종다양성 (species diversity) = 종종 식물, 동물 및 미생물의 다양한 생물 종으로 이해되고, 일반적으로 한지역내 종의 다양성 정도, 분류학적 다양성을 지칭한다.

▲생태계다양성 (ecosystem diversity) = 사막, 삼림지, 습지대, 산, 호수, 강 및 농경지 등의 생태계의 다양성을 의미하고 한 생태계에 속하는 모든 생물과 무생물의 상호작용에 관한 다양성을 의미한다.

▲유전다양성(genetic diversity) = 종 내의 유전자 변이를 말하는 것으로 같은 종 내의 여러 집단을 의미하거나 한 집단 내 개체들 사이의 유전적 변이를 의미한다. 

▲ 생물다양성의 파괴로 멸종동물이 늘고 있다. 개구리로 대표되는 양서류가 그 중 하나다. 
지구상의 생물 종은 1천3백만~1천4백만 종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인간에게 알려진 것은 약 13%에 불과하다.

현재 생물다양성은 심각한 위협을 받고 있다. 매년 개발 및 오염에 의해 2만5천 ~ 5만 종이 사라져가고 있다.

이 추세대로라면 2010년까지는 1백만 종이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향후 20~30년 내에는 지구 전체 생물 종의 25%가 멸종될 것으로 전문가들은 예측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각국은 조약을 통해 생물의 다양성 보존을 추구하고 있다. 다국적 조약으로 람사조약, 세계유산조약, 워싱턴조약, 본조약 등이 있다.

왜 생물다양성이 중요한가?

생물다양성의 손실은 인류의 문화와 복지, 더 나아가서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이다.
인류는 의식주, 특히 음식물과 의약품 및 산업용 산물들을 생물다양성의 구성요소로부터 얻어 왔고 한때는 거의 모든 의약품들이 식물과 동물로부터 비롯됐다.

미국의 경우 조제되는 약 처방의 25%가 식물로부터 추출된 성분을 포함하고 있다. 그리고 3천 종류 이상의 항생제가 미생물에서 얻어진다.

아시아에서는 생물다양성에 대하 의존도가 더 높다. 소위 한약으로 알려진 동양 전통의약품의 경우에도 무려 5천 종이 넘는 동식물을 사용하고 있다.

생물다양성의 가치는 특히 농업에서 분명하게 드러나는데 육종가나 농업 종사자들은 오래 전부터 생산력을 늘리기 위해 유전적으로 뚜렷한 몇몇 품종들을 교배하여 유전적 다양성을 늘리고, 변화하는 환경조건에 적절히 반응하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이용하여 왔다.

생물다양성은 환경오염물질을 흡수하거나 분해하여 대기와 물을 정화시키고, 토양의 비옥도와 적절한 기후조건을 유지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의약품, 항생제, 한약 상당수가 생물다양성에서 나와  

국제자연보존연맹(IUCN)에 따르면 지구상에 있는 생물 종의 분포는 한대 1~2%, 온대 13~24%, 열대 74~84%로 추정된다.

▲ 미국의 경우 의약품의 25%가 식물에서 얻어지며 3천 종류 이상의 항생제가 동식물에서 추출된다. 
열대지역 중에서도 특히 열대우림지역은 지구 표면적의 7% 정도인데 비하여 지구 생물 종의 약 반수가 서식하고 있다.

브라질의 아마존, 인도네시아 등 주로 개발도상국에 속해 있는 열대우림은 최근 해마다 각국의 경제개발에 의하여 그 파괴의 속도가 급증하고 있다.

1985년까지 매년 약 0.6%(약 1천120만ha)가 감소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감소 속도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한 생태계는 공생과 상생이 조화를 이루는 곳

지난 1990년대에는 1980년대에 비해 1.5~2배로 급격히 감소하고 있어 생물다양성 파괴에 대한 경고의 목소리도 크게 일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생물다양성의 파괴가 지속된다면 인류의 생존에 큰 위협이 될 수도 있다.

생물다양성을 보호하는 일은 인간 스스로를 보호하는 일이다. 생물다양성 없이 인간만이 독존(獨存)할 수 만은 없다. 생물다양성의 파괴는 인간 스스로를 파괴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피타고라스의 지적처럼 생태계의 모든 생물은 친척이며 인과관계 속에서 공생과 상생하며 조화롭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한 조화를 깰 때 인류는 재앙에 직면할 수도 있다.  

미물에 불과한 지렁이나, 혐오스러운 바퀴벌레까지도 아름다운 생물다양성의 하나라는 철학이 절실히 필요할 때다. (계속)

김형근 편집위원 | hgkim54@naver.com

저작권자 2010.04.02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