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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G가 몰고 올 제2의 스마트폰 쇼크

4G가 몰고 올 제2의 스마트폰 쇼크 도매업체도 등장… 대형 통신망 사고 팔아 2011년 04월 06일(수)

지금 사용하고 있는 이동통신 기술은 3.5세대 기술이다. 10년 전 ‘꿈의 이동통신’이라 불리던 3세대 IMT-2000 시스템을 한 단계 더 발전시킨 것이다.

IMT-2000 시스템이 처음 등장할 당시 세계는 크게 놀랐다. 문자보내기, 음성통화에 머물렀던 2세대 기술과 비교해 그 차이가 엄청났기 때문이다. 초당 A4 서류 160장을 한꺼번에 전송할 수 있는 보낼 수 있는 속도인 2Mbps의 고속 데이터 전송 능력에 영상 통화, 글로벌 로밍이 모두 가능해짐에 따라 사람들은 새로운 이동통신의 세계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러나 사용자들의 요구는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사용자들은 더 빠른 데이터 전송능력을 원하고 있었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3.5세대 시스템이 등장했다. 3.5세대로 불리는 HSDPA는 14.4Mbps로 3세대 기술인 WCDMA보다 7배나 빨랐다. 이론적으로 1초에 3~4개 MP3 파일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양이었다.

한국 사용자들 이미 4G 세계에 살고 있어

그리고 지난 1월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4세대 이동통신(이하 4G)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4G는 모바일 환경에서 콘텐츠와 앱 등과 같은 데이터를 빠르게 전송할 수 있는 이동통신기술을 말한다.

▲ 4G 진화 로드맵(LG경제연구원 제공) 

2008년 이동통신 기술표준을 정립하는 ITU(International Telecommunication Union)에서는 4G를 100km/h 이상의 고속 이동 간에서 100Mbps, 저속 이동 간에서 1Gbps가 가능한 이동통신 기술로 명확히 정의한 바 있다. 그리고 이 정의에 해당되는 기술은 LTE Rel. 10과 와이맥스2라고 언급했었다.

그러나 미국 내 스마트폰 사용자가 증가하면서 데이터 전송속도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증가했고, 통신사업자들은 ITU 정의로 부족한 롱텀에볼루션(LTE), 와이맥스 및 HSPA+ 등을 모두 4G라는 명칭으로 마케팅하기 시작했다. 또 이런 현실을 ITU가 받아들임으로서 2010년 12월 “4G는 LTE와 와이맥스 및 진화된 3G 기술을 포함한다”며 기준을 완화시켰다. 

ITU가 4G 정의를 바꾸는 바람에 한국 휴대폰 사용자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이미 4G 통신환경 속에서 생활하게 됐다. 그러나 4G 기술 역시 계속 진화하고 있어 향후 이 기술이 모바일 세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것인지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LG경제연구원 신동형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4G가 미래를 어떻게 바꾸어 놓을지에 대해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반적으로 산업계는 긍정적인 분위기다. 2011년 상반기 미국 올란도에서 열린 CTIA Wireless에서 스마트폰 선풍을 이어나갈 새로운 테마로 4G를 꼽았고, 미국 통신 사업자들 역시 4G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하드웨어 에코시스템으로 더 많은 기능 확보

반면 소비자 전문 조사기관인 포레스트 리서치는 “3G가 유럽과 미국시장에 출시된 2003년에 별 반향을 못 일으킨 것처럼 4G가 출시되더라도 그 즉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미국 기업들의 4세대 이동통신(4G) 시스템 광고 

3G가 이동 간에도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통신 환경을 제공했기 때문에 스마트폰이 모바일 세상을 바꿀 수 있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다. 그러나 스마트폰이 시장에서 자리 잡는데 2003년부터 2008년까지 5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한다면 4G가 변화시킬 새로운 모바일 세상은 4~5년이 지나서야 가시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신동형 책임연구원은 이에 대해 “4~5년의 기간을 감안하더라도 소비자들이 제2의 스마트폰 쇼크를 맞게 될 것은 틀림없다”고 말했다. 신 책임연구원은 이어 “과거 스마트폰이 본격적인 성장을 하기 3년 전(2005년) 구글이 안드로이드라는 OS 개발사를 인수해 준비했던 것처럼 이동통신업계가 이 변화를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 책임연구원에 따르면 4G 환경에서는 전송 속도와 대역폭이 더 넓어지고, 대용량 데이터 전송이 가능해짐에 따라 사용자들의 데이터 전송에 대한 제약 조건을 점차 해결돼 클라우드 서비스가 휠씬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또 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성화하면서 인터넷에 존재하는 다양한 웹앱 사용자가 늘어나고, 결과적으로 더 많은 개발자들이 더 많은 웹앱을 개발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버라이즌 와이어리스, 스프린트 경영진들은 4G 모바일 환경에서 가장 기대되는 서비스가 M2M(Machine to Machine)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 이유는 M2M은 기기들과 이를 연결시킨 통신을 통해 정보를 모니터링해주고 효율적으로 정보를 배분해주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역폭이 넓은 4G의 등장으로 M2M 서비스 기반도 마련되었다고 할 수 있다. 

4G 통신망 전문 도매업체 이미 등장

스마트폰이 지배하는 지금의 세상은 더 많은 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다. 하지만 M2M과 같은 기기 간 통신 환경에서는 더 많은 하드웨어에 접속할수록 더 다양한 서비스가 가능해진다. 이처럼 기기들이 연결돼 기기 간 제어, 관리 및 정보 공유 등이 가능한 기기들의 모임, 하드웨어 에코시스템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웹브라우저 성능을 측정해주는 사이트들 

수요가 늘어나면서 4G 기술 역시 급속히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HSPA+와 같이 3G 기술을 진화시킨 일부 4G 기술의 경우 성능 한계에 다다르면 LTE 또는 와이맥스 기반의 4G 기술로 전환할 수 밖에 없다는 것.

하지만 4G 망 구축을 위해서는 대규모의 투자가 필요해 투자여력이 부족한 업체들은 4G망을 임대해 사용하려 할 것이고 이로 인해 네트워크 환경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예를 들어 어떤 자동차가 고객에게 AS 및 다양한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한다면, 신규 투자 대신 임재방안을 찾게 된다는 것.  

실제로 이를 위한 4G 망 도매 업체가 미국에 출현했다. 라이트스퀘어드(Lightsquared)라는 업체로 자체 인공위성을 통해 4G 이동통신 망을 제공하고 있다.

기존 통신사업자들이 일부 여유분을 타 업체에게 대여하는 반면 이 4G망 도매 업체는 주파수 대역과 망 투자만 담당하고 나머지 서비스, 가격정책, 기기 소싱 등은 임대하는 업체가 자율적으로 구성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때문에 와이맥스 방식에 대한 많은 투자로 추가 투자 여력이 부족한 미국 3위 이동통신 사업자인 스프린트가 LTE 방식의 4G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라이트스퀘어드 업체를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유선 케이블 사업자들 중 N스크린 서비스에 관심이 있는 업체들도 이 업체로부터 새로운 망 도입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1.04.06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