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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한스타일

[A-流] "亞流스타가 뜬다"…한류스타, 아시아 정복의 비밀 (종합)

 

[스포츠서울닷컴ㅣ임근호·나지연기자] "80~90년대 우리가 팝을 듣고 미드를 보면서 미국 문화를 동경했듯이 지금의 중화권과 동남아권 사람들은 한국가요와 드라마를 보면서 열광하고 있습니다."

대만 현지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A씨는 한국 문화 컨텐츠의 위력이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대단하다고 단언했다. 일부에서 말하는 혐한은 그야말로 극히 소수의 견제일 뿐, 한류는 이미 대세라는 게 A씨의 주장이다.

현지 연예 관계자에 따르면 한류는 이미 한류를 넘어섰다. 한류라는 단어로 한정짓기에 그 문화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실제로 아시아 지역 10~20대가 가장 즐겨 듣고 보는 문화 컨텐츠는 바로 'K팝'과 '한드'다.

"한류는 더이상 한국발 열풍이 아닙니다. 아시아 전역에 퍼진 문화 트렌드입니다. 태국, 필리핀, 베트남 등 동남아권과 대만, 중국, 홍콩 등 중화권에서 한류스타는 그아말로 '워너비' 스타입니다. 자국스타를 넘어선 아시아 스타입니다."

아시아에서 불고 있는 '메이드 인 코리아' 컨텐츠. 한류를 넘어선 아시아류의 현재를 진단했다. 국내 가수와 배우들의 인기비결과 정복비법도 연구했다.

◆ "한국스타, 아시아의 별이 되다"

지난해 태국에서 가장 많은 앨범을 판매한 가수는 누굴까. 2009년 전세계에서 가장 '핫' 한 아티스트로 인정받은 레이디 가가가 아니다. 태국음반산업협회에 한국의 2PM이 레이디 가가의 '더 페임'을 제치고 2009년 음반판매 1위를 기록했다.

2009년 대만에서 가장 오랜 기간 음악 차트에 이름을 올린 가수는 누굴까. 빌보드 차트에서 무려 26주간 싱글 부문 1위를 기록한 블랙아이드피스가 아니다. 슈퍼주니어는 '쏘리쏘리'로 대만 'KKboX' 차트 36주, 'ezpeer+' 차트 34주 1위의 대기록을 달성했다.

한류는 크게 3개권으로 나뉜다. 일본, 중화권, 동남아권이다. 한류 1세대가 주로 일본을 공략했다면 2세로 넘어오면서 중화권과 동남아권에 주력하고 있다. 중화권의 중심은 대만이며 동남아권의 중심은 태국이다.

대만 현지 프로덕션에서 일하는 A씨는 "대만이 중화권의 중심이다. 중국의 언어가 같기 때문이다. 대만에서 뜨면 중국, 홍콩, 싱가폴로 자연스럽게 번진다. 동남아시장은 태국이 우선이다. 태국에서 필리핀, 베트남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그 중심에 한국스타가 있다. 슈퍼주니어와 2PM, FT아일랜드, 씨앤블루 등 남자 아이돌과 소녀시대, 카라, 포미닛, 미쓰에이, 에프엑스 등 여자그룹이 인기를 끌고 있다. 배우로는 송혜교가 남녀불문 단연 1위고, 아이돌 배우로 김현중과 장근석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 "한류, 어떻게 아시아류를 만들었나?"

중화권 유력지인 '평과일보'(萍果日報)에 따르면 오는 25일 타이페이에서 열린 FT아일랜드의 크리스마스 콘서트는 매진 임박이다. 티켓의 판매율이 이미 90%를 넘어섰다. 공연 25일을 앞두고 7,000석 이상이 팔려나간 것이다.

FT아일랜드의 예상 밖 인기에는 드라마 '미남이시네요'의 역할이 컸다. 실제로 '미남이시네요'는 대만으로 수출된 뒤 상당한 인기를 누렸다. 수많은 '미남폐인'을 양산한 것. 자연스레 장근석, 이홍기, 정용화의 인기도 급상승했다.

중화권 한 관계자에 따르면 한류의 유통경로는 드라마와 예능 등 문화 컨텐츠다. 잘 만들어진 볼거리가 해외로 수출되면 한류, 나아가 아시아류로 되돌아 온다는 이야기. '미남', '꽃남' 등의 드라마와 '우결' 등의 예능이 아시아류의 뿌리인 것이다.

동영상 시대도 아시아류에 한 몫 했다. 실제로 MBC-TV '우리 결혼했어요'가 끝나면 유투브 등 동영상 사이트에 해당 방송 다시보기가 곧바로 업데이트된다. 서로 다른 아시아에서 한국의 문화 컨텐츠가 1시간 시차로 공유되는 셈이다.

중화권에서 매니지먼트 한 관계자는 "'꽃남'으로 김현중, '미남'으로 이홍기가 떴다. '우결'을 통해 닉쿤과 빅토리아, 정용화와 서현, 조권과 가인이 관심을 끌었다"면서 "그들에 대한 관심이 퍼포먼스로 이어지며 아이돌 그룹에 대한 인기도 자연스레 올라갔다"고 컨텐츠의 상승효과를 설명했다.

◆ "21세기 최고 수출품, 지속 과제는?"

한류, 더 나아가 아시아류의 확대를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 대만 프로덕션 관계자는 우선 스킨쉽의 중요성을 꼽았다. 그는 "일본의 경우 영원한 오타쿠가 있지만 중화나 동남아팬은 멀어지면 금새 잊는다"면서 "팬미팅, 팬사인회, 콘서트 등을 꾸준히 열어 교감해야한다"고 말했다.

이는 슈퍼주니의 전략과 일맥상통한다. 그들이 아시아권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누리는 것은 스킨쉽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슈퍼주니어의 경우 현지 활동을 국내 활동처럼 집중해서 한다. 마치 자국 가수처럼 올인하는 것. '슈퍼주니어 M' 역시 현지 활동 기간을 늘리기 위한 대안이다.

태국이나 대만, 중국인 등 현지 멤버에 포함시키는 것도 전략 중 하나다. 이것이 바로 JYP 정욱 대표가 말하는 '박지성 이론'이다. "박지성이 맨유에서 활약하면서 EPL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것처럼 자국 출신에 대한 애정이 한국 아이돌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현지화 전략도 필요하다. SM의 경우 최시원과 효연을 연습생 시절 중국으로 유학을 보내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도를 높였다. SM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한류는 교감이 생명이다. 교감에는 어학이 중요하다. 데뷔 전 중화권으로 유학을 보내는 것도 현지와의 교감을 위한 과정이다"고 말했다.

한류는 더이상 반짝 상품이 아니다. 아시아를 점령하면서 문화를 이끄는 전초기지가 됐다. 이제 중요한 건 지속적 관리다. 연기, 노래, 댄스 등 한국스타가 가진 우수한 재능을 포장, 전달, 관리하는 노력이 수반된다면, 아시아류는 분명 21세기 최고의 문화 수출품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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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닷컴 기자들이 풀어 놓는 취재후기 = http://press.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