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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웹이 PC를 대신한다 한국기업이 만든 클라우드컴퓨팅, ZeroPC 2011

웹이 PC를 대신한다 한국기업이 만든 클라우드컴퓨팅, ZeroPC 2011년 04월 18일(월)

클라우드 컴퓨팅이 태블릿, 스마트폰 등의 열풍에 힘입어 본격적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이제 하드디스크에 자료를 저장하고,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기 위해 고급사양의 CPU를 사용하는 모습은 올드패션이다. 물론 많은 컴퓨터 유저들은 여전히 들고다닌다는 것이 불가능한 붙박이 컴퓨터를 사용하고 있지만, 머지 않아 이런 PC들은 애니악처럼 박물관에서나 구경하게 될런지 모른다.

클라우드 컴퓨팅은 사실, 컴퓨터를 쓰는 방법 중에 하나다. 웹을 통해 기존 컴퓨터를 사용하는 방법을 획기적으로 바꿔버린다는 것인데, 이런 컴퓨팅의 변화가 현 컴퓨터 산업의 전변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이제 더이상 고사양의 컴퓨터는 별 필요가 없다. 아폴로 11호를 통해 달에 사람을 보낸 컴퓨터가 286(물론, 당시로서는 최신예 기종이지만)이었다는 걸 감안하면, 현재 각 가정에 보급된 컴퓨터 정도로는 안드로메다 각 행성에 로켓들을 보낼 수 있는 수준이 아닌지 심각하게 자조할 만하다.

웹으로 이전되는 개인용 PC

개인용 컴퓨팅은 점진적으로 웹으로 이전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과 플릭커(Flickr) 등 사진, 동영상 그리고 각종 파일을 저장하는 사이트를 사람들이 사용하는 빈도가 늘어날수록 이런 이전 현상은 가속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제로PC(ZeroPC)라고 소개된 컴퓨팅은 웹컴퓨팅을 위해 데스크탑을 혁신하는 것을 첫단추로 삼고 있다. 웹컴퓨팅의 첫 화면부터 과거 데스크탑을 사용하는 것과 같은 인터페이스로 보이도록 만들고 활용 방식도 이전과 같게 만든 것이다. 사용자는 온라인으로 저장된 자신의 콘텐츠들 전체에 접속해 사용할 수 있어 마치 데스크탑으로 컴퓨터를 사용하는 것과 웹 컴퓨팅으로 사용하는 것과의 차이를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제로PC에 로그인하는 사용자는 마이크로소프트 윈도우와 대단히 유사한 인터페이스를 사용할 수 있다. 데스크탑에 떠 있는 아이콘은 우리가 일반 폴더를 열어서 볼 수 있는 것처럼 만든다. 아이콘으로 연 각 폴더에 저장된 파일에 접근하는 것도 과거 파일을 열어서 쓰는 방법과 거의 비슷하다. 또 이들 아이콘들은 파일을 활성화시킬 이메일, 문서편집기 등등의 어플리케이션으로도 활용된다. 그러나 데스크탑은 인터렉티브 웹 어플리케이션을 만드는데 사용된 것과 같은 기술로 각가의 파일내용을 웹서버을 경유해 전달한다.

제로PC의 파일 브라우저는 사용자들이 각자가 가진 하드 드라이브에 있는 다른 폴더를 사용하는 것처럼 페이스북, 플릭커, 구글도큐멘트를 포함한 사이트에 다른 콘텐츠들을 부지불식간에 업로드 할 수 있게 하는 등 사진, 비디오 파일 전체를 다룰 수 있는 편리한 방법을 마련해 준다. 예를 들어, 사용자는 페이스북에 올려둔 여러 장의 사진을 선택해 플릭커 폴더로 옮길 수 있다. 이런 사용 방법의 이면에는 제로PC가 이들 개별 서비스에 각각 로그인해 각 사이트 사이에서 파일을 카피하는 숨어있는 처리 과정이 있다.

“우리는 사람들이 웹에 널리 퍼뜨려놓은 모든 것을 한데 모으는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제로PC의 부사장 리처드 샤(Richard Sah)가 이번달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웹2.0 엑스포에서 제로PC를 런칭하면서 내뱉은 선언이다.

어떤 컴퓨터에서도 구동되는 제로PC

샤 부회장과 직원들은 그들의 새로운 서비스가 온라인 생활을 통합해 쓰길 바라는 소비자들의 시선을 끌고 싶어한다. 제로PC는 또한 이 서비스가 최근례 브라우저를 탑재한 타블렛이나 어떠한 컴퓨터에서도 구동될 수 있기 때문에 미국과 해외의 학교 등에서 큰 인기를 끌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에 따라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업그래이드에 대한 필요성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샤 부회장은 “컴퓨터를 공유해서 사용해야하는 개발도상국의 사람들에게 이는 큰 편익을 줄 것”이라면서 “이를 통해 1아동1컴퓨터(one-desktop-per-child, 개발도상국의 정보화 혜택과 교육을 발전시키기 위해 저사양컴퓨터를 아이들에게 보급하자는 운동)도 아이들 당 각자 1대씩의 컴퓨터를 지급할 필요없이 이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제로PC는 엔컴퓨팅(NComputing)의 송영길 대표가 설립했다. 엔컴퓨팅은 모니터와 마우스, 키보드를 원격 서버를 통해 윈도우나 리눅스 OS에서 복사본으로 연결해주는 저비용 박스들(일련의 프로그램)을 만드는 회사다. 제로PC의 데스크탑은 엔컴퓨팅의 박스가 제공하는 것보다는 그렇게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해당 프로그램을 하드웨어에 별도 설치할 필요없이 대중에게 배부되고 접속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이 회사는 웹기반 데스크톱을 만들기 전에 이미 웹컴퓨팅의 초기 형태 수준의 프로그램을 시도했지만, 이런 시도는 제로PC보다는 주목받지 못했다. 당시 웹표준이 강력하지 않아 여러 인터넷 서비스에서 제공하는 콘텐츠의 방식이 각기 달랐고, 링크업을 할 수 있는 웹서비스가 그리 광범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뉴욕시에서 시작된 네버웨어(Neverware, 학교에서 구식 컴퓨터를 사용해 최신버전의 윈도우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자는 의미의 신조어)는 클라우드를 기반으로한 소프트웨어다. 이 회사의 설립자 조나단 헤프터(Jonathan Hefter)는 “제로PC 등의 서비스는 종종 가정된 것만큼 컴퓨터가 빨리 폐기될 필요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한다. “클라우드를 쓰든 브라우저를 쓰든, 우리는 이런 모든 컴퓨터가 발휘해왔던 최대한의 성능 등 모든 것을 제공해 줄 수 있게 됐다”고 말한다.

얼마 안 있어 외장하드를 들고 다니는 사람은 크게 줄어들 것 같다. 또 장롱 속에 박아두었던 먼지쌓인 노트북을 꺼내들고 거리를 활보하는 사람들은 늘어날 것 같다. 그러나 큰 우려도 있다. 결국 보안문제인데, 로컬 컴퓨터를 주로 쓰던 지금은 자신의 컴퓨터에 문제가 생기면 한 사람만 눈물을 흘리면 됐다. 그러나 이제는 전세계 사람 전체가 한 서버가 고장난 뒤 눈물 흘리게 될 수 있다. 이에 더해 공유하는 서버들 간의 파일이 공유돼 누군가 내가 지난 밤 봤던 동영상의 내용과 내가 보낸 이메일을 내용을 간단하게 훔쳐보게 될 수도 있다. 개인의 재산마저 보호하지 못하게 금융보안망이 해킹 당하는 세상 아닌가.


박상주 객원기자 | koreasyndicate@gmail.com

저작권자 2011.04.18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