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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지금 3D혁명중

미국은 지금 3D혁명중
카젠버그 드림웍스CEO "모든 비즈니스에 3D시대 열릴 것"

지난 26일 오후 미국 LA 북쪽 위성도시 글렌데일. 담쟁이덩굴로 뒤덮인 아치를 지나 건물에 들어서자 짙은 감색 라운드티에 청바지를 입은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최고경영자(CEO)가 나타났다.

한 손에 3D 전용 안경을 들고 나온 그는 "3D는 혁신(Innovation)이자 혁명(Revolution)"이라며 말문을 열었다.

`슈렉`과 `쿵푸 팬더` 등으로 유명한 애니메이션 콘텐츠 왕국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를 찾아간 기자는 운 좋게도 카젠버그를 만날 수 있었다. 드림웍스는 2만4000㎡의 면적에 지중해풍으로 지어진 다섯 개 건물이 미로처럼 연결돼 있다.

카젠버그는 "기술 발전으로 과거보다 더 싸게 더 좋게 더 빠르게(Cheaper, Better, Faster) 3D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2년 안에 현재보다 80%나 많은 영화와 애니메이션이 3D로 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3D는 영화에 음성이 들어가고 흑백이 컬러로 바뀌는 것과 비교될 만큼의 큰 변화"라며 "단순한 영화 산업을 떠나 거의 모든 비즈니스에서 3D가 사용되는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프리 카젠버그는 드림웍스 CEO답게 3D의 미래에 대해 확신에 차 있었다. "3D는 지금 작은 시작에 불과할지 모르지만 앞으로 10년 안에 우리 생활 모든 부분을 바꾸어놓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카젠버그는 "TV의 경우 화질이 기존 LED보다 몇 배 뛰어난 유기발광능동다이오드(OLED)가 디스플레이로 채택되고 차세대 칩이 TV 화질을 제어하면서 무안경 방식의 3D TV 시대가 조만간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드림웍스의 메인 빌딩 입구에는 아카데미 트로피 2개가 놓여 있다. `슈렉`과 `월레스와 그로밋`으로 수상했다. "세 번째는 3D 애니메이션으로 받을 겁니다." 카젠버그의 자신에 가득 찬 얘기다.

■ 2D → 3D 전환 고용창출 효과 크다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CEO(사진)는 애니메이션으로 유명한 디즈니 출신이다. 1990년대 초 디즈니에서 단편 형태로 3D(3차원 입체) 영화를 만들기도 했으며 4년 전 인근 아이맥스극장에서 3D 영화를 본 뒤 `돈이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한다.

3D 시장이 커지면서 드림웍스는 관련 분야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최근 신축한 연면적 7000㎡ 규모 7층짜리 건물은 3D 관련 제작 시설로 대부분을 채웠다.

이를 포함해 올해만 연면적 1만2500㎡ 건물이 새로 들어선다. 3D 신규 제작뿐만 아니라 2D의 3D 전환 수요도 많아지면서 고용도 대폭 늘린 상태다.

신축 건물의 지하로 들어서니 새로 꾸며진 `모션 캡처 스튜디오`에서 3D `쿵푸 팬더`의 한 장면을 찍고 있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53개의 센서가 부착된 옷을 입은 연기자가 동작을 취하면 스튜디오에 설치된 36개의 카메라가 이를 애니메이션 형태로 찍어내는 방식이다.

드림웍스에서 3D 제작 기술 분야를 맡고 있는 에드 레너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HP의 워크스테이션을 활용해 과거에 비해 3D 제작 시간과 비용을 많이 줄였다"고 설명했다.

할리우드의 전설적 거물인 스티븐 스필버그와 제프리 카젠버그, 데이비드 카펜이 콘텐츠 시장 장악을 위해 만든 회사가 드림웍스SKG고 그 자회사가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다.

좀처럼 외부에 공개되지 않는 이 스튜디오를 방문한 기자에게 데릭 찬 테크놀로지프로덕션 매니저는 "운이 좋다"고 귀띔한다. 최근 새로운 3D 애니메이션인 `드래곤 길들이기`를 개봉하면서 홍보 차원에서 공개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전 세계 관객을 주무르고 있는 드림웍스도 새로운 패러다임인 3D에 `목숨(?)`을 걸고 있다는 방증이다.

[글렌데일(미국) =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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