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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아이폰 대 SKT 아이폰 '진정한 승부'

KT 아이폰 대 SKT 아이폰 '진정한 승부'

오마이뉴스 | 입력 2011.02.24 17:49 |

[오마이뉴스 김시연 기자]





아이폰4가 KT를 통해 국내 출시된 지난해 9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사옥 올레스퀘어에서 예약가입자들이 아이폰4를 만져보고 있다.

ⓒ 유성호

아이폰은 KT, 모토로라 스마트폰은 SK텔레콤? 그동안 소비자 선택을 가로막아왔던 이동통신사-제조사 독점 공급 구도가 깨지면서 스마트폰 시장에 큰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SKT도 아이폰 도입? 스마트폰 시장 판도 변화 예고

23일 밤 SKT에서도 아이폰4와 아이폰5를 출시할 계획이라는 언론 보도가 나오면서 KT 아이폰 독점 구도에 균열이 생겼다. 24일 현재 SK텔레콤과 애플코리아 모두 공식적으로는 출시 계획을 확인하지 않고 있지만 보도 내용 자체를 부정하진 않아 점차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SKT 아이폰 도입설은 이미 지난해부터 꾸준히 흘러 나왔다. 정만원 전 SKT 사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애플과 아이폰 도입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AS 문제 해결을 단서로 달아 뚜렷한 성과는 없었다.

하지만 최근 SKT 처지가 다급해졌다. 그동안 SKT에만 스마트폰을 독점 공급해온 모토로라 모빌리티가 최근 듀얼코어 스마트폰 '아트릭스'를 KT를 통해서도 출시하기로 하면서 '단말기 경쟁력'에 구멍이 생긴 것이다. 때마침 삼성전자도 구글 레퍼런스폰인 넥서스S를 SKT-KT에 동시 공급하기로 했고, 최근 모바일월드콩그래스(MWC2011)에서 처음 선보인 '갤럭시S2' 역시 양사 동시 출시가 유력한 상황이다.

"아이폰 대 안드로이드폰, 진정한 전면전"

KT도 올 게 왔다는 분위기다. 이날 KT 홍보팀 관계자는 "소비자 선택 측면에서 특정 제조사와 통신사 독점이 깨진 건 바람직한 일"이라면서 "그동안 KT 단말기가 아이폰에 편향돼 있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그런 측면에서 바람직한 면도 있다"고 애써 여유를 보였다.

또 "외산 단말기를 우리 네트워크에 최적화하는 데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면서 "아이폰을 1년 3~4개월 먼저 도입해 아이폰에 맞는 네트워크, 요금체계, 고객 경험을 발전시킨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SKT와 경쟁에도 자신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그동안 SKT의 안드로이드폰 물량 공세에도 200만 대나 판매한 '일당백' 아이폰 독점 중단은 KT에겐 큰 악재다. 실제 이날 SK텔레콤 주가는 3.17% 급등한 반면 KT는 1.24% 떨어져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정작 가장 큰 피해자는 LGU+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날 긴급 보고서를 낸 IT시장조사업체 로아그룹은 "국내 1, 2위 사업자의 시장 장악력을 고려할 때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곳은 스마트폰 단말 라인업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LGU+가 될 것"이라면서 "SKT의 아이폰5 도입과 함께 LGU+의 가입자 이탈이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전망했다.

아울러 그간 아이폰에 맞서 '물량 공세'로 우위를 점해온 안드로이드폰 역시 피해가 예상됐다. 로아그룹은 "그동안 아이폰 대응으로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을 대거 채용해왔던 SKT가 아이폰5를 직접 출시하면 KT와의 판매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려고 아이폰에 대해서도 전폭적인 지원이 이루어질 것"이라면서 "이는 곧 안드로이드 대 아이폰의 진정한 전면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로아그룹은 애초 2011년 예상 스마트폰 판매대수 1700만 대 가운데 75~80%가 안드로이드폰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으나 SKT 아이폰 도입으로 안드로이드폰 대 아이폰 비중이 60 대 40까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동안 SK텔레콤에만 스마트폰을 독점 공급해온 모토로라 모빌리티도 KT를 통해서도 차세대 스마트폰을 출시하기로 했다. 사진은 지난해 1월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국내 첫 안드로이드 OS 스마트폰 '모토로이' 발표회.

ⓒ 김시연

소비자들 '대환영'... 이통사 서비스-요금 경쟁 기대

사업자들의 이해득실과 달리 일반 소비자들은 아이폰 독점 중단을 반기고 있다. 굳이 이통사를 옮기지 않고도 자기가 원하는 스마트폰을 선택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한발 더 나아가 그동안 단말기 독점 공급을 방패 삼아 서비스나 요금 경쟁에 소홀했던 이통사들의 변화도 예상된다. 당장 KT에서도 SKT에 아이폰 가입자를 빼앗기지 않기 위해 서비스와 요금 체계 개선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아이폰 사용자들도 반갑기는 마찬가지다. '클리앙' 아이폰 사용자 커뮤니티인 '아이포니앙'에는 벌써 SKT와 KT 아이폰 장단점을 비교하거나 약정이 끝나면 SKT로 넘어가겠다는 내용의 글들이 올라오기도 했다.

'까나리'란 아이디를 쓰는 한 회원은 KT 와이파이존(쿡앤쇼존)과 SKT 전용 내비게이션 T맵이나 T월드 등을 각각 장점으로 꼽기도 했다. '이슬이' 회원은 "결국 SKT가 아이폰을 들여오면 죽어나는 것은 통신사이고 우리들은 방관하며 혜택을 많이 주는 통신사를 선택하면 그만인 상황이 되어버렸다"고 반기기도 했다.

조원규 구글코리아 사장은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특정 폰, 혹은 제조사가 특정 통신사만 지원하던 시대가 저무는 것 같다"면서 "사용자가 자유로운 선택을 할 수 있는 환경에서 혁신이 더 강렬하게 일어날 거라고 믿는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이찬진 드림위즈 대표도 트위터에 "SKT에서 아이폰이 출시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경쟁 구도는 어떻게 될지, SKT와 KT 중 누가 더 고객을 위하는지 등 그동안의 궁금증이 다 풀릴 것"이라며 나름 관전 포인트를 짚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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