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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세상] K-POP 인베이전(invasion·침공)

[오늘의 세상] K-POP 인베이전(invasion·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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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1.06.13 03:00 / 수정 : 2011.06.13 12:00

50년전 값싼 생필품 팔던 한국이… 이제 文化로 서구 선진국을 사로잡다

'케이 팝 인베이전(K―Pop Invasion)' 앞에 유럽이 문을 활짝 열었다. 1960년대 영국의 비틀스(Beatles)가 팝의 본고장 미국을 공략, 세계 팝 역사의 흐름을 바꿔놓았던 '브리티시 인베이전(British invasion)'이 50년 만에 한국 대중가수들에 의해 세계의 '문화수도'를 자부하는 프랑스 파리 한복판에서 재현됐다.

 코리아, 문화 선진국을 문화로 지배하다… 무엇이 이들을 울렸나. 한국 대중음악이다. 누가 이들을 환호하게 만들었나. 한국 아이돌 가수들이다. 이들은 어디에서 왔나. 한국도 아시아도 아닌 세계 문화의 본거지 유럽 각국에서다. 10·11일(현지시각)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SM타운 월드 투어’가 이틀 동안 1만4000여명의 관객을 모으며 성공적으로 끝났다.‘케이 팝 유럽 인베이전’의 개막이다. 사진은 '슈퍼주니어'의 공연 장면이다. /연합뉴스
10·11일(현지시각) 파리 제니트 공연장을 가득 메운 프랑스·영국·독일·이탈리아·스웨덴·폴란드 등 유럽 각지의 한류(韓流) 팬들은 SM엔터테인먼트 아이돌그룹들이 펼친 'SM타운 월드투어' 공연에 눈물 흘리고 환호성을 지르며 열광했다. 이날 공연의 성공은 40여년 전 텅스텐, 오징어, 실을 수출하며 국제 사회에 허름한 명함을 내놓았던 대한민국이 경제적 부흥을 이룬 데 이어 문화적으로도 서구(西歐)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됐음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이었다.

 11일(현지시각)‘SM타운 월드 투어’공연에서 한 여성 팬이‘다시 한 번 고마워’라고 적힌 종이를 들고 환호하고 있다. SM측이 1회만 예정했던 공연을 팬들 요청에 따라 한 차례 더 늘린 것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시한 듯하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

한국은 1960~70년대만 해도 유럽인들 사이에서 아예 존재감이 없거나, 있어봤자 '남의 나라 상표로 옷과 라디오와 신발을 만들어 팔고 광부를 보내는 나라' 정도로 인식됐다. 그 뒤 반도체, 선박, 자동차 수출에서 세계 선두권을 다투는 산업국으로서 경제적 성과를 이뤄냈지만 여전히 문화적 측면에서는 '동아시아의 변방 국가'에 머물렀을 뿐이다.

그러나 이번 케이 팝 콘서트는 유럽인들의 그런 인식을 바꾸는 중대 전환점이 됐다. 프랑스 유력지 르몽드의 보도처럼 "일본과 중국 사이에 끼어 있고, 자동차·전자제품의 수출로만 알려졌던 나라가 이제 문화를 알리게 된 것"이다. 한국무역협회 장호근 실장은 "유럽은 고부가가치 제품을 선호하는 곳이라 늘 뚫기 어려운 시장이었다"며 "이번 SM 콘서트를 기점으로 한국이라는 나라 자체의 브랜드 가치가 급상승할 것"이라고 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스냅샷으로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조선닷컴

보다 긍정적인 사실은 케이 팝 한류의 성장과 확대 가능성에 아직도 끝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류의 세계 진출에 한국의 발 빠른 정보화의 힘이 작용하고 있다는 게 결정적인 이유다. SM엔터테인먼트이수만 대표 프로듀서가 본지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케이 팝은 라디오·TV 등 전통적 매체보다 인터넷·유튜브·SNS 등을 통해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전해지고 있고, 그런 수단에서 한국은 세계 초일류를 달리고 있다. 여기에 더해 한국 고유의 영재(英才) 엔터테이너 조기 발굴·교육 시스템, 각국 팬들의 입맛을 고려한 '맞춤형 글로벌 멜로디·리듬·댄스 개발'도 케이팝 한류의 경쟁력을 키우는 요소들이다. 서구(西歐)에 대한 '케이 팝 인베이전'은 이제 첫 장(章)을 열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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