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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

'나는 유능한 보스일까?' 자가 진단 테스트

'나는 유능한 보스일까?' 자가 진단 테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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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 2012.03.17 03:05

나는 보스인가 그냥 상사인가
"사사건건 챙기는 부모같은 리더십도 위험… 부하들이 창의력 발휘할 기회 막기 쉬워"

부하들로부터 솔직한 평가를 피드백 받지 못한다면
자기도 모르게 악당 상사로 변해
관리 능력은 끝없이 훈련해야 성장… 중간만 가려고 하면 가라앉는다


"어떻게 하면 좋은 보스(boss)가 될 수 있을까?"
전 세계의 모든 CEO와 임원·팀장·부장들의 고민거리이다. 이는 어떻게 해야 조직을 잘 운영하고 직원들의 잠재력과 행복도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을까 하는 목표와 맞닿아 있다.

리더십 분야에서 세계 최고 경영 대가(大家·guru) 중 한 명인 미국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의 린다 힐(Hill) 교수는 이 질문에 현실적이고 분명한 해답을 던진다.

"노력하지 않는 보스는 누구나 악당이 될 수밖에 없다. 무거운 물체가 그냥 물 위에 떠있을 수 없는 것처럼 리더 역시 지속적인 향상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부하들과 조직으로부터 무능력자로 낙인찍힌다."

그는 좋은 보스의 첫째 덕목으로 '직원들과의 솔직한 피드백(feedback) 주고받기'를 꼽았다. '열린 소통'이야말로 최고의 관리자로 이르는 왕도(王道)라는 것이다.

그에 따르면 유능한 보스의 3대 원칙은 ▲자기 자신을 관리하고 ▲인맥을 관리하고 ▲팀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를 달성하는 방도로 '준비→실행→평가'의 3단계 실행 법칙을 제시했다. 복잡하고 까다로운 리더십 향상법을 간단하게 실생활에 적용해 실천할 수 있는 매뉴얼로 만든 것이다.

힐 교수의 보스학은 당위론을 따지는 고담준론(高談峻論)식 이론이 아니라 '21세기 처세술'과 같은 실전형(實戰型)이다. 그래선지 지난 십수년 동안 GE·액센츄어·화이자·IBM·미쓰비시·모건스탠리·픽사·마스터카드 등 세계적 기업들이 그에게 조직 관리 컨설팅을 맡겼다. 한국 기업 가운데는 삼성전자와 명품 가방 브랜드 'MCM'으로 유명한 성주그룹 등이 그의 컨설팅을 받았다.

일러스트= 정인성 기자
Weekly BIZ는 이달 9일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캠퍼스 안에 있는 린다 힐 교수 연구실을 찾아갔다. 그는 한쪽 손에 '단순화하라(Simplify)'란 큼지막한 글자가 적힌 머그컵을 든 채 기자를 맞았다. 그는 "내 작업의 핵심은 이 컵에 적힌 대로 복잡미묘한 리더십을 단순화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인터뷰 내내 "개인으로서 아무리 훌륭한 성과를 냈어도 리더십은 전혀 별개 능력"이라며 "훌륭한 보스는 일상 속에서 지속적인 훈련을 통해서만 키워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든 관리자는 리더로서 성격적인 장단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런 양면적인 특성은 모두 자기 개발과 훈련을 통해 바뀔 수 있다."

힐 교수는 "많은 관리자들이 어떻게 해야 좋은 리더가 될 수 있는지 방법을 몰라서 자신의 뜻을 펴지 못하고 직급만 관리자인 '상사'에 머물다가 시들고 있다"며 "자기 자신·인맥·팀을 관리하는 세 가지 행동 원칙을 계속 반복하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리더로 거듭날 수 있다"고 했다.

위대한 보스의 세가지 덕목 - 자신과 인맥과 팀을 관리하는 것이 중요
누가 나쁜 보스가 되기를 원하겠나 직원이 속내를 털어놓게 감정을 공유해야


린다 힐(Hill) 하버드대 교수는 조직 속에서 리더들의 실제 행동 양태를 탐구하기 위해 '종군 기자 방식'을 택했다. 기자들이 군대에 들어가 군인들과 함께 전장(戰場)을 누비며 취재하는 것처럼, 힐 교수는 기업 현장에 들어가 회의를 참관하고 일상적인 관리자의 행동과 결정 및 집행 사례들을 직접 목도했다. 그는 "기업에서 실제 관리자로 일해본 경험은 없지만 지난 27년 동안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가르치면서 수많은 기업의 다양한 부류의 관리자들을 만났다"며 "이들로부터 접한 수많은 실전 사례가 이론을 만드는 데 바탕이 됐다"고 했다.

힐 교수는 최근 국내에 출간된 저서 '보스의 탄생(Being the boss)'에서 훌륭한 관리자가 갖춰야 할 핵심 요소로 '직원들로부터 솔직한 피드백을 얻는 것'을 꼽았다. 이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왜 솔직한 피드백이 중요한가?

"직원들의 피드백이 없다면 관리자의 의도가 실제 어떤 결과로 나타났는지 알 수가 없다. 누구나 자신의 의도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자기 마음속에 있는 거니까. 하지만 이 의도가 실제로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경험됐는지는 알 도리가 없다. 세상 그 누가 아침에 출근해서 '자. 오늘부터 나쁜 보스가 돼볼까'라고 생각하겠는가. 누구나 좋은 보스가 돼야겠다고 다짐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생각이나 의도와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난다. 개인적으로 만나면 훌륭한 사람들이 상관으로 만나면 악당이 되는 것이다. 이런 일을 막으려면 직원들로부터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냥 직원들에게 물어보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솔직한 피드백을 얻는 게 어려운가?

"(고개를 저으며) 온 세상의 그 누구도 다른 사람을 불편하게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누군가를 화나게 하거나, 분노하게 해서 그 감정이 자신을 향하기를 원하는 사람은 없다. 하물며 그 사람이 자기 보스라면 더욱 그렇지 않을까. 직원들이 솔직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관리자들이 다른 사람으로부터 솔직한 피드백을 받는 방법을 공부해야 한다."

그는 자신이 연구를 진행한 글로벌 기업에서 겪은 일을 얘기했다. 그와 직접 대면하는 이들은 주로 임원인데, 이들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피드백을 주는 일에는 능숙했다고 한다.

"이들은 직원의 업무 능력을 평가한다든지, 적성을 찾아낸다든지 하는 데에는 최고의 실력을 갖추고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기업에서 임원으로 승진한 관리자들조차 직원들에게 평가를 받는 데는 익숙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직원들이 속내를 털어놓지 못하게 하는 사람은 관리자로서 부적합한가?

"훈련을 통해 극복할 수는 있지만, 관리자에게 맞지 않는 성격 특성은 있다. 나는 위대한 보스에는 3가지 덕목이 있다고 본다. 자신을 관리하고, 인맥을 관리하고, 팀을 관리하는 것이다. 자신을 관리하는 것은 감정을 통제하고 자신의 스트레스를 다른 직원들에게 불필요하게 전가하지 않는 것을 의미한다. 좋은 보스가 되려면 직원들로부터 '우리 보스는 감정적으로 성숙한 사람'이라는 믿음을 얻어야 한다. 가끔은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해야 한다. 리더십은 감정의 공유이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감정의 공유라고? 리더십은 업무를 추진하는 기술을 얘기하는 것이 아닌가?

"절대 아니다. 직원과 보스의 사이에는 감정적인 유대(emotional tie)가 있다. 당신이 뛰어나다고 생각하는 보스에 대해 생각해보라. 처음 떠오르는 생각이 뭔가? 그 사람과 일할 때 어떤 기분이었는지부터 떠오를 것이다. 감정이다. 단, 관리자의 감정 변화에 직원들이 눈치를 보고 스트레스를 받는 상황은 피해야 한다. 관리자는 항상 침착하게 있으면서, 최소한 침착한 척이라도 해야 한다. 리더의 감정은 개인의 감정이 아니라 팀의 분위기가 되기 때문이다. 리더는 자신의 기분조차 직원들의 커뮤니케이션을 고취하고 사무실이 잘 돌아가도록 하는 도구로 써야 한다."

―당신 말대로라면 외향적이거나 카리스마적인 사람들이 훌륭한 관리자가 되기 쉬울 것 같다.

"외향적인 사람은 대화를 즐기니까 더욱 쉽게 좋은 관리자가 될 수 있다. 하지만 너무 외향적이라면 곤란하다. 낄 데 안 낄 데 가리지 않고 뛰어들어서 일을 망쳐버릴 수 있으니까. 반면 내성적인 사람도 얼마든지 뛰어난 매니저가 될 수 있다. 매일 조금씩 혼자만의 시간을 내서 내면을 충전한 후에 다시 사람들을 만나러 가면 된다."

―그렇다면 누구나 노력만으로 뛰어난 보스가 될 수 있다는 얘기인가?

"물론이다. 좋은 보스는 타고난 사람보다 노력형이 대다수다. 모든 일을 자기중심적으로 따져서 팀의 공적을 모두 자신에게 돌리는 사람. 항상 앞에 나서고 싶어하는 사람. 이런 사람들은 매니저로서 부적절하다. 하지만 이들 역시 적절한 멘토로부터 배워서 자신의 단점을 고쳐나간다면 훌륭한 관리자가 될 수 있다. 실제로 이런 문제를 극복한 사람을 많이 봤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 자신에 대해 파악하고 지속적인 수정을 통해 관리자로서 자질을 갖추는 것이다."

―정말 아무런 재능도 필요 없는 건가? 결격 사유는 모두 극복할 수 있고?

"아이디어를 독점한다든지, 지나치게 내성적이어서 다른 사람과 의견 교환조차 못 한다든지, 부하 직원의 말을 못 듣고 자신의 의견만 고집한다든지, 다른 사람을 모욕한다든지. 이런 사람들은 관리자가 돼선 안 된다. 하지만 이런 성격은 조직 생활 자체에 부적합한 성격 아닌가. 관리자에게 특별한 재능이 필요 없는 까닭은 그의 일이 '관리'이기 때문이다. 조직에서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어떤 결과를 내는지에 맞춰 자신을 조정하면 된다. 일은 조직 안에 있는 직원들이 하는 것이다. 관리자에게 약점이 있다면, 자신의 약점을 감싸줄 수 있는 팀을 만들면 된다. 관리자가 할 일은 직원들이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방향을 제시하고, 우선순위를 알려주는 것이다."

―어떻게 그런 관리 능력을 갖출 수 있나? 하버드 경영대학원 같은 훌륭한 학교에 다녀야 하나?

"보스로서의 능력은 학교에서 배우는 것이 아니다. 스스로 경험과 다른 사람의 조언을 통해 배우는 것이다. 일상 속에서 항상 학습하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일을 시켜서 결과가 좋다면, 혹은 결과가 안 좋다면 일단 그 이유를 들어봐야 한다. 그래야 다음에 경험을 살릴 수가 있다. 온종일 일하면서도 배우는 게 하나도 없는 사람들도 있다. '내가 배운 게 뭘까' '이걸 다음에 어떻게 쓸 수 있을까'란 질문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자신의 업무를 돌아보는 시간을 갖지 않으면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배우는 게 없을 수 있다."

그는 다시금 "훌륭한 리더란 자신을 가꾸는 데에서부터 시작한다"고 강조했다. 대다수 관리자가 "내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까"만 생각하지, 자신을 어떻게 바꿀까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지난 9일 낮 미국 보스턴에 있는 하버드대 경영대학원(HBS) 연구실에서 Weekly BIZ와 만난 린다 힐 교수. HBS 사상 최초의 흑인 여성 교수인 그는 “뛰어난 보스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직원들과 피드백을 주고받는 습관을 구축해야 한다”며 “한 번에 큰 변화가 나타나기를 기대하기보다 지속적으로 작은 변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 보스턴=이인묵 기자
뛰어난 보스가 되려면 - 나에게 뭔가를 가르쳐주고 회사 안의 소식을 알려주고
솔직한 조언을 해줄 '나를 위한 이사회'를 갖춰라

특별히 필요한 재능은 없다 - 아이디어를 독점하거나 다른 사람을 모욕하는 사람은
조직생활 자체에 부적합… 보스만의 결격 사유는 아냐

대다수 관리자들의 한계 - 어떻게 조직을 이끌까만 생각
자신을 어떻게 바꿀 지는 고민하지 않는 경우 많아

―당신의 말을 들으니 중국의 고전인 '대학(大學)'에 나오는 말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薺家治國平天下)'가 떠오른다.

"미처 몰랐지만 흥미로운 표현이다. 내가 말한 것과 그 말의 기본적인 본질은 같다. 항상 자신을 관리하고 인간관계를 관리하고 팀을 관리하는 것이다."

―실제 관리자들이 어떻게 하면 당신이 말하는 덕목을 갖출 수 있을까?

"내가 추천하는 방법은 금요일에 업무를 마친 후 다음 주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다. 아주 잠깐만이면 된다. '다음 주에는 누구랑 일할까' '지금 계획은 누구에게 알려줘야 할까' 등을 생각하는 것만으로도 큰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멘토(mentor)를 찾는 것도 도움이 될까?

"당연하다. 인맥 또한 좋은 보스가 갖춰야 할 기본 요건이다. 나는 관리자들에게 '자신을 위한 이사회(personal board of directors)'를 갖추라고 권한다. 단 1명의 멘토가 아니라, 스스로의 업무와 발전을 도와줄 수 있는 사람들의 집단을 마련하라는 얘기다. 회사에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있고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있는 것처럼, 뭔가를 가르쳐 줄 사람, 회사 안의 소식을 알려줄 사람, 새로운 일에 도전할 때 방패막이가 돼 줄 사람 등이 필요하다."

힐 교수는 좋은 멘토를 얻기 위해서는 '스승에게 도움이 되는 제자'가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뛰어난 보스들은 좋은 멘토·멘티(mentee) 관계란 항상 '주고받는 것'(give and take)이라고 말한다. 보통 사람들은 멘티가 멘토에게 받는 것만 생각하지만 돌려주는 것이 있어야 한다. 멘토도 사람이다. 일방적으로 이용당한다고 생각한다면 어떻게 당신을 도와주겠는가. 또 완벽한 멘토를 찾기 전에, 스스로 완벽한 멘티가 되라고 권해주고 싶다. 다른 사람이 기회를 주고 싶은 사람이 되라는 말이다."

힐 교수는 한국 문화에 대해서도 이해가 깊다. 여러 한국 기업에서 리더십 개선 작업을 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아들 조너선(9)은 김치와 불고기를 좋아한다. 그는 "아버지가 김치를 좋아하는데 그 영향을 받는 것 같다"고 했다. 그에게 한국 기업의 '부모와 같은 리더십'에 대해서 물었다.

―한국에는 '가족 같은 분위기'를 강조하는 기업과 '부모와 같은 리더십'을 내세우는 관리자들이 있다. 여기에는 어떤 장·단점이 있을까.

"한국 직장인들이 서로 보내는 시간이 너무 많아서 휴가까지 회사 단위로 갈 정도로 가족 같다는 얘기를 나도 들어봤다. 부모 같은 리더십의 문제는 관리자들이 직원을 과보호하는 거다. 그러나 사사건건 부하들을 보호하고 지시를 하다 보면 직원들이 위험을 감수하고 창의력을 발휘할 기회까지 없어진다. 이런 관리 방식이 요즘 더욱 나쁜 이유는 혁신이 모든 기업의 화두가 됐기 때문이다. 만약 어떤 팀이 한 가족 같아서 모두가 똑같이 생각한다면, 혁신이 일어날 수가 없다. 회사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모두 동등한 성인(成人)들이다. 여기서 관리자가 부모를 자처하고 나선다면 팀원들의 의견은 무시될 수밖에 없다. 아이들이 부모의 뜻을 거스르기 어려워하는 것처럼, 팀원들 역시 팀장의 뜻에 맞춰주게 된다. 사람들의 사고방식을 경직시키는 것이다."

―세계 최고의 혁신 기업으로 꼽히는 애플의 창업자인 고(故) 스티브 잡스(Jobs)는 어떤가. 월터 아이잭슨의 전기를 보면, 그는 사사건건 직원들에게 관여한 것으로 보이는데.

"나는 애플에서 일한 적이 없다. 그래서 조심스럽지만, 잡스가 운영한 또 다른 회사 '픽사(Pixar)'에서 연구한 경험을 토대로 말하자면, 그는 직원들에게 여러 가지를 강요하기도 했지만, 이는 모두 혁신을 북돋기 위한 행동이었다. 그는 직원들이 여러 종류의 아이디어를 내서 위로 전달되도록(Bottom-Up)하는 방식을 좋아했지, 결코 자기 아이디어를 아래로 찍어 누른 경영자가 아니었다. 훌륭한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회사 모든 사람이 협동하도록 회사를 만들었다."

―삼성전자의 조직 문화는 어떻게 보나. 애플이나 구글 등 미국 기업보다 혁신을 이끌어내는 조직 문화가 부족하다는 지적도 있는데.

"이거 하나는 단언할 수 있다. 누구든 삼성전자가 혁신적이지 않다고 무시하는 회사가 있다면 '큰코다칠 거다(it will be sorry)'. 나는 결코 삼성의 경영방식을 저평가하지 않는다. 삼성은 글로벌 회사가 되기 위해 매우 열심히 일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직원들의 재능을 효율적으로 키워내고 있고 혁신을 일으킬 수 있는 조직을 만들고 있다. 패스트 팔로어(fast follower) 전략 탓에 덜 돋보일지는 모르지만 많은 회사가 삼성과 같은 포지션에 오르고 싶어한다. 삼성은 성실하게 자신들의 팬층을 다져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 태블릿PC 시장은 아직 애플이 독주 중이지만, 우리 강좌를 듣는 사람들을 보면 삼성 갤럭시탭을 가진 사람도 제법 있다. 둘 다 갖고 있는 사람도 많다."

―지금 이 시대의 관리자들이 가장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이미 얘기했지만 거듭 강조한다. '혁신'이다. 혁신은 절대 우연히 생겨나지 않는다. 혁신이 나타날 수 있는 환경에서만 등장한다. 애플과 구글은 혁신을 일으키기 위해 재능있는 사람들이 일하고 싶은 업무 환경을 구축했고, 그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했다. 그래서 혁신적인 회사가 된 것이다. 혁신적인 회사를 만들기 위해서는 직원들에게 '가치'를 줘야 한다. 뛰어난 직원들은 그저 돈을 위해 일하지 않는다. 회사가 창출해내는 가치에 기여할 수 있는지에 관심이 있다. 그냥 시키는 대로 일하는 로봇을 찾는 것이 아니라 똑똑한 사람이 머리를 써서 일하게 하려면 직원들이 동참할 가치가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

자료: 린다 힐 교수의 저서 '보스의 탄생'
린다 힐(Linda Hill) 교수는

▲1957년 출생

▲브라이언모어 대학교 심리학과(최우등 졸업)

▲시카고 대학교 석·박사(교육심리학 및 행동과학)

▲1984년~현재 하버드대학교 경영대학원(HBS) 교수

▲1997년~현재 HBS '월러스 브렛 돈햄' 석좌 교수

▲현재 HBS 내 리더십 전문 교육기관 '하버드 리더십 이니셔티브' 의장 겸 학술지 '계간 리더십'(Quarterly Leadership) 편집위원

▲주 연구분야 : 리더십·조직행동론

▲기타 : 2011년 경영 전문지(誌) '싱커스(Thinkers) 50'의 '리더십 분야 영향력 있는 50인' 선정

▲저서 '보스의 탄생(Being the boss)', 월스트리트저널(WSJ)의 '2011년 경영분야 5대 필독서' 선정

자기 평가 결과 해설

대부분 질문에 4점 이상이면 거짓말쟁이

린다 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스스로 지속적인 훈련을 쌓지 않은 매니저는 1~2개 항목에서만 4~5점을 맞고 나머지 질문에서는 보통 3점 미만을 받는 게 정상"이라며 "대부분 질문에 4점 이상이라고 답한 사람은 자신을 속이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힐 교수는 "총점 몇 점을 맞았는지보다 낮은 점수와 높은 점수를 각각 맞은 부분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강·약점을 확인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모든 면에서 점수를 높이기보다 강점은 살리고 약점은 메워주는 방향으로 자신을 개발해 나가는 게 좋다"고 말했다. 예컨대 인맥 관리를 잘하는 관리자의 경우, 이를 전략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이 떨어지더라도 더 보완해 노력하면 금세 실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힐 교수는 "좋아하는 일에만 집중하다가 다른 능력 개발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며 "싫어한다고 생각하던 일도 의식적으로 신경 써 잘하게 되면 생각이 바뀔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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