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칼럼, 인터뷰

[기고]태국의 한류와 한국관광 붐

[기고]태국의 한류와 한국관광 붐

2010-03-16 오후 1:22:48 게재

태국의 한류와 한국관광 붐
우병희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장)

지난 2월말에 열린 태국 국제 여행 박람회에서 한국관광공사가 설치한 홍보 부스를 방문한 태국인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실시한 적이 있다.
결과를 보면 ‘한국관광하면 어떤 이미지가 연상되는가’라는 질문에 50%가 넘는 사람들이 ‘드라마와 영화’라고 응답했다. 또 응답자의 44%가 6개월 이내에 한국을 가보겠다고 답했다.
한국하면 연상되는 것들이 많을 텐데 유독 2명중 1명 이상이 드라마나 영화를 떠올리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아마도 한류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태국의 공중파나 케이블 방송사들이 보여주는 한국의 드라마나 영화, 한류 스타들, 한국 관련 광고, 한국 제품들 이런 것들이 태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 아닐까.
태국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채널 7에서는 작년에 15편이나 되는 한국 드라마를 방영했다. 채널 3에서도 그에 못지않게 다양한 한국 역사 드라마를 방영하고 있다. 트루 등 케이블 채널에서도 드라마 외에 예능 오락 프로그램들을 내보내는 등 태국은 한류 열기로 가득 차 있다. 태국 드라마에 비해 다소 복잡하면서도 다이내믹한 스토리 전개는 이전에 느낄 수 없었던 새로운 경험일 것이다.

한국행 좌석은 하늘의 별따기
한국관광공사 방콕지사의 코리아 플라자(Korea Plaza)에 홍보용으로 틀어놓은 대장금 드라마를 지나가던 태국인들이 쇼 윈도우에 코를 박다시피 하고 쳐다보는 장면을 볼 때면 한류의 열기를 다시 한번 실감하곤 한다.
태국의 한류 붐은 TV CF로 확산돼 한국의 아이돌 스타들이 현지 광고에까지 출연하고 있다. 동방신기, 수퍼 쥬니어, 닉쿤, 2PM 등 이름만 대면 알만한 스타들이 태국 현지광고에 얼굴을 내밀고 있는 것이다. 모 화장품 CF는 이 화장품을 사용하면 ‘한국 여자들처럼 예뻐져요’라는 카피로 태국의 여심을 사로잡고 있다.
태국의 한류는 관광으로 이어져 요즘 한국행 항공기 좌석 잡기가 하늘의 별따기만큼이나 어렵다. 연일 만석을 기록하는 항공사들은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고, 특별 편까지 운영하고 있지만 태국인들의 열망을 채우기에는 역부족이다.
태국의 한류 붐은 한국 영화나 드라마를 수입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태국 드라마나 영화를 한국에서 직접 촬영하는 것으로 발전하고 있다. 지난해 태국에서 상영된 ‘우연’이라는 영화가 태국 영화사상 처음으로 한국에서 직접 촬영을 한 적이 있는데 이후 한국에서 촬영을 하겠다는 영화사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가 유치한 ‘서울 메이트’는 태국 최고 영화사인 GTH(GMM Thai Hub)가 기획하고, 우리나라에도 소개돼 마니아층까지 형성한 공포영화 ‘셔터’를 비롯해 ‘샴’ ‘포비아’ 등을 연출한 반종 피산타나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차세대 녹색 성장의 한 축
이번 영화는 여행사 사장과 한국 드라마에 열광하는 여자 주인공이 만나 한국의 주요 관광지를 여행하는 컨셉으로 제작되는 만큼 태국뿐만 아니라 동남아 지역에 한국을 알리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관광산업은 고용 없는 경제성장 시대에 일자리 창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굴뚝 없는 산업’으로 차세대 녹색 성장의 한 축으로 기대되고 있다.
2010~2012년을 한국방문의 해로 선포하고 관광산업 육성에 역점을 두고 있는 이 때, 태국을 비롯한 동남아의 한류 붐이 우리 문화의 위상 및 국가경쟁력 제고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Copyright ⓒThe Naeil News.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