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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이제 아시아는 좁다` K-POP 지구촌 확산

`이제 아시아는 좁다` K-POP 지구촌 확산

"우수한 콘텐츠로 디지털 미디어 타고 전세계 공략"

아이돌 그룹들이 불을 지핀 한국 대중가요(K-POP) 신드롬이 아시아를 넘어섰다.

동방신기, 빅뱅, 슈퍼주니어, 2PM, 소녀시대 등의 그룹이 일본, 동남아시아 등 아시아권에서 `신한류`라는 이름으로 세력을 확장한 가운데 그 열기가 미주와 유럽,남미 지역까지 번지고 있다.

이런 흐름은 최근 국내 그룹들의 해외 차트 성적에서 잘 드러난다.

빅뱅의 미니음반 4집은 12일자 미국 빌보드차트에서 신인급 가수들의 앨범 판매량을 집계한 `히트시커스 앨범(Heatseekers Albums) 차트` 7위, `월드 앨범(World Albums) 차트` 3위에 올랐다. 이 음반은 미국과 캐나다, 뉴질랜드, 호주, 핀란드 등지 아이튠즈의 종합앨범차트 `톱 10`에도 진입했다. 빅뱅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공식 채널에서 이틀 만에 조회수 100만 건을 돌파하기도 했다.

지난 1월에도 동방신기의 신보 `왜(Keep Your Head Down)`가 전 세계 앨범 판매량을 집계하는 독일 사이트 `미디어 트래픽(media traffic)`의 `유나이티드 월드 차트(United World Chart)` 4위에 올랐다. 두 그룹은 국내 기획사가 프로듀싱한 한국어 음반으로 단 한 차례의 현지 프로 모션 없이 이런 성과를 거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내외 전문가들은 "K-POP을 전세계에 퍼뜨린 유튜브, 페이스북, 아이튠즈 등 디지털 미디어의 힘과 해외 팬들의 눈높이에 맞는 질 높은 콘텐츠 덕택"이라고 분석한다.

◇ 미주ㆍ유럽ㆍ남미서도 K-POP 뜬다 = 한국문화산업교류재단(이하 교류재단)에따르면 K-POP의 인기는 미주, 유럽, 남미 등지에서도 속속 확인되고 있다.

지난달 벨기에 공영방송의 한 프로그램 `sans chichis`에서는 K-POP 그룹을 대표해 샤이니와 소녀시대가 소개됐다. 리포터는 소녀시대의 `지(Gee)`에 맞춰 춤을 추며 등장해 미국,

일본은 물론 벨기에까지 퍼진 새로운 열풍이라며 K-POP을 소개했다. 리포터는 한국의 스타 양성 시스템을 설명한 뒤 출연자들과 샤이니의 `헬로(Hello)`와 소녀시대 `지` 뮤직비디오를 감상하며 감탄을 쏟아냈다. 또 지난 1월 브라질 Rede TV의 연예 프로그램인 `Leitura Dinamica`는 8분을 할애해 K-POP의 장르별 가수와 뮤직비디오를 소개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녀시대와 투애니원, 원더걸스, 빅뱅 등을 소개하고 `동양 힙합의 별`이라며 드렁큰타이거와 윤미래(T)의 영상 메시지도 내보냈다.

여성 진행자는 "K-POP이 미국을 거쳐 브라질까지 건너 와 대세임을 부정할 수 없다"며 "브라질까지한국 노래가 울려퍼지면서 한국 가수들은 쇼 한 번 안 하고도 브라질 청소년의 새로 운 우상이 됐다"고 전했다.

이같은 분위기는 멕시코, 페루도 마찬가지라는 게 교류재단 멕시코 통신원인 박금정 씨의 설명이다.

박씨는 "멕시코 방송사의 한 프로그램에서는 투애니원, 포미닛, 소녀시대, 지-드래곤 등의 뮤직비디오를 소개했고, 페루의 주요 방송사인 CINESCAPE의 한 프로그램도 동방신기와 슈퍼주니어, SS501의 성공 사례를 내보냈다"며 "특히 페루에서는 샤이니, 비스트, 유키스 등의 팬사이트가 많으며 팬들은 오프라인 모임도 갖는다"고말했다.

교류재단 미국 통신원인 김준희 씨도 "미국에서는 한국 가수를 따라하는 그룹들이 생겨나 일종의 경연대회를 열고 이 영상을 유튜브에 다시 올려 K-POP 마니아를 만드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됐다"며 "이들은 어설픈 미국화 대신 K-POP을 있는 그대로 듣고 싶어한다"고 전했다.

◇ 디지털 미디어ㆍ양질 콘텐츠가 비결 = 이같은 배경으로는 세계적인 망을 보유한 디지털 미디어의 힘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는 게 공통된 의견이다.
인터넷과 스마트폰 등 디지털 미디어의 발전으로 유튜브, 트위터, 페이스북, 아이튠즈 등을 통해 콘텐츠를 유통하고 소비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생겨나면서 현지 프로모션 없이도 평가받고 소비되는 발판이 마련됐다는 것이다.
빅뱅의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양현석 대표는 "세븐, 보아 등 미국 진출에 도전한 가수들은 노력에 비해 결과가 미비했지만 이제 유튜브, 페이스북 등 새로운 콘텐츠 유통망 덕택에 빅뱅의 음반이 미국의 아이튠즈와 빌보드차트에 오르는 상상하기 힘든 일이 일어났다"고 말했다.

또 교류재단의 브라질 통신원인 임정희 씨도 "지난해 말 브라질리아에 거주하는 청소년 2천826명을 대상으로 한 한국 노래 선호도 조사에서 슈퍼주니어가 1위에 뽑혔다"며 "주목할 점은 누가 1위를 했느냐가 아니라 한국 가수의 방문조차 없는 곳에서 인터넷 매체를 통해 음악을 접하는 자발적인 움직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K-POP이 디지털 환경에서 쏟아지는 수많은 콘텐츠 중 주목받는 것은 경쟁력 있는 콘텐츠 때문이라는 데도 큰 이견이 없다.

포미닛, 비스트의 소속사인 큐브엔터테인먼트의 홍승성 대표는 "한국은 파이가 작은 음악 시장에 대한 불안감으로 10년 전부터 `탈한국 용` 콘텐츠를 준비했다"며 "국내외 인재 발굴, 체계적인 가수 육성, 트렌디한 음악, 전략적인 해외 마케팅이 이제 빛을 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통신원 김준희 씨도 "유행이라는 사회적 공감대는 실력을 인정하는 단계를 거치는데 K-POP이 무시 못할 제3세계 음악으로 인정받은 셈"이라고 평가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 세계적 추세에 맞는 콘텐츠 제작에 더 힘을 쏟아야 한다고 가 요계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양현석 대표는 "유튜브에서 빅뱅의 팬은 아시아 전역과 북미, 유럽 분포도가 높다"며 "음악 시장이 전 세계로 확대돼 수많은 지구인들이 K-POP을 소비한다는 데 자부심을 느낀다. 이제 막 시장이 열린 만큼 음반제작자로서 콘텐츠의 질을 높여야 한다는 책임감이 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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