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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영의 인물탐구]두동강 난 동방신기 `믿기 싫은 이야기`

[최은영의 인물탐구]두동강 난 동방신기 `믿기 싫은 이야기`

이데일리 | 최은영 | 입력 2011.01.14 15:25 | 수정 2011.01.14 19:40 |



▲ `동방신기` 윤호 창민(사진 왼쪽)과 `JYJ` 준수 재중 유천.

[이데일리 SPN 최은영 기자] `어떻게 너를 잊을까 / 잊으려고 애를 써볼까 / 다시 돌아갈 순 없을까..(중략) 어떻게 해도 아프기만 한 얘기 / 그만 하자는 얘기 / 멈출 수만 있다면 / 지울 수만 있다면 / 다시 돌아갈 수 있다면 처음 그 날로`

동방신기 새 앨범에 수록된 노래의 가사다. 제목은 `믿기 싫은 이야기`. 1년 6개월 전 불거진 동방신기 사태가 80만 카시오페아 팬들에겐 꼭 그랬다. 그리고 그 안타까움은 팀이 두 개로 쪼개져 활동을 재개한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당시 이들의 불화를 안타깝게 여긴 건 팬들만이 아니었다. 가요계 종사자 모두가 "이렇게 해체되긴 아까운 그룹"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같은 탄식 이면에는 `동방신기`만한 그룹이 또 다시 생겨나기 어렵다는 인식도 깔려 있었다.

업계 1위 가요기획사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가 이들을 처음 기획한 건 지금으로부터 9년 전인 2002년이다. 당시 이들은 `드림팀(Dream Team)`이란 애칭으로 불렸고 2003년 6월 박유천이 마지막으로 팀에 합류하며 5인조 동방신기가 탄생했다. 이들은 데뷔 전 애칭처럼 `드림팀`의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그리고 `동방의 별`로 승승장구했다.

데뷔는 2003년 12월26일이었다. SM은 당초 한국에서 3년은 활동을 해야 이들이 정상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봤다. 그러나 동방신기는 데뷔 1년만에 그 성과를 이루어냈고 2005년 4월 계획보다 일찍 일본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들은 출발부터가 여느 아이돌 그룹과 달랐다. 보아로 세계 제 2의 음악강국인 일본 진출의 꿈을 이룬 SM의 다음 목표는 거대 중국을 아우르는 `아시아 정복`이었다. `동방신기(東方神起)`라는 그룹명도 유노윤호, 영웅재중, 믹키유천, 시아준수, 최강창민 등 4자로 표기된 이름도 다 이 같은 치밀한 전략 아래 지어졌다.

물론 이들에 앞서 아이돌 문화의 초석을 다진 H.O.T, S.E.S 등도 해외 진출에 나서긴 했었다. 기획력, 외모, 퍼포먼스 등은 훌륭했다. 하지만 가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가창력에 있어서만큼은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더 큰 시장에서 최고가 되려면 어느 것 하나 뒤쳐짐 없는 최고의 엘리트들이 필요했다. 외모, 댄스, 퍼포먼스, 가창력 모두가 최고인 아이들. 그들이 바로 동방신기의 다섯 멤버였다.



▲ 그룹 와해 전 일본의 한 방송에 출연한 동방신기.

대부분의 사람들은 동방신기를 인기 있는 한류 아이돌 그룹 정로도만 안다. 하지만 현지에서 직접 체감한 이들의 인기는 그 이상으로 뜨거웠다.

그룹이 내홍을 겪기 직전인 2009년 여름, 일본을 찾았을 때였다. 곳곳에서 동방신기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일본 사람들은 한국, SM의 동방신기가 아닌, 일본, 에이벡스의 인기가수로 그들을 인식하고 있었다.

일본 유력 음악차트인 오리콘 집계 `아티스트 종합 매출 랭킹` 2009년 3위, 2010년 2위. 이 같은 기록이 그들의 영향력을 단적으로 말해준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화된 한류 걸그룹 신드롬도 동방신기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동방신기로 한국 아이돌의 상품성과 가능성을 확인한 일본의 연예 관계자들이 그룹 분열 이후 대안 찾기에 나서며 국내 아이돌의 일본 진출이 봇물을 이뤘던 것. 냉정하게 말하자면 카라, 소녀시대 등은 동방신기 덕에 일본시장에 무혈입성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동간 난 동방신기가 더욱 안타까운 건 그룹의 와해로 인한 금전적, 문화적 손실만이 아니다. 동방신기는 그 어떤 그룹보다 멤버들간 우애가 각별했었다. 일본 진출 3년 동안 맨땅에 헤딩하기를 밥먹듯 하며 다져진 우애다. 그리고 그 결실을 맺어 본격적으로 수확을 거둬들일 무렵 그룹은 와해됐다.

재중, 유천, 준수가 SM을 상대로 소송에 나선 지도 어느덧 1년6개월의 시간이 흘렀다. 이들 세 사람은 JYJ로, 윤호와 창민은 2인조 동방신기로 팬들과 다시 만나고 있다.

그 사이 유천은 연기자로 나서 지난해 `KBS 연기대상`에서 신인상을 비롯 3관왕에 오르는 등 인정을 받았고, 준수도 뮤지컬 무대에서 배우로 이름을 떨치고 있다. 이제 막 무대에 복귀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윤호와 창민도 가수에 연기자로 공격적인 활동을 예고한 상태다.

최근 동방신기의 컴백 타이틀곡 `왜`의 가사를 둘러싸고 논란이 빚어지기도 했지만 1년6개월 전에 비하면 양측 모두는 비교적 안정을 찾은 모양새다.

하지만 팬들의 마음은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5인조 동방신기 시절 이들은 그룹의 색깔을 유지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일체의 개별 활동을 삼가했었다. 그리고 팬들은 동방신기의 윤호, 창민, 재중, 유천, 준수가 아닌 그 다섯 명이 모인 동방신기를 사랑했다.

80만 카시오페아 팬들에게 동방신기의 현재는 `어떻게 해도 아프기만 한, 믿기 싫은 이야기`다.



▲5인조 활동당시 동방신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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