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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소셜 마케팅

“조선 소프트웨어 입지는 한국이 최고” [중앙일보]

“조선 소프트웨어 입지는 한국이 최고” [중앙일보]

2010.03.22 18:30 입력 / 2010.03.22 18:33 수정

대구에 R&D센터 여는 프랑스 다쏘시스템 버나드 샬레 회장

프랑스 다쏘시스템의 버나드 샬레(53·사진) 회장은 지난해 여름부터 아시아 지역 연구개발(R&D) 센터를 어느 나라에 둘지 고민해 왔다. 선박의 초기 설계부터 유지·보수에 이르기까지 조선소 제작 과정의 라이프사이클을 3차원(3D)으로 관리하는 차세대 솔루션 개발이 목적이었다. 소프트웨어(SW) 기반은 인도가 강했지만 조선산업 경쟁력은 한국이 단연 세계 으뜸이라 한국 내 후보지를 물색했다. 처음엔 세계 굴지의 조선업체가 밀집한 울산(현대중공업)과 경남 거제도(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의 중간 지대인 부산 지역을 눈여겨봤다. 그러나 다쏘시스템이 결국 낙점한 곳은 대구였다.

R&D센터 설립 협약식 참석 차 최근 방한한 샬레 회장은 본지 기자와 만나 “대구는 3D 솔루션을 개발할 숙련된 연구인력이 많고 조선업 연관지식이 풍부하다. 무엇보다 관련자들의 의욕적인 분위기가 마음에 들었다”고 했다. 대구 시장이 프랑스 파리 근교의 벨리지 본사까지 찾아 유치활동을 벌인 것도 영향을 줬다고 한다. 다쏘시스템의 R&D센터는 이르면 다음 달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 내 계명대 캠퍼스 안에 문을 연다. 대구지역에 들어서는 글로벌 기업의 사실상 첫 R&D센터라고 한다. 5년간 360억원을 투자해 조선소의 제품 수명주기 관리와 크루즈·요트·레저보트 등 차세대 조선업 아이템 발굴작업을 한다. 이미 서너 명의 전문가를 확보했고 20여 명의 연구인력 채용에 들어갔다. 샬레 회장은 “대구 R&D센터는 아시아에서 유일한 우리 회사 연구소로, 전 세계 20곳의 다쏘 R&D센터와 연계해 아시아 지역 고객사를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시와 대구·경북경제자유구역청은 다쏘시스템 R&D센터가 원활히 돌아가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이다. 다쏘시스템 R&D센터는 우선 채용 후보인 인력풀을 제공받고, 채용 후 연구원 인건비의 일부를 지원받는다. 조영빈 다쏘시스템코리아 사장은 “프랑스 본사에서 한국의 지적재산권 보호 풍토가 미흡하다는 식의 반대 목소리가 없지 않았지만 대구지역 공무원들이 이런 것들을 불식하는 데 힘썼다”고 전했다.

샬레 회장은 “조선소에서 쓰는 3D 도면은 50만 개가 넘는 정보를 담아 소도시 하나를 짓을 때 필요한 정보량에 버금간다. 그만큼 해당 산업에 정통해야 좋은 SW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조선에 쓰이는 3D 기술이 항공기술과 에너지·원자력 발전 등에 두루 쓰일 수 있게 한국 내 대학과 연구협업을 늘려가겠다”고 말했다.

심재우 기자

◆버나드 샬레 회장=1983년 다쏘시스템에 입사해 2002년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다쏘시스템은 지난해 매출 1조4200억원을 올려 세계적인 3D 소프트웨어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샬레 회장은 다쏘시스템의 3D 기술을 확립하고 해외 수출을 주도했다. 그래서 한국을 자주 찾는다. 프랑스 명문 에콜 노르말 쉬페리에르에서 자동화 기기와 컴퓨터 공학 엔지니어링 분야를 전공해, 이 대학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프랑스의 기술력을 해외에 널리 알린 공로로 2007년 이 나라 최고 권위의 ‘레종 도뇌르’ 훈장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