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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유산 등재 불구 주변 낙후 “예술촌 만들고 문화시설 확충”

세계유산 등재 불구 주변 낙후 “예술촌 만들고 문화시설 확충”
[한겨레] 홍용덕 기자 기자메일 등록 : 20110810 22:23
지역 현안 이렇게 푼다 수원시 ‘화성 르네상스 사업’
정부 지원 특별법 통과에 온힘

정조가 축성한 경기 수원시의 화성은 해마다 20만여명의 관광객이 찾는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지 올해로 14년째인데, 국내 다른 세계문화유산들처럼 개발 규제로 성내 거주 인구가 줄어 차츰 빈 마을로 바뀌어왔다.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느는 데 견줘 숙박시설 등은 10여년 전과 다를 바 없어 ‘당일치기’ 눈요기 관광에 그친다. 국내에서는 드물게 200년 전 조선 성곽의 모습을 온전히 간직한 ‘화성’을 살릴 방법은 없을까?

수원시는 ‘화성 르네상스 전략 사업’을 내세우며 화성 살리기에 나섰다. 염태영 수원시장은 “소통과 참여, 휴먼시티의 가치 실현으로 보면 낙후 도심을 되살리는 일이 민선 5기 최대 역점사업이 될 것”이라며 “화성 르네상스로 명명한 것은 정조시대 문예부흥 정신에 맞춰 사업을 하자는 취지”라고 말했다.

화성 살리기 1차 목표는 경제적 활력 복원이다. 시는 지난 7월 월드컵 구장에서 더부살이하는 팔달구청을 2013년까지 화성 안 화성박물관 옆으로 이전하기로 함으로써 옛 도심 복원의 불을 지폈다.

화성을 가로지르는 수원천의 생태하천 복원은 올 하반기에, 수원천 위 남수문 복원은 내년 3월 마무리할 계획이다. 경기관광공사와 수원시가 공동소유한 영화문화관광지구에는 한옥호텔 조성을 추진하고 있고, 한국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인 나혜석의 생가 터 주변에 예술촌을 조성하는 방안과 5만여㎡에 이르는 신풍지구와 장안지구에 다양한 문화시설을 짓는 방안도 논의가 활발하다.

문제는 ‘돈’이다. 염 시장은 “장안지구에 문화시설 부지를 사려면 200억원이 더 필요하다”며 “민간사업체 제안을 적극 검토하겠지만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세계문화유산특별법 통과에 주력해 정부 지원을 끌어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는 성곽 안 문화창작 공간(레지던스)에 사는 예술가 50여명과 행궁동 마을 주민들이 함께하는 ‘마을 만들기 사업’ 등 공동체 복원과, 시민극장 같은 자발적 문화운동도 시작됐다.

왕현종 연세대 교수(역사문화학부)는 “서울 인사동은 상업화해 한두번 찾으면 끝인 반면 홍대 입구는 새로운 ‘문화메카’가 됐는데, 이는 공연·예술 등 문화가 끊임없이 창조되는 공간이기에 가능했다”며 “화성도 옛거리 등의 전통을 보전하면서도 날마다 새로운 문화콘텐츠가 생산되는 살아있는 문화현장으로 재편하는 노력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수원/홍용덕 기자 ydhong@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