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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MCN

성큼 다가온 ‘N스크린 시대’

성큼 다가온 ‘N스크린 시대’

TV·태블릿으로 야구중계·정보 동시 시청

2011년 05월 26일(목)

> 과학·기술 > 응용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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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스크린’의 N은 숫자, 즉 스크린의 수를 말한다. 특정한 주제의 콘텐츠들을 여러 개의 스크린에서 동시에 볼 수 있다는 개념이다. ‘아바타’ 영화 VOD를 구입해 TV, 태블릿, 스마트폰, PC 등 다양한 기기를 통해 볼 수 있다고 한다면 일종의 N스크린이 된다.

크게 새로울 것이 없어 보이는 개념이지만 이 N스크린이 스마트기기 대중화와 더불어 큰 주목을 받고 있다. 서버에서 여러 기기에 콘텐츠를 동시 제공할 수 있는 클라우딩 기술 등 N스크린을 보완할 수 있는 첨단 기술들이 속속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스마트기기가 가장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는 북미 지역의 경우, 지난 수개월 간 지상파 방송국, 제조사, IT솔루션 업체를 중심으로 참신한 N스크린 서비스가 경쟁적으로 출시되고 있다. 

ABC서 TV드라만 N스크린에 방영

지상파방송국인 ABC에서는 현재 ‘마이 제너레이션(My Generation)’,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와 같은 인기 TV 드라마를 N스크린을 통해 내보내고 있다. 사용자는 TV를 보면서 아이패드를 같이 켜 놓는다.

▲ ABC의 인기 TV드라마 '그레이 아나토미(Grey’s Anatomy)' 출연진. N스크린 방영을 하고 있다. 

그러면 드라마가 진행되는 동안 아이패드에는 드라마와 관련된 추가 정보들이 나타난다. 필요한 경우 드라마의 미공개 영상(Bonus Contents)을 볼 수 있고, 좋아하는 주인공에 대한 뉴스나 SNS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드라마 내용과 관련된 여론조사에 참여할 경우 드라마 줄거리 구성에 직접 참여할 수도 있다. 

ABC에서 제공 중인 이러한 N스크린 서비스는 드라마 외에도 적용 가능한 영역이 무궁무진하다. 프로야구 경기가 진행되는 도중 어떤 선수가 홈런을 쳤다고 하면 그 선수의 프로필은 물론 홈런을 칠 때의 팬들의 모습, 상대편 감독의 표정 등을 동시에 볼 수 있다.

애플은 광고를 이용한 N스크린 서비스를 선보였다. ‘혼다 재즈’라는 자동차 광고가 나오는 동안 아이폰을 흔들어 주면 재미있는 게임과 함께 자동차 관련 상세 정보가 아이폰 속으로 들어온다. 혼다 재즈 자동차에 대한 기본 정보는 물론이고 시승 신청도 가능하며, 음성과 동작 인식을 기반으로 한 게임도 앱 형태로 이용할 수 있다.

광고와 게임이라는 두 가지 컨셉을 섞어 놓았는데, 해당 자동차에 관심이 있는 사람은 물론 일반 대중들까지 무료로 N스크린 게임을 즐길 수 있어 인기를 끌고 있다. 기업 측에서는 광고효과 외에도 다양한 기기에서 고객 정보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파급효과가 클 것으로 보인다.

MS서 키넥트 연계한 N스크린 게임 선보여

예를 들어 음식점 장면을 시청하는 동안 음식점 주소, 할인 쿠폰 등이 스마트폰에 자동으로 저장된다면 광고 효과는 그만큼 커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홈쇼핑 채널에 있어서도 상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 사용자 후기, 유사 상품 정보, 최저가 구매 방법 등을 스마트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전송할 수 있다면 더 큰 호응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MS의 엑스박스 키넥트(XBOX Kinect)와 연계한 N스크린 게임.(사진 엑스박스 키넥트 홈페이지) 

마이크로소프트는 엑스박스 키넥트(XBOX Kinect)와 연계한 N스크린 게임을 선보였다. 이 게임에서는 여러 명의 사용자들이 TV를 통해 전체 게임의 진행 상황을 공유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들은 스마트폰을 이용해 TV 스크린 상에서 움직이는 자신의 캐릭터를 조정할 수도 있다.

최근 등장하고 있는 N스크린들을 사용자 입장에서 보면 크게 두 가지 새로운 면을 발견할 수 있다. 하나는 OSMU (One Source Multi Use)인데 말 그대로 하나의 동일한 콘텐츠를 여러 기기에서 동시에 이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ASMD(Adaptive Source Multi Device)인데, 특정한 주제와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들을 사용자가 선택해 이용한다는 점이다.

이종근 책임연구원은 “지금까지 OSMU 중심의 N스크린 시장이 일부 형성돼 왔지만, 최근 동향을 감안해 본다면 향후에는 OSMU 시장 자체도 확대되고, 특히 ASMD가 새로운 차별화 영역으로 주목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말했다. 

문제는 차별화된 N스크린을 선보이기 위해 많은 콘텐츠를 확보해야 하고, 결과적으로 많은 투자가 요구된다는 점이다. 때문에 북미 스포츠 중계권을 갖고 있는 기업들은 다양한 기기별로 분리해 사업을 하고 있다. 불법 다운로드도 시장형성에 큰 영향을 줄 전망이다.

N스크린으로 미래 놀라운 변화 전망

올 초 북미에서는 대표적인 불법 콘텐츠 클라우드 업체인 핫파일(Hot File)사에 대한 저작권 소송이 있었으며, 미국 영화협회(MPAA)는 합법적인 콘텐츠 시장 활성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공표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불법 사이트들과 지상파 방송국 등 콘텐츠 사업자 간 제휴를 통해 합법적인 시장 형성을 위한 노력이 진행되고 있다.

번거로운 설정 과정을 거치지 않는 편리성 역시 N스크린 확산의 주요 관건이 되고 있다. 별도의 설정을 하지 않더라도 한두 번의 터치를 통해 TV 혹은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볼 수 있어야 하며, 이를 위한 음성, 터치 등 새로운 기술개발이 현재 기업들을 통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디스플레이 패널용 유리(Glass) 제조사인 코닝(Corning)사는 최근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A Day Made of Glass”라는 프로모션 영상을 공개했다. 향후 디스플레이 패널 가격이 점진적으로 하락하고 디스플레이에 네트워크 연결 기능이 추가된다면 우리 생활이 어떻게 변화할 수 있는지 소비자들의 의견을 묻는 영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스마트기기란 스마트폰, 태블릿, 스마트TV 등 일부 기기에 국한돼 있지만, 중장기적으로 보았을 때 사무실 벽면, 테이블, 화장실 거울, 자동차 유리등 디스플레이가 장착될 수 있는 모든 곳에 N스크린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스마트기기가 늘어나고 다양한 콘텐츠가 개발될 경우 향후 놀라운 변화가 예상된다.

이종근 책임연구원은 “이런 모습이 먼 미래의 모습이 아니다”고 말했다. 그는 이미 NFC(Near Field Communication)를 통해 옥외 디스플레이 광고판의 내용을 스마트폰에 담는 서비스는 상용화됐으며, 또 다른 분야로 N스크린 적용사례가 계속 늘어나고 있으며, 시장 규모도 확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5.2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