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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인터뷰/명사

<파워인터뷰>“내게 정치권은 쓰레기통… 삼류 지식인들 기웃”

<파워인터뷰>“내게 정치권은 쓰레기통… 삼류 지식인들 기웃”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대표>

문화일보 | 박민기자 | 입력 2011.09.16 12:01 | 수정 2011.09.16 12:31

김석철(68·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대표) 명지대 석좌교수는 한국을 대표하는 건축가다. 그러나 그의 구상과 설계는 정해진 시간과 공간에 머무르지 않는다. 그는 미래 공간의 경영을 꿈꾸는 도시설계자이자 국토개발전략가다. 그의 시선은 서울과 대한민국을 넘어 북한을 껴안고 마침내 21세기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할 황해로 향한다.

↑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 테라스에서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와 신공항 등 대형 국책사업의 지역적 배치 구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 김석철 명지대 석좌교수가 서울 종로구 가회동 아키반건축도시연구원에서 지식인의 정치 참여에 대한 질문을 받자 잠시 생각을 하고 있다. 김연수기자 nyskim@munhwa.com

그는 29세에 여의도 개발계획을 주도했고 39세에 예술의전당을 지었으며 49세에는 베니스에서 전시회를 열었다. 명성을 얻은 그는 중국, 캄보디아, 동유럽, 중동의 신도시 설계에 참여했고 미국 컬럼비아대와 이탈리아 베네치아대 교수를 지냈다. 세계 무대조차 좁았던 그도 환갑을 앞둔 59세에 위기를 맞았다. 3년 간격으로 위암과 식도암이 잇따라 찾아온 것. 그러나 암도 그의 열정을 식히진 못했다. 그는 올해 말에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 2'란 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중국, 러시아, 일본을 아우르는 '황해도시공동체' 구상이 핵심이다. 외길 50년을 걸으면서 그는 지식인으로서의 책임도 잊지 않았다. 국토의 효율적 운영을 위해서라면 정치인이든 관료든 가리지 않고 만났고 열정적으로 자신의 구상을 설명했다. 그의 이상은 더러는 왜곡되고 더러는 도용당했지만 그걸 빌미로 스스로 권력을 탐하지도 않았다.

지난 7일 서울 종로구 가회동 한옥마을에 자리 잡은 그의 사무실을 찾았을 때 그는 대형 개발계획도를 앞에 두고 한 여직원에게 뭔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한옥 특유의 소담스러운 정원을 잠시 즐기는 것도 좋을 듯해 그가 인기척을 느낄 때까지 기다렸다. 10분쯤 지났을까, 직원을 물린 그가 '어서 들어오라'며 자리를 권했다. 그의 최근 활동은 각종 매체를 통해 소개된 바가 있어 좀 색다른 질문으로 인터뷰를 시작했다.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정치권의 최대 화두로 부상했습니다. 그분도 교수님처럼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는데 정치권력이 각계 전문가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1년쯤 된 것 같은데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던 박재완 기획재정부장관이 우리 사무실을 찾았을 때 한반도 균형발전문제 등에 대해 이야기했더니 '대통령 인수위 때 조언을 해주시지 그랬느냐'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정치권 근처에 기웃거리는 교수에 대해 혐오증이 있고 특히 인수위에 참여한 인간들을 아주 싫어한다'고 했더니 박 장관이 '저도 (성균관대)교순데요'라고 해서 한참 웃은 적이 있습니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을 뵙고 40분에 걸쳐 여러 가지 이야기를 했더니 대통령께서 '좀 일찍 얘기해 주시지 그랬어요'라고 말했습니다. 그래서 '정권 초기에 가서 이런저런 이야기하는 사람은 소인배입니다. 정권이 처음 들어서면 나름대로 포부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말기가 되면 도와줄 사람도 없고 2~3년 경험도 쌓았으니까 그럴 때야말로 제대로 된 지식인이라면 참여해서 도와야 합니다. 그게 군자의 자세라고 생각합니다'고 말했더니 대통령도 웃으시더군요."

―정권 후반기에 나선다면 자리 욕심 때문이라는 오해도 안 받을 수 있겠네요.

"자기 분야에서 일가를 이루면 벼슬 쪽에 욕심을 갖는 게 우리나라만의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주자는 집안이 워낙 가난해 생계를 위해 과거를 봤는데 평생 그걸 후회했습니다. 학문에 뜻을 둔 학자라면 끊임없이 학문을 연마하고 정진해야 하는데 외도를 했다는 거죠. 대학생들이 정의감을 갖고 학생운동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일 수 있지만 정치에 뜻을 두고 한다면 삼류 학생입니다. 지식인이 정치에 기웃거리면 역시 지식인이 아닙니다. 안철수씨나 박원순씨와 대화를 나눈 적은 없지만 좋은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게…. 정치인도 나름대로 프로페셔널입니다. 아니 제일 어려운 게 정치 같습니다. 정치인은 국가에 헌신하겠다는 자세, 즉 본인이 뭘 이루겠다는 것보다는 공동체를 위해 무엇을 하겠다는 동기를 가져야 하고 그런 방면으로 재능이 있어야 한다고 봅니다. 그래서 저는 군대에 안 갔다온 정치인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교수님은 도시설계나 국토개발전략을 연구하시니까 안철수 원장이나 박원순 변호사에 비해 정치와 더 정합성이 있다고 할 수 있는데, 혹 서울시장 출마를 생각해본 적은 없으십니까.

"꿈에도 없었습니다. 사실 제가 장관직 제의를 받은 적이 있는데 거절하는 데 1분도 안 걸렸습니다. 저는 최근 '김석철과의 대화'라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작과 비평'측과 15번 인터뷰를 했고 잡지도 창간했습니다. 저는 제 구상을 알리기 위해 많은 일을 하지만 그건 일종의 '운동(movement)'입니다. 사람들이 건축과 도시에 대해서 너무 무심한데 건축과 도시는 100년, 200년 후에도 남는 것입니다. 그래서 끊임없이 떠드는 겁니다. 만약 우리나라의 하드웨어나 인프라가 무너지면 후손에게 죄를 짓는 겁니다. 저는 서울 4대문 개발계획을 포함, 도시와 국토개발을 위한 다양한 대안을 내놨고 정치가나 관료들이 암시를 받거나 아이디어를 얻어 시행에 옮기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건축학은 인문과학이자 사회과학입니다. 사회과학자가 정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어떤 의미에서 당연합니다. 그러나 자연과학은 다르다고 봅니다. 평생을 해도 어려운 게 자연과학입니다.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정치를 꿈꾸었다면 어땠을까요."

암환자였다는 사실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확신에 찬 어조로 말하는 그에게 신뢰를 느꼈지만 같은 종류의 질문을 한 번 더 던졌다.

―정치인이나 관료들이 그런 이야기를 못 알아듣거나 외면하면 직접 법을 만들거나 집행해야겠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지 않나요.

"도시계획은 100년, 200년을 내다보는 것이지만 정치는 표나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래서 꿈을 꿀 수도 꿈을 이루기도 어렵습니다. 청계천 개발, 광화문광장,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 시청광장 등 서울 4대문안 개발계획은 모두 20년 전에 제가 만든 것입니다. 그래서 제 전시회에 이명박 대통령이 오셨길래 '청계천은 장물인 거 아시죠'라고 말했습니다. 제가 예술의전당을 지을 때 당시 전두환 대통령이 '세종문화회관에서 1년에 치러지는 행사가 50회도 안 되고 그 중 3분의 2가 국가 행사인데 뭘 또 짓느냐'고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그건 삼류 건축가들이 지어서 그런 거고 제가 지으면 하루에 시민 100만명이 오게 할 수 있고 또 그래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사실 강남에 뭐가 있습니까. 강남좌파가 아니라 강남거지, 문화적 거지가 있을 뿐입니다. 압구정동 아파트에 3만명이 사는데 그곳엔 서점이 없다고 합니다. 그런 곳에 사는 사람은 부자가 아니라 '푸어 리치(poor rich)'일 뿐입니다. 제 주장을 안 받아들인다고 직접 나서는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다만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고 지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정치권에 나갈 시간이 없습니다. 정치권은 저에게는 쓰레기통 비슷한 겁니다. 쓰레기통 안에 있으면 쓰레기 아닙니까. 들어가면 그렇게 되더라고요."

―대통령을 만나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입지 선정과 관련해 조언을 하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한반도를 3개 권역으로 나눠 전략을 짜야 합니다. 북한은 중국과 연결되는 경제권으로, 수도권은 동북아 허브와 연결되는 경제권으로, 호남·영남·충청권은 일본·동남아와 연결되는 경제권으로 가야 합니다. 이런 구도하에서 과학벨트는 하나의 새로 볼 수 있습니다. 과학벨트의 머리가 대전에 생기고 호남과 영남이 양 날개가 되는 것입니다. 그 날개의 뼈대는 고속철(KTX)이고 세 지역의 한가운데 새로운 허브공항이 들어서야 합니다. 신공항은 단순한 공항이 아니라 공항도시가 돼야 합니다. 영호남과 충청권에서 나오는 모든 물류는 공항도시를 거쳐 세계로 나가게 됩니다. 이렇게 연결되면 충청·영남·호남을 아우르는 2500만명의 경제독립체가 만들어집니다. 이런 비전 없이 자기가 특정 지역에 가깝다고 어디에 신공항을 짓겠다고 공약하는 정치인은 역적이나 다름없습니다."

―준비 중이신 '희망의 한반도 프로젝트 2'의 핵심이 '황해도시공동체'로 알고 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황해로 나가는 길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이 벌어졌듯이 한반도 문명은 황해를 중심으로 번창했습니다. 중국의 경우에도 산업과 부의 60%가 동부 해안에 몰려 있습니다. 일본 서해안이 낙후된 것은 우리가 황해도시공동체의 중심이 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결국 황해를 중심으로 세계 최대 인구국가인 중국과 최대 자원국가인 러시아, 세계 2위 현금보유국인 일본이 모여 있는데 이를 효율적으로 결합해내면 한반도는 새로운 시대의 주역이 될 수 있습니다."

―황해도시공동체 구상에 부응하기 위해 한반도 공간전략도 새롭게 짜야 할 것 같습니다.

"우선 북한, 수도권, 호남·영남·충청권이 각각 2500만명의 인구를 가진 경제독립체로서 협력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더불어 경원선을 따라 한반도를 관통하는 운하를 만들어야 합니다. 동해와 황해를 잇는 운하를 만들려면 백두대간을 넘어야 하니 힘들다고 하는데 경원선처럼 원산에서 추가령구조곡을 따라오면 한강 상류와 만나게 됩니다. 운하를 만들면 백두대간의 물을 끌어와서 수도권의 물 부족 상황을 해소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러시아 사할린 천연가스를 공급받는 가스관을 운하를 따라 건설할 수 있습니다. 시베리아 가스관은 이미 블라디보스토크까지 내려와 있어 에너지 수입비용을 현재의 절반으로 줄일 수 있습니다. 이 사업에는 10조원가량이 소요되는데 임진강 모래로 다 충당할 수 있습니다. 북한에서 제일 부족한 게 에너지인데 가스관을 따라 열병합발전소나 가스발전소를 지으면 북한은 매년 2조원 이상의 이득을 보게 됩니다. 이 정부에서 논란이 돼 온 한반도 대운하는 필요없습니다. 장차 KTX를 통해 전 국토가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동해와 황해를 연결하는 운하는 차원이 다릅니다. 동해는 러시아, 중국, 북한, 일본, 한국이 공유하는 바다인데 이를 세계 최강의 경제권역인 황해와 연결한다면 세계 최고의 운하가 될 수 있습니다." 그의 구상은 신선하고 독창적이어서 처음에는 귀를 쫑긋 세우고 듣게 되지만 듣다 보면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이 드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아무리 밑그림이 좋아도 북한의 동의가 없으면 애당초 불가능한데 북한을 설득할 대안은 있는 걸까.

―교수님께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설득할 자신이 있으니 만나게 해달라고 이명박 대통령에게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동해와 황해를 연결하는 운하 외에도 러시아 중국 일본 북한 한국이 연결되는 두만강 일원, 중국 랴오닝(遼寧)성과 결합할 수 있는 압록강 일대 등을 개발하면 북한도 살 수 있습니다. 김정일 위원장을 만나 이런 구상을 전달하면 설득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 위원장과 제가 나이도 같고 김 위원장 별장이 저희 외가 바로 밑입니다. 북한이 잘되길 제일 바라는 사람이 김 위원장입니다. 그런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존 발전전략과 시스템이 한계점에 왔다고 진단하신 적이 있습니다. 차기 대권 후보들이 이런 한반도의 상황이나 발전전략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보십니까.

"정치인들 특히 대권에 야심이 있는 정치인들이 많이 찾아옵니다. 제가 얘기를 하는 동안에는 다들 동의하는 것 같은데 이후 행보를 보면 그렇지 않은 것 같습니다."

―정치인들에게 국토발전전략 외 어떤 이야기를 해주십니까.

"제일 많이 하는 말이 하루에 2시간 정도 자기만의 시간을 가지라는 겁니다. 무엇을 하든 혼자 생각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자신과 진심으로 교감할 수 있는 사람을 2~3명 갖는 겁니다. 제가 제일 존경하는 사람이 다빈치와 컴퓨터 과학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앨런 튜링인데 튜링은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영감의 대부분은 인간과의 대화로부터 얻은 것이다'고 말했습니다. 그런 사람이 없으면 대권을 꿈꾸는 것 자체가 죄악이 될 수 있습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사무실 한쪽의 한옥 건물 모형을 가리키며)"저기 있는 게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관으로 육영재단에 지으려고 제가 제안한 겁니다. 박 전 대통령은 18년간 집권하면서 부정적인 측면도 있지만 어떤 형태로든 민주화에도 공헌했다고 봅니다. 경제가 어느 정도 발전해야 민주화도 가능하니까요. 어쨌든 그런 역할을 한 분에 대한 우리 사회의 태도는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합니다. 기존 설계도를 보고 이건 아니다 싶었고 마침 아들인 박지만씨의 요청이 있길래 내가 설계비 안 받고 해주겠다고 했습니다. 저는 박 전 대통령 기념관이 저개발국가들의 연수원장이 되도록 할 생각입니다. 제가 알기로는 인류 역사상 최단기간에 경제성장을 이룬 게 그분입니다." 대통령을 제외한 거의 모든 정치인이 자신을 찾아오긴 해도 자신이 찾아가 본 적은 없다는 그도 박 전 대표는 부담스러웠을까. 그러나 박 전 대표 대신 박정희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내놓은 그가 어쩌면 솔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김 교수님은 경기고 시절부터 천재란 소리를 들었다고 하던데 자신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은 없고 다만 제가 설계도를 그리거나 마스터플랜을 짤 때 말로는 할 수 없는 것이 떠오를 때가 있습니다. 그때는 '아, 모차르트가 작곡을 할 때 이런 느낌이 들었겠구나'하는 생각을 하곤 합니다. 제가 고등학교 다닐 때 수학을 좀 했는데 1시간 정도 풀어야 하는 문제를 푸는 도중에 답을 느끼기도 했습니다. 당시 경기고 수학시험의 경우 5문제가 나오는데 답을 모두 맞히더라도 60점 이상 안 주는데 98점을 맞은 적이 있습니다." 그가 자신을 천재라고 생각한다는 느낌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다소 삐딱한 질문이 나왔다.

―그런 말을 들으면 많은 학생과 학부모들이 좌절할 수도 있겠습니다.

"확실한 건 아무리 먹어도 살이 안 찐다는 말과 놀아도 공부 잘한다는 말은 거짓말이라는 겁니다. 공부에 관한 한 천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시험 잘 보는 애가 있는 것뿐입니다. 저는 예상문제만 공부하는 학생이었습니다."

―지난 50년을 숨 돌릴 틈 없이 사신 것으로 압니다.

"내년 2월쯤 나올 '김석철과의 대화'를 위해 인터뷰를 하다 보니 참 지독하게 살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단 하루도 쉬어 본 적이 없었습니다. 휴가를 갈 때도 일할 것을 들고 다녔습니다. 9년간 컬럼비아대 교수로 있으면서 학기 내내 하루도 안 빠지고 수업 후 도서관에 갔습니다. 당시 관련 서적이 이탈리아어로 돼 있어 사전을 찾아가면서 다 읽었습니다. 그랬더니 국비장학생으로 와 있던 유모 박사가 '선생님처럼 하면 저도 천재가 될 수 있겠는데요'라고 했습니다. 결국 천재란 무언가를 이룬 사람을 말하는 거지 타고난 것을 말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는 10년 후에도 여전히 세상을 향해 자신의 꿈을 이야기하고 그것을 현실화시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인터뷰를 마치고 그의 마당 깊은 한옥 사무실을 나설 때, 천재가 무언가를 이룬 사람이라면 그는 우리 현대사의 한 페이지를 화려하게 장식할 천재가 될 거라는 확신이 가슴 가득 차올랐다.

인터뷰 = 박민 전국부장 minp@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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