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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 생태계/지식

80세 사장과 45세 사장의 창의 세계 포츈 150대 기업의 워렌 버핏과 마이클 델

80세 사장과 45세 사장의 창의 세계 포츈 150대 기업의 워렌 버핏과 마이클 델 2010년 11월 23일(화)

창의성의 현장을 가다 미국의 경제전문지 포츈(Fortune)은 다양한 방법을 통해 매년 세계 기업들을 평가하고 점수를 매겨 순위를 결정한다. 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포츈 500’이라고 불리는 500대 기업 명단이다.

기업의 자산과 순익 등 정량적 기준을 통해 순위를 매기는데 이른바 세계에서 가장 잘나가는 기업들 순위라고 보면 된다. 22일 LG경제연구원은 ‘포츈 500’을 토대로 흥미 있는 분석결과를 내놓았다. 500대 기업 중 150대 기업을 중심으로 CEO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그 인물들을 상세히 소개한 것이다.

가장 큰 관심을 끈 것은 CEO들의 나이인데, 평균 연령이 58.2세인 것으로 집계됐다. 40대 이하는 12명으로 전체의 9%를 차지하고 있으며, 50대는 절반이 넘는 72명에 달한다. 또한 60대는 47명으로 약 34%의 비율을 보이고 있으며, 70대 이상도 6%를 차지하고 있었다.

12세 때 도서관서 주식 관련 서적 독파

최고령자는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CEO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이었다. 워렌 버핏은 1930년생으로 나이가 80에 달하고 있다.

▲ 버크셔 해서웨이(Berkshire Hathaway)의 CEO, 워렌 버핏(Warren Edward Buffett). 현존하는 투자의 귀재로 평가받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가치투자자로 알려져 있는 워렌 버핏은 어려서부터 숫자 감각과 사업가 기질이 뛰어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 9살 때부터 주식에 관심을 보였던 그는 12살 때 오마하 공립도서관에 있던 주식 관련 서적을 모조리 읽었다고 한다.   

버핏은 네브래스카대의 링컨 경영대을 졸업하고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에 들어간다. 그리고 그 곳에서 가치 투자 방식을 개발한 벤저민 그레이엄(Benjamin Grahan)을 만난다. 버핏은 그레이엄에게서 큰 실수를 피하는 법, 그리고 주식 투자를 단순한 숫자 게임이 아니라 일종의 사업으로 봐야 한다는 점 등을 배움으로써 투자에 대한 안목을 키울 수 있었다.
 
그리고 1965년 그는 섬유회사 버크셔 해서웨이를 매입한다. 이어 1967년 소형 보험회사 2개를 매입하면서 해서웨이는 투자지주회사로 변모하게 된다. 버핏은 1970년도에 CEO에 취임해 지금까지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그가 보유하고 있는 자산은 약 450억 달러로 추산되고 있다. 포브스(Fobes)가 선정한 미국 최고 부자 명단에서 빌 게이츠에 이은 두 번째다.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버핏은 자선 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으며 미국 부자들에게 재산의 절반을 기부하도록 설득하는 활동을 벌이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지금의 성공이 있게 한 버핏의 투자 방식이다. 버핏은 연말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자신의 잘못된 점과 함께 그 잘못을 깨달은 연유를 소개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에 대해 그는 “사업을 할 때 현명한 결정을 하려면 과거의 잘못된 결정을 깨닫고 그 이유를 알아야 한다. 나 자신도 많은 실수를 했다. 앞으로도 하게 될 것이다. 완전한 사람이란 없다. 자신에게서 완전을 기대하면 무리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일단 결정을 내리면 단호히 이를 밀고 나가야 한다고 충고한다. “결론을 내린 뒤에는 다른 사람들의 말에 신경을 쓰지 말아야 한다”며 지금처럼 자신이 성공할 수 있었던 가장 큰 비결을 ‘정신적 안정’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대학 포기하고 컴퓨터 사업 시작    

150대 기업 CEO 중 버핏이 최고령이라면 델(Dell)을 운영하고 있는 마이클 델(Michael Saul Dell)은 45세(1965년생)로 가장 나이가 어리다.

▲ 델(Dell)의 CEO 마이클 델(Michael Saul Dell), 고품질 염가 컴퓨터 전략을 통해 세계 시장을 장악해나가고 있다. 
마이클 델은 대학생 신분에서 일약 CEO로 변모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다. 그는 텍사스 주립대 신입생 시절 자신의 컴퓨터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해 부품을 붙였다 떼었다 하면서 그의 성공이 있게 한 놀라운 생각을 했다고 한다.

“내가 이렇게 힘든 것을 보면 일반 사용자들은 더 힘들 것이다. 기본적 지식이 없거나 PC를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PC를 업그레이드해 주자”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는 것.   

자신의 아이디어에 확신을 가진 델은 대학교를 중퇴하고 1984년 단돈 1천 달러를 투자해 사업을 시작한다. 업그레이드한 PC를 중간상을 생략한 채 싼 값에 판매하기 시작했는데 곧 품질, 가격 면에서 경쟁사가 따라오기 힘든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

특히 인터넷의 등장은 델의 아이디어와 영업력에 불을 당겼다. 인터넷 판매가 이뤄진 1996년 이후 델의 사업은 연평균 25%의 성장을 이어갔다. 그리고 얼마 안 있어 세계 PC 시장 점유율 1위의 기업으로 도약하게 된다.  

포브스는 델의 자산을 140억 달러로 추산했으며, 미국에서 15번째 부유한 인물로 선정했다. 마이클 델은 1999년 재단(Michael &Susan Dell Foundation)을 설립하고 자선활동도 활발히 벌이고 있다.

프랑스 유리·건축자재 업체인 생고벵(Saint-Gobain)의 장 루이스 베파(Jean- Louis Beffat)는 무려 25년이나 CEO에 자리를 지켰다. 1941년 프랑스 니스에서 태어난 그는 파리공과대(Ecole Polytechnique), 최상위급 전문가 양성 과정인 코르 데 민(Corps des Mines)을 마치고, 1974년 생고뱅에 입사했다.

생고뱅은 왕궁의 장식용 거울 제조를 독점하고 있던 베네치아의 유리 제조업자에 대항하기 위해 1665년 루이 14세의 명에 의해 설립된 회사다. 이곳에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한 그는 1982년 CEO 후계자로 선정되고, 1986년 45세의 젊은 나이에 대기업이었던 생고뱅 CEO로 취임한다.   

CEO 국적·성별·전공 더욱 다양해져

CEO로 취임한 그는 전 세계를 대상으로 한 다각화 경영을 추진한다. 다수 기업에 대한 매수·합병을 시도하기 시작한 것. 베파의 의도는 제품, 사업 분야, 지역의 세 가지 요소 간의 균형을 유지하면서 전 세계로 다각화를 확대해 나가면서 생고뱅을 단순히 프랑스 회사가 아닌 ‘유럽계 글로벌 회사’로 키워나가겠다는 것이었다.

그는 글로벌 경영의 핵심은 ‘글로벌 통합’과 ‘로컬 관점의 차별화’라는 두 축 간에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보았다. 이를 위해 사업 부문과 지역별로 조직을 정비하고 지역별로 제품 라인을 재구축했으며, 해당 지역의 문화를 이해하고 사업 전략을 수립할 수 있는 인재를 육성하기 위해 노력했다.

현재 생고뱅사는 유리, 세라믹, 플라스틱, 철 사업 등 다양한 제품 라인을 전 세계에서 운영하고 있는데, 2007년에 베파가 CEO에서 물러났을 때 생고뱅의 매출 규모는 그의 취임 때와 비교해 4배 가까이 커져 있었다. 그는 무려 25년간 CEO의 자리를 지켰다. CEO들의 평균 재임기간이 7.5년이었던 것과 비교해 4배에 달하는 기간이다. 

LG경제연구원 김범열 수석연구위원은 “글로벌 시대에 접어들면서 CEO들의 다양성이 점점 더 확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 성별에 관계없이 기업 성과를 높일 수 있는 경험과 역량을 갖추고 있으면 어느 누구라도 CEO가 될 가능성이 더욱 더 커지고 있다는 것.  

CEO들의 전공 역시 다양화되고 있는 추세다. 전공을 분석한 결과 상경계가 47%, 엔지니어링이 22%, 법·정치가 7%, 기타 전공이 각각 11%로 나타나고 있다. 산업별로 살펴보면 제조는 상경 부문이 약 34%, 엔지니어링 및 여타 이과 부문이 53%로 집계됐다.

금융의 경우 상경 부문이 51%, 법 및 여타 문과 부문이 38%, 그리고 엔지니어링 부문이 11%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비스 산업은 상경계가 56%, 엔지니어링 및 여타 이과 부문이 37%를 차지하고 있다. 에너지 산업은 상경계가 차지하는 비율이 55%이며, 공학 및 여타 이과가 차지하는 비율은 35%로 나타났다.

이강봉 편집위원 | aacc409@naver.com

저작권자 2010.11.23 ⓒ Science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