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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기업문화의 꽃은 사람…매주 금요일엔 임직원 'TGIF미팅'

구글 기업문화의 꽃은 사람…매주 금요일엔 임직원 'TGIF미팅'

한국경제 | 입력 2011.09.19 18:32 |

광파리의 IT블로그
채용시 제너럴리스트 선호
직원에 자유주고 창의성 독려…모든 사무실 문은 늘 열려있어


스티브 잡스는 지난해 월스트리트저널(WSJ) 콘퍼런스에서 애플의 강점을 명쾌하게 설명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큰 스타트업(신생기업)"이라는 게 핵심입니다. 기업 규모는 커졌지만 도전정신이나 소통에서는 신생기업 못지않다는 뜻이죠.이런 측면에서는 구글도 다르지 않습니다. 구글 역시 임직원이 2만8000명에 달한 지금도 혁신적인 서비스를 끊임없이 내놓고 있습니다.

최근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 있는 구글 본사를 방문해 기업문화책임자(CCO) 스테이시 설리번으로부터 한 시간 동안 구글 기업문화에 관한 설명을 들었습니다. 개방을 중시한다든지,누구든지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게 한다는 얘기도 들었는데 새로운 건 아니죠.사원을 채용할 때 스페셜리스트보다 제너럴리스트를 뽑는다는 얘기는 의외였습니다. 설리번의 설명을 요약합니다.

"2004년 구글이 기업을 공개할 때 창업자들이 주주와 직원들에게 편지를 썼다. 편지는 이렇게 시작한다. '구글은 일반 기업과 다릅니다. 그런 기업이 되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창의적이고 도전적인 분위기를 강조했습니다. '구글은 이번 가을 창립 13주년을 맞는다. 그동안 초고속으로 성장했는데 변하지 않는 게 있다. 전 세계 정보를 체계화해 사용할 수 있게 한다는 미션이다.

우리가 체득한 것을 요약하면 이렇다. ①사용자에 초점을 맞추면 부수적인 것들은 자연스럽게 해결된다. ②하나라도 제대로 하는 게 최선이다. ③웹에서 민주적으로 작업한다. ④답을 책상에 앉아서 찾을 필요는 없다. ⑤사악해지지 않고도 돈을 벌 수 있다. ⑥밖으로 나가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가 있다. ⑦정보에는 국경이 없다. ⑧대단한 것이라도 만족스러운 것은 아니다.

구글은 직원들에게 많은 자유를 주고 혁신적인 것을 만들어 내게 한다. 직원들에게 자유를 주면 놀라운 것을 내놓는다. 구글 직원들은 크게 생각하고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다르게 생각해야 한다. 회사는 도전적인 프로젝트를 맡겨 위험을 감수하도록 돕는다. 20% 프로젝트(업무시간의 20%를 업무와 무관한 일에 사용하는 것)도 회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다.

구글은 제품에 있어서나 기업문화에 있어서나 폐쇄보다는 개방이 낫다고 믿는다. 대부분의 정보를 직원들과 공유한다. 매주 금요일에는 TGIF라는 미팅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비즈니스에 관한 새로운 사항을 알리고,신입사원을 소개하고,사원들이 묻고 창업자와 임원들이 답을 한다. 에릭 슈미트 회장은 분기마다 직원들에게 이사회 협의 내용을 설명한다.

우리는 법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에서 모든 것을 공유한다. 사무실은 열려 있다. 내 방도 항상 문이 열려 있다. 내가 방에 없을 때는 누구든지 들어와서 회의장으로 사용할 수 있다.

구글 기업문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이다. 우리는 '다양한 분야에 관심이 있는 사람'을 채용한다. 한 가지 일만 하기 원하거나 한 가지만 잘하길 원하는 사람은 뽑지 않는다.

구글이 원하는 이상적인 직원은 한 가지에만 뛰어난 스페셜리스트가 아니라 융통성이 좋은 인재다. 직원을 채용할 때는 관료적이지 않은,유연해 보이는 사람을 찾는다. 이런 사람이라야 어떤 상사와도 편하게 일하고,동료들과 동등한 입장에서 일할 수 있다. 단순히 직업을 갖는 데 급급한 사람은 뽑지 않는다. 바람직한 인재를 뽑기 위해 채용위원회를 두고 있다.

사방에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는 것도 자랑거리다. 구글에서는 누구든지 기발한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미팅 시간을 단축하는 방법이랄지 제품의 기능을 개선하는 방법이랄지,어떤 아이디어든 좋다. 사원들이 낸 아이디어는 온라인을 통해 공유하고 다른 사람들이 투표를 통해 평가할 수 있다. 구글은 매년 '구글가이스트'라는 직원 만족도 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을 개선한다. "

발표가 끝난 뒤 이것저것 물어봤습니다. "창업자 래리 페이지가 4월4일 최고경영자(CEO)가 됐는데 기업문화에서 달라진 것은 없느냐"고 물었습니다. 설리번은 "달라진 것은 없고 초창기로 돌아갔다고 할 수 있다"면서 "래리가 과감하게 결정을 내린다"고 하더군요. 조직 개편,소셜 서비스 강화,모토로라 인수 등을 의미하는 얘기였습니다.

김광현 IT전문기자 blog.hankyung.com/kim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