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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애니메이션

등 떠밀려 한 애니 투자…'돈'으로 은혜 갚은 뽀로로

등 떠밀려 한 애니 투자…'돈'으로 은혜 갚은 뽀로로

한국경제 | 입력 2012.02.17 19:00

EBS '로보카 폴리' 등 50편에 작년 20억 투자해 45억 수익

국산 3D장편애니메이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이 지난달 26일 개봉 후 16일까지 관객 82만명을 모았다. 지난해 210만명을 동원해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수립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래 역대 두 번째 관객 수다. 이 작품은 봄 방학을 맞아 100만명을 금방 넘어설 전망이다. 총 제작비는 85억원이며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제작사 드림서치의 이창훈 대표는 "수출과 캐릭터사업 매출을 합치면 흑자를 확실히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콘텐츠는 33개국에 수출됐다. 원작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바탕으로 쓴 그림책은 76만부 팔렸다. 장편 애니메이션이 나온 후 추가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100만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공룡 완구와 공룡이 등장하는 가족 공연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 영화의 최대 투자자는 33%의 지분을 가진 EBS다. 방송용 애니메이션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 EBS는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 등 히트작을 포함해 50편의 애니메이션 투자 지분을 갖고 있다.

곽덕훈 EBS 사장은 "의무감에서 시작했던 애니메이션 사업이 효자로 탈바꿈했다"며 "지난해부터 수익이 급증해 올해에는 투자 규모를 60% 늘려 32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니메이션에 20억원을 투자한 EBS는 캐릭터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45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2010년(25억원)의 두 배 규모다. '뽀로로' 3편의 지분율에 따른 배당 수입이 급증한 게 주효했다. '뽀로로'에 대한 EBS의 보유 지분율은 1편 6%, 2편 15%, 3편 26%다. EBS는 2003년 KBS로부터 거절당한 '뽀로로'에 성우와 음악 더빙 등 후반작업비를 임시예산으로 부담하면서 사업권 일부를 얻었다.

지난해 장난감 캐릭터를 선보여 히트한 '로보카 폴리'의 지분은 20%, 테마파크 사업을 개시한 '코코몽'은 25%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코코몽'은 지난해 테마파크 매출이 급증하면서 15억원이 들어왔고 올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로보카 폴리' 관련 수입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BS 측은 올해 애니메이션 사업 수입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채널이 방송 시간의 1% 이상을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발효 직후 2004년부터 EBS는 애니메이션에 매년 18억~20억원을 투자했다. 애니메이션이 교육적인 콘텐츠란 점에 주목해 프라임타임대에 방송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광고가 잘 붙지 않는 국산 애니메이션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방영권만 얻어 시청률 사각지대에 편성했다.

곽 사장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집중된 것을 어린이용과 교육용 콘텐츠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머털도사' 'GON' '미앤마이로봇'과 교육용 콘텐츠 '한국단편 문학' '위대한 발견' 등이 그것이다. '로보카폴리2' '뽀로로4' 등을 외국과 공동 제작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곽 사장은 "애니메이션과 IT기술의 접목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예전에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데 중점을 뒀지만 요즘에는 실사처럼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K팝과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한류는 라이프사이클이 짧지만 애니메이션은 길다는 것도 강점이다.

애니메이션은 디지털 시대에 원소스멀티유즈와 N스크린 전략에 적합한 콘텐츠로 평가된다. 곽 사장은 "디지털기기가 급증하는 환경에 맞춰 장편을 5분 안팎의 짧은 콘텐츠로 쪼개 판매하기 쉽다"며 "'점박이'만 해도 아빠 공룡이 아기를 사랑하는 대목만 발췌해 5분짜리 클립형 동영상으로 상품화하는 등 10여개 콘텐츠상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BS의 성공에 힘입어 그동안 애니메이션에 소극적이던 KBS와 CJ E & M 등도 올해부터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애니메이션산업이 개화기를 맞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국산 애니 해외 자본 의존 심화

▶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에 쿠테타 일어난다고?

▶ 이야기 그리는 20대 아메리칸 드림 "할리우드 애니 감독 도전할 겁니다"

▶ "뽀로로 펭귄소리 내려고 성대 쥐어짰죠"

▶ 日애니메이션 명장 데자키 오사무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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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부르는 습관
EBS '로보카 폴리' 등 50편에 작년 20억 투자해 45억 수익

국산 3D장편애니메이션 '점박이:한반도의 공룡'이 지난달 26일 개봉 후 16일까지 관객 82만명을 모았다. 지난해 210만명을 동원해 한국 애니메이션 흥행 기록을 수립한 '마당을 나온 암탉'이래 역대 두 번째 관객 수다. 이 작품은 봄 방학을 맞아 100만명을 금방 넘어설 전망이다. 총 제작비는 85억원이며 손익분기점은 180만명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제작사 드림서치의 이창훈 대표는 "수출과 캐릭터사업 매출을 합치면 흑자를 확실히 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 콘텐츠는 33개국에 수출됐다. 원작 다큐멘터리 '한반도의 공룡'을 바탕으로 쓴 그림책은 76만부 팔렸다. 장편 애니메이션이 나온 후 추가 판매가 이뤄지고 있어 100만부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로봇 공룡 완구와 공룡이 등장하는 가족 공연도 제작할 계획이다.

이 영화의 최대 투자자는 33%의 지분을 가진 EBS다. 방송용 애니메이션에서 극장용 애니메이션으로까지 영역을 확대한 것. EBS는 '뽀롱뽀롱 뽀로로'(이하 '뽀로로')와 '로보카 폴리' 등 히트작을 포함해 50편의 애니메이션 투자 지분을 갖고 있다.

곽덕훈 EBS 사장은 "의무감에서 시작했던 애니메이션 사업이 효자로 탈바꿈했다"며 "지난해부터 수익이 급증해 올해에는 투자 규모를 60% 늘려 32억원으로 책정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애니메이션에 20억원을 투자한 EBS는 캐릭터 사업의 호조에 힘입어 45억원의 수익을 거뒀다. 2010년(25억원)의 두 배 규모다. '뽀로로' 3편의 지분율에 따른 배당 수입이 급증한 게 주효했다. '뽀로로'에 대한 EBS의 보유 지분율은 1편 6%, 2편 15%, 3편 26%다. EBS는 2003년 KBS로부터 거절당한 '뽀로로'에 성우와 음악 더빙 등 후반작업비를 임시예산으로 부담하면서 사업권 일부를 얻었다.

지난해 장난감 캐릭터를 선보여 히트한 '로보카 폴리'의 지분은 20%, 테마파크 사업을 개시한 '코코몽'은 25%의 지분을 각각 갖고 있다. '코코몽'은 지난해 테마파크 매출이 급증하면서 15억원이 들어왔고 올해에는 이보다 훨씬 많을 전망이다. '로보카 폴리' 관련 수입도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EBS 측은 올해 애니메이션 사업 수입이 지난해보다 두 배 이상 늘 것으로 보고 있다.

지상파채널이 방송 시간의 1% 이상을 한국 애니메이션으로 편성해야 한다고 규정한 방송법 발효 직후 2004년부터 EBS는 애니메이션에 매년 18억~20억원을 투자했다. 애니메이션이 교육적인 콘텐츠란 점에 주목해 프라임타임대에 방송했다.

KBS MBC SBS 등 지상파 3사는 광고가 잘 붙지 않는 국산 애니메이션에 거의 투자하지 않고 방영권만 얻어 시청률 사각지대에 편성했다.

곽 사장은 "유아용 애니메이션에 집중된 것을 어린이용과 교육용 콘텐츠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 '머털도사' 'GON' '미앤마이로봇'과 교육용 콘텐츠 '한국단편 문학' '위대한 발견' 등이 그것이다. '로보카폴리2' '뽀로로4' 등을 외국과 공동 제작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다.

곽 사장은 "애니메이션과 IT기술의 접목으로 글로벌 경쟁력이 높아졌다"며 "예전에는 캐릭터를 움직이는 데 중점을 뒀지만 요즘에는 실사처럼 정교해졌다"고 말했다. K팝과 드라마 등 엔터테인먼트 한류는 라이프사이클이 짧지만 애니메이션은 길다는 것도 강점이다.

애니메이션은 디지털 시대에 원소스멀티유즈와 N스크린 전략에 적합한 콘텐츠로 평가된다. 곽 사장은 "디지털기기가 급증하는 환경에 맞춰 장편을 5분 안팎의 짧은 콘텐츠로 쪼개 판매하기 쉽다"며 "'점박이'만 해도 아빠 공룡이 아기를 사랑하는 대목만 발췌해 5분짜리 클립형 동영상으로 상품화하는 등 10여개 콘텐츠상품을 판매하는 방법을 구상 중"이라고 말했다"

EBS의 성공에 힘입어 그동안 애니메이션에 소극적이던 KBS와 CJ E & M 등도 올해부터 투자를 확대하기로 하는 등 애니메이션산업이 개화기를 맞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 국산 애니 해외 자본 의존 심화

▶ 김정은이 이끄는 북한에 쿠테타 일어난다고?

▶ 이야기 그리는 20대 아메리칸 드림 "할리우드 애니 감독 도전할 겁니다"

▶ "뽀로로 펭귄소리 내려고 성대 쥐어짰죠"

▶ 日애니메이션 명장 데자키 오사무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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