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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에 올인한 구글, 우주 탐사까지 나서다

상상력에 올인한 구글, 우주 탐사까지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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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8.25 01:26

[무인車 시스템·태양광 발전소·火星 지도 제작까지… IT기업의 '무한 확장']
달 탐사 로봇 현상 공모부터 사막에 태양광 발전소까지…
구글, 보유 현금만 42조원… 황당한 발상도 현실로 바꿔 "구글 뭘할지 구글도

몰라"

"저게 바로 사람보다 똑똑한 차입니다."

이달 초 미국 실리콘밸리 마운틴뷰(Mountain View)시 쇼어라인(shoreline) 거리.

차 한 대가 도로를 지나 구글 본사로 들어갔다. 일본 도요타자동차의 하이브리드

차량(휘발유 엔진과 전기 모터를 병행 사용하는 차량) 프리우스였다. 보통 프리우스와

결정적인 차이는 차 안에 사람은 있지만 아무 일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차 위쪽에 카메라와 전자장비가 달린 이 차는 구글이 개발한 무인 자동차(Self

Driving Car)다.

 무인車 씽씽…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에서 구글의 엔지니어가 사람 없이 도로를 주행할 수 있는 ‘무인자동차’를 점검하고 있다. 구글은 본업인 인터넷 검색과 무관한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연합뉴스

차량의 제어판에서 목적지를 정해 놓으면 액셀을 밟지 않아도 차가 저절로 움직인다.

핸들을 돌리는 것도 사람이 아니라 차다. 카메라와 센서가 사방 60m를 감지해 스스로

움직인다.

2010년 시범운행을 시작한 무인(無人) 차량은 25만㎞를 달리는 동안 사고 한 번 내지

않았다. 이 차가 지난 5일 결국 사고를 냈다. 하지만 이때는 무인시스템이 아니라

사람이 수동으로 운전하며 접촉 사고를 낸 것이었다. 마운틴뷰 주민들은 그 사고 이후

 "차가 사람보다 낫다"는 우스갯소리를 한다.

구글 측은 "무인차는 차량 흐름을 계산해 최적의 속도로 주행하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운전할 때보다 연비도 좋다"고 밝혔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들도 부러워할

수준의 자동운행 시스템이다. 자동차 회사와 제휴하면 당장 생산에 나서도 손색이 없을

정도다.

세계 최대 인터넷 기업 구글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다양한 분야에 투자하고

연구하는 회사다. 달 탐사 프로젝트인 '루나X프라이즈'가 대표적이다. 구글은 로봇을

달에 보내 달 표면을 걸어 다니게 하고 영상과 사진을 전송하는 데 성공한 기업이나

개인에게 3000만달러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또 화성 표면을 촬영해 지도로 만들어

인터넷에 공개하고 있다. 우주 탐사를 촉진하기 위해서다.

 태양광 발전까지… 태양광 발전을 위한 패널이 미국 캘리포니아 마운틴뷰 구글 본사 주차장 천장 윗면을 가득 메우고 있다. 구글은 이와 같은 신재생 에너지가 차세대 성장 사업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뉴욕타임스 연합뉴스

풍력발전도 연구한다. 4000만달러를 투자해 아이오와주에 발전 설비를 만들었다.

여기서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실제로 판매까지 한다. 구글은 지금까지 풍력·태양광

발전사업에 이미 6억8000만달러(7300억원)를 투자했다. 예를 들어 캘리포니아

모하비 사막에 있는 태양광 발전소 건설에 무려 1865억원을 쏟아부었다.

이해하기 어려운 황당한 일도 한다. 구글엔 벌을 키우는 업무를 맡은 직원도 있다.

구글 본사 주변에 설치된 서너개 벌통을 관리한다. 벌을 키우는 정확한 용도는

알려지지 않았다.

구글의 다양하다 못해 황당한 새로운 서비스의 배경에는 이른바 '20% 룰(rule)'과

넘치는 현금이 있다. 구글 직원들은 업무 시간의 20%를 회사 업무가 아니라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는 데 쓴다. 구글은 직원들이 '20% 룰'을 활용해 만든 기술과

서비스를 '구글 실험실(labs.google.com)'이란 사이트를 통해 공개해왔다.

그러나 구글은 지난달 20일 앞으로는 실험실을 통해 테스트 단계 서비스를 공개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구글실험실을 통해 구글이 앞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엿보는 것이

불가능해진 것이다.

구글이 가진 현금(391억달러·42조3180억원)은 구글 직원들이 놀면서 상상한 것들을

현실로 바꾸는 원동력이다. 워낙 돈이 많다 보니 다른 업체들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을

척척 벌인다. 지난 5월 구글은 미국에서 무료 음악서비스 '구글 뮤직'을 내놓았다.

스마트폰에서 자신의 PC에 저장해 놓은 음악 파일을 인터넷으로 불러와 언제 어디서나

들을 수 있는 서비스다.

통신사들의 음악 서비스는 유료지만 구글 뮤직은 내 PC에 있는 음악 파일을 재생할

때는 돈을 낼 필요가 없다. 또 구글이 저작권료를 지불한 수십만곡의 노래 가운데

200곡을 무료로 제공한다.

아직은 미국에서만 이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지만 곧 전 세계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이 서비스의 혜택을 본다. 통신사가 독점해 돈을 벌던 음악 서비스가 통 큰 구글

덕분에 사라질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USC(남캘리포니아대) 이관민 교수는 "구글이

IT뿐만 아니라 자동차·친환경 에너지·음악 산업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며 "구글이

도대체 앞으로 무엇을 할지는 구글도 모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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