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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 DNA, 스피디한 심장을 만나다

스마트 DNA, 스피디한 심장을 만나다
2010-10-08 09:59
신차기술 경연장 ‘2010 파리국제모터쇼’    

각종 최첨단 기술…전자박람회 연상

자동차보다 액세서리 집중 기현상도

BMW 뒷좌석에 아이패드 접목 눈길

애플-폴크스바겐 ‘아이카’ 프로젝트

벤츠 스마트社, 아이폰 전기자전거도


[파리(프랑스)=윤정식 기자] ‘스마트폰’으로 통화하고 ‘스마트카’로 이동하는 미래가 펼쳐진다. 이제 사무실보다 더 업무 보기가 편하고 집에서 보는 TV보다 더 재미있고 실감 나는 오락을 즐길 수 있는 만능 IT 시스템을 갖춘 자동차가 탄생을 앞두고 있다.

지난 2일 프랑스 파리 ‘포르트 드 베르사유(Porte de Versailles)’에서 개막한 파리국제모터쇼에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내놓은 똑똑한 차, 이른바 ‘스마트카’들이 쏟아져 나왔다.

유럽의 자동차 판매량은 2007년 2310만대로 정점을 찍은 후 ▷2008년 2190만대 ▷2009년 1880만대 ▷올해 1850만대(추정) 등으로 내리막길을 걸어왔다. 비록 실업률이 여전히 높고, 그리스 등 일부 국가의 경제위기가 해소되지 않고 있지만 중앙유럽과 동유럽의 경기 상승세가 두드러진다는 점에서 내년엔 1900만대 수준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란 게 업계 관측이다.

그래서 폴크스바겐과 BMW, 벤츠, 푸조-시트로앵 등 유럽을 근거지로 두고 있는 완성차회사들은 다가올 미래는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저마다 친환경 IT차량 개발에 집중하고 있는 모습이다.

모터쇼장에는 관람객들의 눈길을 끄는 첨단 장비를 탑재한 차량이 곳곳에 배치돼 이곳이 모터쇼장인지, 전자박람회(CES)인지 헛갈리게 만들 정도였다.

차량에 IT가 접목되는 것은 기존에는 단순한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을 장착하던 것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하지만 지금은 전 인류의 지상과제인 고효율 친환경 자동차를 만들기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전자제어장치를 활용하면서 IT가 자동차산업에 필요충분사항이 됐다.

어른들의 장난감으로도 불리는 자동차도 이제는 디자인과 성능을 넘어서 이른바 ‘스마트 열풍’을 비켜가진 못하는 분위기다.

가장 눈길을 끌었던 브랜드는 BMW다. BMW는 신형 중형 SUV차량인 ‘X3’의 신형을 내놓으면서 뒷자리에 아이패드가 장착한 차량(Original BMW Accessories-BMW Carrier for Apple iPad)을 선보였다. 관람객들은 ‘신형 X3’에 눈길을 주다가도 가까이 다가가서는 아이패드 액세서리를 본 후 차보다는 액세서리에 관심을 더 주는 기현상이 나타나기도 한 것.

BMW 측은 차량에 아이패드를 액세서리로 장착해 선보인 것이 개인이 아닌 자동차회사 공식 서비스로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뒷좌석 좌우 헤드레스트에 장착된 아이패드는 차량용 인터넷 기능인 ‘카 핫스폿’과 연동해 무선인터넷으로도 즐길 수 있다. BMW는 ‘뉴 X3’를 시작으로 대부분 모델에 아이패드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아이폰의 제조사인 미국의 애플은 이런 차원에 머물려 하지 않는다. 아예 유럽 최대 자동차기업인 폴크스바겐과 손잡고 ‘아이카’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아이튠스를 다운로드할 수도 있고, 내비게이션 가이드를 제공하는 것이다. 자동차업계도 아이폰과 아이패드로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애플이 향후 얼마나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어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계열사로 경차 전문 생산업체인 스마트(Smart)는 아이폰 전용 전기자전거를 선보였다. 자전거 운전손잡이의 한가운데에 아이폰 거치대를 만들어 전력을 공급받으면서, 이 아이폰이 내비게이션이나 카메라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설계했다. 브랜드 이름처럼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스마트’한 이동 수단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 자전거는 리튬이온 배터리가 장착되며, 플러그인 방식으로 충전이 가능하다. 또 한 번 충전으로 약 60마일(96.5㎞)을 주행할 수 있다. 주행 거리와 평균 속도 등 모든 주행 정보는 거치대에 달린 아이폰으로 정보를 표시해주는 기능을 한다.

모터쇼는 일반적으로 자동차업계의 향후 5년 후 상황을 보여주는 시금석이라고 말한다. 전 세계인들이 5년 후, 지금 파리모터쇼에서 본 자동차보다 훨씬 더 똑똑해진 차량들을 보게 될 것이라는 기대만으로도 흐뭇해진다.



<친환경·IT…한국發 ‘스마트 자동차’ 시동>

무선내비·오피스 구축 등 속도

세계적인 IT 강국인 한국에서도 차량 내 인터넷 환경 구축을 위한 시도는 벌써부터 이뤄지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KT와 ‘와이브로 기반 차량용 서비스 제휴’를 맺었다. 2012년 상용화를 목표로 기술을 개발하고 있는 현대차는 앞으로 내비게이션 지도 무선 업데이트, 멀티미디어 콘텐츠 서비스 등 대용량 데이터 기반 서비스와 함께 차량 내 모바일 오피스 구축도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이제 사무실에서는 답답해서 일처리가 안 되던 것을 차량으로 가져가면 술술 풀리는 날도 머지않은 셈이다.

현대ㆍ기아차는 또 마이크로소프트, 정보통신연구진흥원과 함께 ‘차량IT혁신센터(AIICㆍAutomotive IT Innovation Center)’를 열고, 차량용 통신, 텔레매틱스 등 차량 IT를 개발하고 있다.

고효율이 강조되고 있는 가운데 현란한 IT 기술력이 친환경 자동차 기술과 만나 한국 고유의 똑똑한 자동차를 만들어낸다는 계획이다. 이는 전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차세대 한국차의 기준이 될 수 있다.

일단 최근 잇달아 선보이고 있는 차량용 애플리케이션으로 차량 이상 유무 점검과 경제운전 안내, 주차 안내, 차계부 기능 등의 서비스가 제공된다. 모두 IT업체와 손잡고 현대ㆍ기아차, 르노삼성차, GM대우차 등 완성차업체가 개발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에는 자동차에 USB 포트만 있어도 획기적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이제는 자동차도 IT라는 생각이 널리 퍼지고 있다”며 “이 같은 추세에 맞춰 ‘스마트카’를 향한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는 이 밖에도 목소리만으로 운전 중 음성 및 문자 통화를 가능하게 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 스스로 위험을 감지해 속도를 조절하는 등 똑똑한 자동차를 위한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윤정식 기자/yjs@herald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