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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세미나//한베 스타트업 투자

“정부 지원·벤처캐피털 활성화돼야 창조경제 실현 ”

미국 실리콘밸리의 ‘코리안 드림’ 스티브 강 대표
스티브 강 대표

"운동할 때 잘하는 선수들은 공이 현재 어디 있는지를 쫓지 않죠. 이미 늦기 때문이에요. 그렇기 때문에 그들은 공이 어디로 향하는지를 예측합니다. 이것이 창조경제의 핵심이자 성공의 열쇠라고 생각합니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코리안 드림'으로 불리는 스티브 강(한국명 강신학·사진) 대표는 1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창조경제 박람회장을 찾아 기자에게 그가 미국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의 도전기를 설명하며 이같이 말했다.

1년 만에 한국을 다시 방문한 그는 "우리 정부가 창조경제를 모토로 삼고 새로운 창업을 꿈꾸는 사람들을 한데 모은 것은 고무적"이라며 "창조경제를 실현하는 데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뿐만 아니라 이에 투자할 수 있는 벤처 자본과의 네트워킹"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처음엔 영어도 제대로 못했던 내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오히려 아시아인이고 한국인이었다는 점이었다"며 성공의 근간에 자신의 사업적 목표를 달성하도록 돕는 한국 기업과의 네트워킹도 중요했다고 강조했다.

1983년 그가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에 컴퓨터기술 컨설팅회사를 창업한 이듬해 대우그룹 산하 통신업체인 대우통신이 강 대표에게 미국 시장에 진출할 컴퓨터 제품의 설계를 도와달라고 부탁한 것이 그의 성공의 시작이었다. 그가 대우통신과 함께 개발한 '리딩에지' 컴퓨터는 1986년 미국시장에서 한국산 IBM 호환PC로는 처음으로 점유율 3위를 기록했다. 이후 파워컴퓨팅사를 설립한 그는 1997년 애플의 주력 기종인 매킨토시 컴퓨터의 호환기종을 처음으로 생산해 15만대 이상 판매하는 기록을 세운 후 2년 뒤인 1999년 애플에 파워컴퓨팅사를 1억달러에 매각한다. 이런 성과를 통해 그는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선정한 '21세기 컴퓨터산업을 이끌고 갈 전 세계 50대 인물' 중 한 명으로도 꼽혔다.

그는 "파워컴퓨팅사를 운영할 때도 가장 핵심부품인 메모리를 저렴한 가격에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었는데 당시 삼성이 원가에 메모리를 공급해줬고, LG 역시 디스플레이 공급을 도와주면서 결과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개발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신생 벤처가 성공할 수 있는 주요인으로 "정부의 지원정책과 더불어 벤처캐피털의 자금 유입이 활발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세제혜택 등을 주면서 창업의 토양을 깔았다면 수십년에 걸쳐 수백개 회사에 투자한 경험이 있는 벤처캐피털이 작은 회사를 큰 회사로 성장하도록 물을 줬다는 것이다.

강 대표는 "한국의 경우 성장가능성이 높은 벤처기업 10여개를 정부가 집중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본다"며 "스타트업을 준비하는 이들이 큰 스케일을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배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조경제 박람회의 부대행사인 '스타트업 2013' 심사위원으로서 그는 "내가 봤을 때 실제로 잠재력이 있는 기업을 발견한다면 직접 투자도 할 계획이 있다"며 "내가 가진 네트워크를 활용해 한국 기업이 미국에 진출하는 것을 돕고,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전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박지현 기자 fn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