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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콘텐츠 /게임, 스마트 모빌리티, AR VR

[기자수첩]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야

[기자수첩] 게임도 하나의 문화로 인식해야

[ⓒ '글로벌 석간 종합일간지' 아시아투데이]


산업부/정석만

[아시아투데이=정석만 기자] 얼마 전 미국 시애틀에서 열린 북미 최대 게임쇼 ‘팍스(PAX, Penny Arcade Expo) 2010’에 다녀왔다. 사흘간의 일정으로 치러진 이 행사는 사실 규모면에서는 그리 대단하다고는 볼 수 없다. 지난해 관람객이 6만명 정도였으니 국내에서 지난해 24만명을 동원한 게임전시회 ‘G스타’에 비할 바가 아니다.

그러나 전시회를 취재하면서 한국 게임쇼와는 다른 무언가가 느껴졌다. 아들을 무등 태워 전시장을 둘러보는 아버지, 게임하는 초등학생 형제의 모습을 지켜보며 박수를 치는 어머니 등 국내에서 보기 드문 광경을 흔히 접할 수 있었다. 그 모습을 지켜본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남녀노소 게임을 즐기는 이들의 문화가 부럽다”고 말했다.

사실 ‘G스타’에서 가족이 함께 전시회를 관람하는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행사 때마다 도우미들의 선정성 논란이 불거져 나온 측면도 있지만 무엇보다 게임을 하나의 문화가 아닌 중독, 사행성 등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는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에서는 가족이 함께 즐기는 여가 활동의 하나로 여기다 보니 오히려 게임 중독에 빠지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한다.

문화부가 최근 발간한 ‘2010 대한민국 게임백서’에 따르면 국내 게임산업은 지난해 해외 수출 12억4085만 달러, 수입 3억3225만 달러로 9억 달러 규모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며 문화콘텐츠 수출 효자 품목의 입지를 확고히 했다. 여기에 전세계 온라인게임 시장 규모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차세대 성장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문화콘텐츠 산업은 규모면에서는 변방에 속하지만 파급력만큼은 상당하다. 드라마나 음악 등 한류바람이 국내 관광산업뿐 아니라 국가 이미지 향상에도 기여하는 것만 봐도 그렇다. 영화 ‘아바타’는 전세계에 3D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국내 온라인게임 역시 해외에서 그 영역을 넓혀가면서 IT강국의 면모를 뽐내고 있다.

이제는 문화콘텐츠 산업의 핵심축인 게임에 대한 인식도 달라져야 한다. 무조건 색안경부터 끼고 볼 것이 아니라 영화나 음악, 스포츠처럼 여가의 일부분으로, 당당한 문화로 인정받아야 할 때다.

<정석만 기자 naflnafl@as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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